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타와라초 카츠타니 소이치 정장(町長) 인터뷰

우지타와라초 카츠타니 소이치 정장(町長)
우지타와라초 카츠타니 소이치 정장(町長)

소멸 가능성 지역이라고 불렸을 때, 마을의 소멸을 막고 활기를 유지하고 싶다는 주민들이 있는 게 중요합니다. 그 사람들이 없었으면 저도 선거에 나오지 않았죠.” 올해 2월 우지타와라초(宇治田原町)의 초선 정장(町長, 읍장급)이 된 카츠타니 소이치(48)씨는 지역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들이 얼마나, 언제까지 남아 있을지가 유일한 걱정이다. “이만하면 됐지”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불안하다. 그중에서 자기가 가장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정치’라는 개념은 폭넓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정치의 영역인지 분명하게 가르기 어렵다. 그래도 감히 말해보자면, 규모를 막론하고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제반 일을 결정하고 의견을 내는 활동이 정치다. 초(町)는 일본의 기초자치단체로, 국회 등 정치의 중심부와는 거리가 있는 작은 단위다. 세력 면에서는 약하지만, ‘작은 정치’이기에 가능한 것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4월17일, 우지타와라초에 방문해 카츠타니 정장을 인터뷰했다.

카츠타니씨는 처음부터 정치를 할 셈은 아니었다. 오히려 정치와 먼 사람이었다. 그는 유치원 시절부터 우지타와라초에 살았다. 교토시에 있는 대학을 졸업해, 교토시청(市役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 뒤 2002년부터는 우지타와라초의 정사무소(町役場)에서 20년가량 근무했다. 그러면서 우지타와라초의 11개 지구에 사는 사람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지역 주민이 실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적극적으로 지역의 문제를 알리고 논의의 장을 만든 다른 지역의 사례를 접하며, 공무원이 단지 ‘월급쟁이’가 아니라 자기 힘으로 지역을 바꿀 수도 있음을 느꼈다.

복지·안전·관광·교육·환경 등 다양한 측면이 모여 ‘마을’을 만들고 돌아가게 함을 알게 됐다. 깊이 파고들수록 마을의 문제를 ‘자기 문제’로 인식했다. ‘마을을 바꾸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고, 마침 주변에서도 응원했다. 기존 정장은 자민·공명당 추천의 니시타니 노부오씨. 카츠타니씨는 정당이 아닌 주민과의 소통과 후원을 내세웠고, 총 4623표 중 현직 정장이던 니시타니씨를 1000표 이상 앞질 러 61.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오랜 공무원 생활로 지역 행정에 정통한 그는, 재정을 확충해 적절히 배분하는 것에 관심이 크다. 고향납세(ふるさと納税)라는 제도로 세수를 벌어들이는 동시에 우지타와라의 특산품으로 지역의 매력도 내세우려 한다. 그렇게 모인 돈은 코로나로 활력이 떨어진 지역이나 교통에 투자한다. 우지타와라의 대중교통은 버스뿐이지만, 그마저 운전사가 부족해 운행 대수가 1시간에 한두 개꼴이다. 자연스레 승객수가 줄고, 운전사의 급여가 오르지 않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를 막고자 우지타와라초 차원에서 민간 버스회사 운전사 일부를 대신 모집하는 정책도 구상했다.

“우지타와라초의 주권자는 여기에 사는 여러분입니다. 이 마을은 여러분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지타와라초의 대표자로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선거 운동 시기부터 현장 유세는 물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온라인으로도 소통했다. 대면의 경우 ‘누가 무엇을 말하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고, 진행이 빠르다. 반면 온라인은 누가 참가하는지 알기 어렵다. 그럼에도 현장에 오기 어렵거나 얼굴을 비추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 회사로 바쁜 사람 등과도 함께 의논하고 싶었다. 누가 지역을 대표하는지, 대표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가까운 거리에서 느낄 수 있는 공동체. 삶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공간. 대표자를 향한 기대나 평가가 비교적 직접적으로 닿아 좋은 점도, 힘든 점도 있다.

세간에 떠도는 ‘정치’를 보면, 누가 누구를, 무엇을 위해 어떻게 대표하는지 알기 어렵다. 끊이지 않는 정쟁은 정치에 피로를 느끼게 해, 정치를 알고 싶지 않도록 만들기도 한다. 정치로는 정말로 지역이, 사회가, 나라가, 세상이 바뀐다. 작은 효능감이 모여 정치에 참여할 원동력이 생긴다. 우지타와라초를 앞장 서서 바꾸고 싶은 카츠타니씨와, 그에게 투표로 힘을 실어주는 주민들의 모습은 ‘정치’의 이상적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이제 3개월 차 정장이 된 카츠타니씨. 첫 임기가 끝날 즈음, 우지타와라초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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