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25일 시작되는 제18대 총장선거 사전투표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대학보는 6일(수)부터 9일(토)까지 이화미디어센터의 언론기관 EUBS, 이화보이스와 협력해 총장 후보자 7명을 만났다. 우리대학의 새로운 4년을 이끌 차기 총장 선출에 학교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들이 생각하는 총장과 대학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소견서에 명시된 공약은 물론, 직접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으나 많은 구성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채플 운영 방식 등 학내 주요 사안을 물었다. 키워드 인터뷰 영상은 이대학보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대학보는 각 후보자의 인터뷰를 ▲임혜숙 교수(전자전기공학전공) ▲이향숙 교수(수학과)▲이선희 교수(의학과) ▲박영미 교수(의학과) ▲김영주 교수(의학과) ▲김정선 교수(사회학과) ▲강민아 교수(행정학과) 기호순으로 배치했다.

9일 오후1시 우리대학 대강당 앞에서 기호 2번 이향숙 교수를 만났다. <strong> 변하영 사진기자 
9일 오후1시 우리대학 대강당 앞에서 기호 2번 이향숙 교수를 만났다. 변하영 사진기자 

 

총장은 어떤 자리인가 

오늘날 총장의 최우선 역할은 대학 재정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재정이 확보돼야 교육, 연구, 캠퍼스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재정 안정은 결국 이화의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대학의 비전과 생존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이화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이화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 것 역시 총장으로서 힘써야 하는 부분이다. 물론 이화 구성원들의 학교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학은 교육 기관으로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해야 한다. 이화의 전통인 나눔과 섬김의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힘써야 한다. 학문과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융복합적 역량을 갖춘 학생처럼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대학의 역할이다. 

 

주목해야 할 학내 현안은 

재정 확충과 평판도 제고다. 탄탄한 재정은 명문 대학의 필수 요건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하고, 교수들이 우수한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학생 교수 직원들에게 다양한 복지 혜택을 지원하려면 재원이 필요하다. 모금 조직을 고도화하고 전문화해서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재정을 확충해 ▲학생들의 장학금 수혜율 인상, ▲AI 기반 글로벌 교육, ▲교수 연구지원, ▲교직원 급여 인상, ▲교원 충원, ▲노후화된 건물의 환경 개선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평판도 관리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화미래전략실’을 신설하여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다. 세계적 학문 추세를 반영해 평판도 관리의 선진화를 이룰 예정이다. 

 

학과 전체적으로 전임교원이 부족하다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근래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임교원 부족을 실감하고 있는지, 총장이 된 후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계획이 있나 

학생들의 전공 필수 과목 정원 확대 요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제도, 환경, 시스템 개선 및 재원 확보를 통해 전임교원 확보율을 제고할 것이다. ▲유연 계약제 및 보상제, ▲특수목적 기금 확보, ▲상시 특별 채용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한 교원 충원 시스템을 확립하고, 상시특별 채용을 활성화하여 경쟁력 있는 우수 교원을 충원하겠다. 

 

학생의 교육권을 위한 분반 개설, 교수의 임금동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탄탄한 재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정 마련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영리적인 사업이나 펀드레이징 방안이 있나

현재 이화의 교비 회계상 예산 규모는 2023년 기준 4315억원, 산학협력단 회계는 1430억원이다. 교비는 5000억원, 산학협력단 회계는 3000억원까지 임기 내에 끌어올리고자 한다. 즉, 교비의 경우 700억원 가량 증액, 산학협력단 회계인 견구비는 1500억원 가량 증액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이화의 발전을 위한 기부금 모금을 대폭 활성화해 300억원 가량 증액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연구비 수주의 확대를 위해 학교가 중심으로 전략적인 대형 사업의 선제적 기획을 위한 미래전략실을 신설하여 연구기획 역량을 크게 높일 예정이며, 연구몰입환경 구축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단순히 금액 상향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개편, 확충하고 제도를 개선하여 18대 총장 임기 이후에도 끊임없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다. 

기호 2번 이향숙 교수. <strong> 변하영 사진기자
기호 2번 이향숙 교수. 변하영 사진기자

 

2024학년도 2학기 채플 첫 주 진행된 보이콧 등을 통해 학생들이 꾸준히 채플 의무 이수 학기 축소를 바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장이 된 후 이러한 이슈에 대한 계획은

채플과 관련한 학생 의견을 귀담아듣고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움이나 개선 방안에 대한 요구를 명확히 파악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채플 시간 변경이나 채플 학점 부여 등 채플 운영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교목실과 협의하고 담당 부서인 교무처와 협의해 추진하는 방향으로 하겠다.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며 학생들의 요구에 진정성 있게 응답하고, 동시에 학교의 건학이념과 정체성 함양을 지킬 수 있는 균형 잡힌 해결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셔틀버스 노선 확대나 단과대별 시설 개선 등 교육환경 개선을 향한 학생들의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다룰 방법은

학생 교육 만족도 1위 대학을 위해 행복한 이화 캠퍼스 구현은 필수다. 학생들의 요구를 넘어 캠퍼스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더욱 안전하고 똑똑한 혁신적인 교육환경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후문에서의 접근과 교외 대중교통과 연결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상황이다. 후문에서의 접근과 교외 대중교통과 연결할 수 있는 셔틀버스 노선을 확대할 것이다. 또한 ▲공과대학, ▲조형예술대학, ▲음악대학, ▲사범대학, ▲신산업융합대학 등 노후화된 공간들은 개선하고 필요한 공간은 신축하여 교육 공간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다. 추가적으로 캠퍼스 공간 사용 효율성 분석을 통해 학생 자치활동 공간과 식당 및 휴게 공간에 대한 개선도 함께 진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 인프라까지 개선하여 캠퍼스 고도화를 구축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수강 신청 개선, ▲SW 구독 확대, ▲활동성 장학금 및 수혜 대상 확대, ▲취창업 활동 및 고시반 지원 확대, ▲전일제 박사과정생 전액 학비 지원, ▲석박통합생 우대장학금 신설 등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행복한 캠퍼스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화는 꾸준히 외국 대학과의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며 여러 외국인 유학생 및 교환학생들과 함께 이화의 가치를 공유해 나가고 있다. 총장 후보자로서 글로벌 사회로 나아가는 이화에 대한 비전이 있다면 

유학생들을 위한 교내 글로벌 인프라를 더욱 확충해 캠퍼스의 국제화를 강화하고자 한다. 국제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학과 및 단과대학 신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미디어, 글로벌 패션, 글로벌 경영학과 같은 분야의 전공을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대학원 국제 학생을 위해 공통 교과목을 개발해 대학 생활 적응을 돕고, 언어 상시 튜터링을 마련하여 학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재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교수, 학생들이 있지만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부족하다. ‘통합국제지원센터’라는 원스톱 서비스 센터를 신설해 생활과 학업을 포함한 모든 영역의 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기협의체와 총장 간담회 등 학생들은 그동안 학교 측과의 대화 자리를 지속해왔다. 소통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 있나

인격을 가르치고 사랑을 가르치는 대학이 되기 위해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와 협력의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 온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학생들과 소통만 하고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기에 학생들과의 소통 결과를 반드시 피드백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또는 어떤 이유로 반영이 어렵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학생들이 자주 언급하는 문제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문제 해결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높일 생각이다.

 

업무 연속성 부문과 책임 소재에 대해 특히 문제가 있어 학내부처를 이용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 관련 문제에 관한 대안이 있는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과(전공) 담당 직원이 단기 계약직이 많아 학생들의 불편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과 같은 기본 조직에서부터 장기적으로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을 충원하여 여러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할 예정이다. 또한, 행정업무가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여러 곳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을 막기 위한 행정 혁신을 계획하고 있다. 행정 경직성을 완화하고, 전사적 정보를 전산화하여 행정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새로운 총장이 선출되면 기존 사업이나 정책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Frontier 10-10 등 현 총장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 연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나

해외 우수 석학 유치 및 초빙을 통해 대학원 교육과 국제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교내 사업단 지원을 통해 우수교원을 육성하는 취지의 Frontier 10-10을 이어 이화가 글로벌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해외 우수연구자와의 지속적 교류 및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Ewha Global Excellence Program’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석학초빙, ▲국제공동연구, ▲학제간 연구, ▲우수 사업단, ▲우수연구자 지원으로 분리해 지원할 것이다. 또한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현 총장이 시작한 EWC 재건축도 이어나갈 것이다.

 

김은미 총장은 미래형 교육을 위해 인공지능대학을 설립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를 이행했다. 후보자가 계획하고 있는 미래형 교육을 위한 사업은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화 교육의 수월성하는 새로운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김은미 총장이 인공지능대학 설립으로 하드웨어를 구축했다면, 인공지능 교육을 확대해 모든 학생들이 보편화된 인공지능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맞춤형 교육 시스템 및 프로그램 (AI 4 All Ewha Program)을 구축할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으로 우리 학생들이 AI 역량과 활용 능력을 키우고 전문성을 강화해 인공지능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겠다. 또한 문제를 스스로 창조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도록 교육해 학생 중심의 미래 AI 교육의 대전환을 이루겠다.

 

우리대학 재직 기간 중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2017년 대학수학회 최초의 여성회장으로 당선돼 이화의 이름을 널리 알린 일, 2014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세계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뤄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일이 생각난다. 내부적으로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본교 연구처장과 산학협력단장으로 재직하며 연구비 수주액을 300억 정도 증액시킨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 경험으로 인해 연구를 통한 학교 재정 확충을 강조하게 된 것 같다. 확보된 재정으로 이화인들이 수혜를 받고 교원들이 좋은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총장 후보에게 바라는 점에 대한 담론이 주가 되는 총장선거 기간, 총장 후보자로서 이화인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화를 구성하는 학생, 교수, 직원, 동창 여러분이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이화의 열매다. 열매로 발돋움하기 위해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고 미래를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교수는 이화의 뿌리다. 열정을 가지고 교육하고 연구해 역량이 최대로 발휘되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 같다. 직원들은 이화의 줄기다. 교수들의 교육과 연구가 기반이 되는 뿌리의 영양분이 열매인 학생들에게 전달되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줄기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시면 좋겠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자리에서 묵묵하게 일하는 교직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기호 2번 이향숙 교수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strong>변하영 사진기자
기호 2번 이향숙 교수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변하영 사진기자

 

이번 총장선거가 처음이 아니다. 본인만의 전략은 

제16대 총장후보로 출마한 경험이 있다. 대한수학회 회장 당선 등 여러가지 좋은 일들이 겹쳐 자신감으로 약간 교만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기억이다. 총장이란 자리는 굉장히 중요하고, 책임감이 필요한 자리인데 그에 걸맞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 두 번의 총장선거를 거친 지금은 만반의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총장선거를 위해 1년간 이화 구성원 500인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화노트 12권과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이화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 

 

우리대학 재정 계획은

훌륭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기부금을 걷어야 한다. 보통 동창이나 기업체를 대상으로 기부금을 걷는다. 이 때 이화를 어떻게 셀링할지가 중요하다. 학생들의 역량과 능력, 교수들의 연구 성과를 기업에 홍보해 연구 기금을 확보해야 한다. 기금 확보를 담당하는 대외협력처 조직을 확대하고, 모금 담당전문가를 고용해 연구 기금을 포함해 다양한 기부금을 모금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더 큰 돈을 벌어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투자해준 기업을 종합과학관 현대자동차동, 이화·포스코관과 같이 캠퍼스 건물에 네이밍해 이화를 잘 ‘셀링’하고자 한다. 

 

총장 TF = 조은지 기자 c7307003@ewhain.net

이유민 기자 youmins04122@ewhain.net

장유현 기자 jyh608@ewhain.net

강예본 기자 yebon1013@ewhain.net

최정은 기자 choijeongeun@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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