유학생회 부스부터 친환경 부스까지
239개 부스와 다채로운 행사로 가득 차

ECC 계단 앞에서 이화응원타월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홍주혜(국문·24)씨와 정효조(국문·24)씨. 정씨는 “대동제는 매년 색달라서 좋다”고 말했다. <strong>채의정 사진기자
ECC 계단 앞에서 이화응원타월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홍주혜(국문·24)씨와 정효조(국문·24)씨. 정씨는 “대동제는 매년 색달라서 좋다”고 말했다. 채의정 사진기자

EWHA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초록색 반다나를 두른 학생들이 캠퍼스 곳곳을 누비는 대동제 현장, 국어국문학과의 ‘덕고지’, 식품영양학과의 ‘갈대삼(갈릭대패삼겹살)’, 이화태권의 ‘짜계치(짜파게티계란치즈)’ 등, ‘돼동제’의 명성에 걸맞은 음식 부스들은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14일~16일 진행된 대동제 리베르테는 바쁜 일상 속에서 학업 부담을 잠시 내려놓고 웃으며 자유를 즐기는 시간이었다.

이화여대풍물패연합 ‘이풍’ 부원들이 풍물놀이를 하며 본격적인 공연이 펼쳐질 스포츠 트랙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풍’은 사범대 ‘어우리’, 사회대 ‘풀이’, 공대 ‘하날다래’, 인문대 ‘휘모리’로 구성된다. <strong>채의정 사진기자
이화여대풍물패연합 ‘이풍’ 부원들이 풍물놀이를 하며 본격적인 공연이 펼쳐질 스포츠 트랙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풍’은 사범대 ‘어우리’, 사회대 ‘풀이’, 공대 ‘하날다래’, 인문대 ‘휘모리’로 구성된다. 채의정 사진기자

치아푸딩부터 태국식 밀크티까지, 특색있는 음식들의 향연

239개 부스가 운영된 이번 대동제에는 부스마다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음식과 굿즈가 가득했다. ‘샼샼’ 부스는 독특한 치아씨드의 식감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들의 메뉴인 ‘샼샼 치아푸딩’은 치아씨드를 요거트와 섞어 푸딩처럼 만든 디저트다. 평소 건강식에 관심이 많던 김규인(뇌인지·23)씨는 외국에서 건강식으로 유명한 치아푸딩을 친구들과 판매하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준비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에브리타임에 치아푸딩이 맛있다는 후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며 참 즐겁고 뿌듯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생명과학과(생명) 학생회의 소금빵 아이스크림 메뉴는 아르바이트 도중 번뜩인 아이디어가 계기가 됐다. 생명 학생회 남궁새연 공동대표는 소금빵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문득 소금빵에 아이스크림을 올리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남궁 공동대표는 “(많은 인기로) 준비한 물량이 소진돼 음식을 조금 더 준비했다”며 바쁘지만 즐거운 마음을 내비쳤다. 중앙텃밭동아리 스푼걸즈는 농협과 제휴한 ‘우리쌀 소비 촉진 운동’의 일환으로 우리쌀로 만든 반죽에 팬지꽃, 패랭이꽃 등이 올라간 화전을 준비했다. 스푼걸즈 부원 김태은(반도체·24)씨는 “더운 날씨에 화전을 부치느라 힘들고 고되지만, 대동제를 계기로 부스를 운영하며 동아리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중앙 도시농업 동아리 ‘스푼걸즈’의 부원들이 화전을 부치고 있다. 남윤우(의류산업·22)씨는 “농협의 ‘우리 쌀 소비 촉진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데, 쌀이 들어간 메뉴 중 화전을 떠올리게 됐다”며, “재방문해주는 벗들을 보니 정말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strong>정영인 사진기자
중앙 도시농업 동아리 ‘스푼걸즈’의 부원들이 화전을 부치고 있다. 남윤우(의류산업·22)씨는 “농협의 ‘우리 쌀 소비 촉진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데, 쌀이 들어간 메뉴 중 화전을 떠올리게 됐다”며, “재방문해주는 벗들을 보니 정말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영인 사진기자

각국의 특색이 가득 담긴 음식을 파는 유학생회 부스도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올해 처음으로 대동제 부스를 운영한 베트남 유학생회는 월남쌈, 옥수수전, 연유커피 등을 선보였다. 한국인들에게 친숙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위주로 선택했다. 당빈안(Dang Binh An·경영·24)씨는 “오늘(15일)은 원래 월남쌈을 팔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제 너무 잘 팔려서 추가로 더 팔기로 했다”며 뿌듯해했다. 흥겨운 태국 음악이 흘러나오던 태국 유학생회 부스에서는 주황빛이 나는 타이티와 연유가 들어간 태국식 밀크티를 판매했다. 완라랏 라티다(Vanlarat Rathida·커미·23)씨는 “많은 학생들이 태국 밀크티를 좋아해 줘서 태국 사람으로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일본 유학생회 부스 ‘이화노타코’에서는 일본의 대표적인 간식인 타코야끼와, 유산균 음료인 칼파스를 판매했다. 오오하시 나기사(Ohashi Nagisa·융콘·22)씨는 부스 준비 과정이 일본 유학생회 부스의 화합의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축제에서 한국 학생들과 부스를 쓰며 일본에서 못하는 부스를 경험해서 신기했고, 한국 학생들이 많이 찾아와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우산을 쓰고 방문한 이화인들로 가득 찬 일본인유학생회의 타코야끼 부스의 모습. <strong>정영인 사진기자
우산을 쓰고 방문한 이화인들로 가득 찬 일본인유학생회의 타코야끼 부스의 모습. 정영인 사진기자

새로운 행사들로 더욱 다채로워진 대동제

이번 대동제는 축제준비위원회(축준위)가 총학생회에서 독립된 단위로서 처음으로 개최해, 축준위 주관의 새로운 행사들도 여럿 열렸다. 축제 3일간 스포츠트랙에 설치된 ‘화령이의 플리마켓’에서는 액세서리, 디저트, 타투 스티커 등을 판매하는 60여개의 외부 부스들이 모였다. 스포츠 트랙 중앙에는 음식 부스가 많은 대동제의 특성을 반영해 취식 부스가 마련됐다. 공연 준비 중 사라진 학생의 귀신을 갇힌 방에서 다시 만난다는 스토리형 공포 체험 귀신의 집도 3일간 학생문화관에서 운영됐다.

정문 앞 축제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한 이화인이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strong>진유경 사진기자
정문 앞 축제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한 이화인이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진유경 사진기자

축제 이틀차인 15일 오후4시에는 잔디광장 한복판에 대형 부루마블 판을 펼치고, 학생 5인씩 팀을 이루어 5팀이 부루마블 게임을 하는 ‘이화의 마블’ 코너가 진행됐다. 작년 대동제에서 집사 컨셉의 부스를 운영해 화제가 된 이화의 집사들이 사회를 맡았다. 부루마블에 직접 참여한 학생들은 25명이었지만, 재치 있는 집사들의 진행에 주변을 지나던 학생들까지 잔디광장에 앉아 게임을 구경했다. 이날 우승팀에게는 치킨 교환권 5장이 주어졌다. 돌쇠 분장을 하고 ‘만득’이라는 활동명으로 대활약한 mc ㄱ씨는 “대동제에서 처음 진행하는 ‘이화의 마블’에서 mc를 맡아 영광이었다”며 “학생들과 함께해서 더욱 즐거웠고,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고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ㄱ씨는 ‘만득’으로 참여한 자리에서는 캐릭터로 남고 싶다며 익명을 요청했다. 

대동제 둘째 날에 이뤄진 ‘이화의 마블’의 진행을 맡은 ‘이화의 집사들’ <strong>진유경 사진기자
대동제 둘째 날에 이뤄진 ‘이화의 마블’의 진행을 맡은 ‘이화의 집사들’ 진유경 사진기자

16일 오후4시경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는 김영준(컴퓨터공학과) 교수, 여운승(융합콘텐츠학과) 교수, 그리고 연세대 이시윤(첨단컴퓨팅학부) 교수가 함께 한 ‘이화 락스(Ewha Rocks!)’가 밴드 공연을 펼쳤다. 대학 동문인 세 교수가 선보인 열띤 무대에 학생들은 환호를 보냈다. 김 교수는 “대동제에 함께 하고 싶어 축준위에 직접 연락을 했다”며, “비가 많이 오고 아티스트 공연을 앞둔 시점인데도 많은 학생들이 찾아온 것이 고맙다”고 말했다. 이주연(컴공·20)씨는 “김영준 교수님을 보기 위해 공연을 찾았다”며, “(이화엑소처럼) 입학식에 공연을 하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는 농담과 애정 섞인 소감을 전했다.

 

대동제에서 실현하는 사회적 가치, 즐거움 너머 의미를 찾다

이화 안에서 나눴던 대동제의 즐거움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돋보였다. 버려지는 옷을 코스터(컵받침)로 만든 ‘Re;hwa’ 부스, 상품성 없는 과일을 재탄생시켜 파르페를 만든 ‘라이코스’ 부스, 수익금을 사회적협동조합에 지원하는 ‘리듬오브호프’ 부스 등 사회적 의미를 나누고자 하는 이들이 있었다.

미디어봉사동아리 리듬오브호프는 “엄마가장과 벗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담은 소원팔찌와 책갈피를 판매했다. 사회적 소약 계층을 돕기 위한 모금을 장려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동아리의 취지에 따라, 이번 대동제에서는 미혼모·비혼모 지원 단체인 ‘도나의 집’에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기 위해 부스를 열었다. 리듬오브호프 부원 윤호영(커미·22)씨는 “재료비를 뺀 수익을 전부 기부할 예정”이라며,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다는 홍보글을 보고 일부러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모양이 예쁘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못난이 과일로 파르페를 만든 부스도 있었다. 사회혁신 비즈니스 동아리 ‘라이코스’의 과일 파르페는 못난이 과일을 사용했지만 일반 상품 과일과 맛에는 전혀 차이가 없었다. 이하림(국문·19)씨는 “사회적 가치를 위한 소비를 지향하는 학생들이 있고, 그 뜻에 함께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Re:hwa 부스는 폐의류를 코스터와 열쇠고리로 재탄생시켰다. 서울시청년봉사단 소속인 이들은 지속 가능한 소비와 자원 순환을 목적으로 학내에 옷감 수거함을 설치해 직접 의류를 모았다. 성윤아(경제·24)씨는 “직접 코스터를 만드는 경험을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반응에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생활관 부근 계단에서 손현서(컴공·20)씨와 이서현(영문·21)씨가 다양한 음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 그들은 “마지막 학기에 맞이한 대동제인데, 부스 수가 늘어나고 활성화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strong>정영인 사진기자
생활관 부근 계단에서 손현서(컴공·20)씨와 이서현(영문·21)씨가 다양한 음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 그들은 “마지막 학기에 맞이한 대동제인데, 부스 수가 늘어나고 활성화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정영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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