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8일 우리대학 제18대 총장에 이향숙 교수(수학과)가 당선됐다. 이 교수는 1차투표에서 25.3%, 결선투표에서 54.2%를 득표했다. 이대학보는 11월28일 제18대 총장 임명 직후 이 교수의 연구실에서 그를 만나 당선 소감과 구성원들에게 지켜나갈 약속을 물었다. 

제18대 총장으로 선출된 이향숙 교수(수학과)가 총장실이 위치한 본관 앞에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이향숙 교수는 제16대 총장선거에서 낙선한 뒤, 다시 도전해 제18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변하영 사진기자
제18대 총장으로 선출된 이향숙 교수(수학과)가 총장실이 위치한 본관 앞에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이향숙 교수는 제16대 총장선거에서 낙선한 뒤, 다시 도전해 제18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변하영 사진기자

총장 당선 소감은

개표 현장에서 화면에 뜬 54.2라는 숫자를 본 순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깊은 감사와 함께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대한수학회 회장, 한국연구재단 이사,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 등 대외적인 활동을 통해 리더가 가진 철학과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따라서 책임감을 갖고 우리대학 모든 구성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각 구성원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학생에게 최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교수의 연구와 교육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하며, 직원들이 상호 존중과 협력을 통해 행정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돕겠다. 우리대학이 앞으로도 여성 리더를 양성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과 한뜻으로 노력하겠다.

 

1차투표에서는 학생, 결선투표에서는 직원 지지율이 낮았다.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학생은 학교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다. 대학의 본질적 역할인 교육에 집중해 학생들이사회에 나가서도 좋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할 것이다.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학생들의 피드백을 수렴할 계획이다.

우리대학 직원들과는 소통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총장 취임 후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학교 발전에 관한 일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직원들과 최대의 행정 파트너십을 형성하도록 하겠다. 직원이 가진 행정 전문성을 존중하고 행정 업무를 협력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학생, 직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적절한 행정 업무 환경과 학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여자대학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여성리더의 산실인 이화의 가치를 어떻게 수호할 것인가

이화는 138년간 여성 인재를 길러 사회에 기여해왔다. 우리대학은 우리만의 자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요한 보배이자 자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여기에 자긍심을 가져야 하며, 이 전통과 역사를 이어야 한다. 

과거에 비해 성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여성이 사회에서 리더가 되지 못하게 가로막는 제한이 존재한다. 아직 이 사회에서 여성 인력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그 인력을 키워내기 위해 여대로서 이화의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 그러나 ‘여성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여성 인재 양성의 산실로 역할을 확장하겠다. 인공지능과 글로벌 시대에 훌륭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글로벌사회에서 ‘일당백’을 하는 인재로 활동하도록 지원하겠다.

 

우리대학 첫 이공계 출신 총장이다. 우리대학 이공계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지금은 인공지능의 시대, 기술 대변환의 시대다. 우리는 과학기술이 아니면 움직일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인문사회, 예술 분야가 강세인 우리대학은 타대에 비해 짧은 공과대학(공대)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R&D) 연구비 90% 이상이 이공계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이공계 학과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우리대학 이공계 분야의 역량을 키우는 작업을 할 것이다.

학문 간 융합 연구도 필수적이다. 이공계와 인문사회 간 융합 연구를 독려하기 위해 가칭 ‘융합연구원’을 신설해 새로운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총장으로 있는 동안 과학기술 분야를 대학 발전의 견인차로 삼고자 하며 동시에 기존 강점인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간 융합연구 성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한다.

 

우리대학이 당면한 주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약은 무엇이며, 취임 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대외 이미지와 평판 제고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중앙일보 평가, THE 세계 대학 랭킹, QS(Quacquarelli Symonds) 등 대학 평가는 대학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취임 이후 전문성을 갖고 대외 평가를 준비하고자 한다. 대외 이미지와 평판 제고를 위한 연구 및 교육에 지원하기 위해, 재정 확충에도 힘쓸 것이다. ‘미래전략실’이라는 이름의 총장 직속 기관을 신설해 대학 브랜드 가치 및 대내외 평판 관리를 전문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화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기존 목표였던 고급 여성 인재 양성을 넘어 글로벌 여성 인재 양성을 목표로 나아갈 것이다.

이향숙 교수의 연구실인 종합과학관 A동 A510호. 당선 직후 만난 그는 당선의 기쁨과 총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모두 느끼고 있었다. <strong>변하영 사진기자
이향숙 교수의 연구실인 종합과학관 A동 A510호. 당선 직후 만난 그는 당선의 기쁨과 총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모두 느끼고 있었다. 변하영 사진기자

다소 높은 목표치인 ‘학생 교육 만족도 조사 국내 1위 달성’ 공약,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학생들이 최대한으로 만족할 수 있는 캠퍼스 환경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공약이다. 4년간 생활하는 학교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져야 이화에 대한 학생들의 자부심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약 중 활동 공간 및 경비 지원 역시 그 계획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약을 준비할 때 총학생회의 교육공동행동과 요구안을 참고했듯,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

 

어떤 총장이 되고 싶은가

‘섬김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총장이 되고자 한다. 우리대학이 직면한 여러 도전과 문제를 해결하며, 이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전환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싶다. 총장이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각 구성원이 열심히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학교가 발전할 수 있다. 소통을 통해 이화의 구성원들이 공부와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이화인에게 전하는 한마디

제18대 총장선거 출마를 준비하며 이화의 구성원들과 만나 약 500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그 시간을 온전히 담아낸 ‘이화노트’ 12권에는 구성원들의 진솔한 의견이 담겨있다. 총장 임기 중에도 학생, 동문, 직원 그리고 교수와 계속 소통하면서 이화의 발전을 위한 이화노트를 함께 써 나가고, 공감으로 실천하겠다. 이화인으로 연결됐다는 것에 감사하며,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 도전하는 이화를 통해 새로운 내일을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

 

*기사 내 수치는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했다.

 

총장 TF = 조은지 기자 c7307003@ewhain.net

이유민 기자 youmins04122@ewhain.net

장유현 기자 jyh608@ewhain.net

강예본 기자 yebon1013@ewhain.net

최정은 기자 choijeongeun@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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