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진행된 오프라인 학생총투표
재학생 7976명 참여, 지지율 97.9% 기록

이화인 5대 요구안 해결을 촉구하는 총장 협약식 개최를 위한 학생총투표(총투표)가 찬성 97.9%로 가결됐다. 2019년 이후 6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총투표는 선거권자 1만 5796명 중 7976명이 참여해 55.5%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연장 없이 마무리됐다. 총장 협약식에서 총학생회(총학)가 전달하고자 하는 요구안은 △대학 재정 △수업권 문제 해결 △채플 개선 △학교와의 협의체 구성 △단위별 요구안이다.

개표 결과는 찬성 7811표, 반대 22표, 무효 149표, 오차 -6표다. 이에 따라 총학은 이화인 5대 요구안 해결을 위한 총장 협약식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이향숙 총장이 협약식 개최를 수용할 경우, 협약식은 5월 초 진행될 예정이다.

학생총투표가 진행 중인 포스코관 지하 1층에서 한 학생이 투표를 하기 위해 본인 확인을 받고 있다.채의정 사진기자
학생총투표가 진행 중인 포스코관 지하 1층에서 한 학생이 투표를 하기 위해 본인 확인을 받고 있다. 채의정 사진기자

총투표는 학생회칙상 총회에 버금가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이번 총투표는 3월4일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가결된 안건으로, 1일~2일 양일간 진행됐다. 단과대학(단대)별로 개별 기표소가 설치돼 학생들의 참여 편의를 도왔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단대는 음악대학(음대)으로 72.8%다. 선거인 수 869명 중 63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음대의 요구안은 △연습실 확대 및 개선 △전공학점 추가 부여 및 수업 추가 개설 등이다. 이정민 음대 공동대표는 “무용과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음악관 외에도 체육관에 기표소를 추가 설치했다”며 간식 사업과 함께 진행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투표 인원 기준으로는 사범대학(사범대)이 1077명으로 가장 많이 참여했다. 사범대의 요구안은 △필수 졸업요건 관련 불편사항 개선 △수업권 보장 등이다. 이유경 사범대 공동대표는 “오랜 시간 고질적으로 제기된 문제들에 많은 사범대 학생이 공감해 준 것” 이라고 말했다.

학생문화관(학문관) 1층 로비에 배리어프리 기표소도 마련됐다. 약학관 A·B동, 헬렌관, 음악관 등 장애인 출입이 쉽지 않은 건물 대신 접근 가능한 장소에 기표소를 배치해 학생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또한 의과대학 (의대)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을 위한 기표소 운영은 자연과학대학에서 담당하며 공백을 메웠다. 의대에서는 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총투표에 참여한 박서영(영문·23)씨는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서 7500명 이상이 투표해야 총투표가 성사될 수 있다는 것 을 보고, 학점 포기제 도입이 절실한 마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권윤하(경제·23)씨는 “총투표를 통해 전공 수업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 전달돼, 수업 증설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월2일 학생총투표 성사대회 후 학생대표자들이 '총투표 성사대회, 함께해주신 이화인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박소영 취재미디어기자
4월2일 학생총투표 성사대회 후 학생대표자들이 '총투표 성사대회, 함께해주신 이화인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박소영 취재미디어기자

총투표 성사를 알리는 성사대회는 2일 오후 7시10분, 학문관 1층에서 약 50명의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성사대회는 △중앙 락밴드 동아리 릴리즈 개회공연 △단대별 투표율 보고 △응원단 파이루스 축하공연 △이화인 자유 발언 △성사 선언문 낭독 등으로 구성됐다. 

총학 집행부 정재린(간호·24)씨는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구 성원 모두가 문제를 인식하고 목소리 내는 것 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사대회에 참가한 남유현(디자인·20)씨는 연장 없이 성사돼 기쁘다며 “많은 학생이 총투표에 참여한 만큼 총장님이 긍정적으로 요구안을 수용해 주셨 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표는 같은 날 오후8시10분 학문관 5층 다목적실에서 진행됐다. 개표를 마친 후 반지민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관심 덕분에 연 장 없이 개표를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총학은 이향숙 총장이 후보자 시절, 후보자 신분이기에 협약식 체결이 어렵다고 밝혔으나, 이제는 총장으로서 학생들과 의 약속을 체결할 시점이라며 “총투표를 통해 이 총장과 학생 요구안 실현 약속을 맺고자 한다”고 말했다. 본지 1695호(2024년 11월18일자) 인터뷰에서 이 총장은 “온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해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은 “총투표 진행과 취지를 총장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다”며 “결과에 대해 내부 검토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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