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총장 취임사
안녕하십니까? 이화여자대학교 제18대 총장 이향숙입니다.
존경하는 장명수 이사장님을 비롯한 이화학당 이사님들, 전임 총장님들, 김은미 총장님, 이명경 총동창회장님, 안선희 교목실장님, 그리고 바쁘신 일정에도 이 자리를 빛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환영하고 감사드립니다. 또한, 아름다운 이화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우리 교수님들, 직원 선생님들, 동창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저는 이화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며, 전임 총장님들과 선배 이화인들께서 이루신 위대한 업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의 도전에 함께하며 이화의 미래 비전을 확립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가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화는 139년 전, 1886년, 선교사 메리 스크랜튼 선생님의 기도와 헌신으로 세워진 학교로,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섬김의 정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러한 거룩한 사명을 이어받아 제18대 총장으로 이화를 섬길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영광을 돌립니다. 또한, 저를 신뢰하고 이 중대한 소임을 맡겨주신 이화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화를 향한 하나님의 비전과 선하신 뜻을 펼쳐 나가는 총장이 되겠습니다.
이화의 역사는 하나님의 섭리의 기적이며 이화의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섬겨온 과정입니다. 한 명의 학생에서 시작하여 26만의 훌륭한 동창이 배출된 이화의 역사는 단순히 교육기관의 역사가 아닌, 이 땅의 여성들이 온전한 자아를 찾고 세상을 변화시키라는 소명을 실천해 온 믿음의 발자취입니다. 특히, 올해는 1925년 이화여자전문학교가 시작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1935년 3월 우리 학교가 정동에서 신촌으로 옮겨와 배움의 새로운 터전으로 뿌리내린 지 9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이화학당은 여성 교육의 초석을 놓은 지 60년 만인 1946년, 대한민국 제1호의 종합대학으로 거듭났으며, 그 50년 후인 1996년에는 세계 최초로 여자공과대학을 설립하여 공학인재 양성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이화는 수많은 최초와 최고의 역사를 써 내려가며 시대를 선도하는 뚜렷한 흔적을 남겨 왔습니다. 이화가 걸어 온 길은 언제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었으며, 이러한 전통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화의 도전은 여성 교육을 넘어 한국 사회의 오늘을 가능케 한 변혁의 원동력이었습니다. 20세기 한 세기 동안 한국 사회가 바라본 이화는, 단지 대학 교육을 담당하는 하나의 기관이 아니라, 국가의 눈부신 발전과 세계화를 이끈 도전과 혁신의 상징이었습니다. 이화가 앞서가는 길이 곧 한국 사회를 이끄는 올바른 방향이라는 믿음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기술 혁신이 이끄는 거대한 전환의 흐름 속에서, 대학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의하려는 근본적인 물음에 직면해 있습니다. 동시에, 기후위기로 인한 환경 변화, 학령인구 감소, 그리고 정치·경제의 불안정이 가중되는 가운데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내외 도전 과제에 이화는 또다시 새롭게 현명한 대응을 하며, 현재를 넘어 미래를 능동적으로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위기의 순간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며 더 크게 도약하는 저력을 보여왔던 이화의 일원으로서, 나아가 총장으로서, 우리가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은다면 당면한 도전 과제들을 능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이화학당 이래의 역사성, 종합대학 이래의 여성교육의 선도성, 그리고 21세기 기술대변혁의 시대에 필요한 학문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나날이 새롭게 발전해 가야 한다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정신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화는 문과, 음악과, 유아교육의 인문사회와 예술교육에서 시작하여 해방 후 어려운 시기에도 자연과학을 포함한 학문적 토대를 확립하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혁신을 이루어 왔습니다. 이러한 도약의 저변에는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기독교 정신과 기본 학문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재창조를 추구하는 이화의 고유한 정신이 있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이화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대학의 모델을 구축해 왔습니다. 이제, 오늘날 세계 속의 이화에게 부여된 소명은 무엇인지 다시 묻습니다.
오늘 취임식에서 저는 시대 정신을 바탕으로, ‘포용적 혁신으로 대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이화’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언하고자 합니다. 창조적이고 포용적인 혁신을 통해 사람중심의 가치를 창출하며 거대한 기술 대전환 시대에 변화를 선도하는 이화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창의와 도전, 수월성과 혁신, 협력과 동행, 지속가능성, 나눔과 섬김을 핵심가치로 하여 사회를 이롭게 하며시대를 선도하는 이화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는 모든 구성원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이화의 역량과 경쟁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세계적 수준의 연구 환경을 조성하여 ‘First Mover형 연구 리더십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교수님들이 탁월한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몰입형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유연 계약제 및 성과 보상제, 특수목적 기금 확보를 통해 최고 수준의교원을 충원하겠습니다. 이화의 기술이 사회에 환원되고 기술사업화가 연구력 향상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이화의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는 초학제적 융복합연구를 활성화하고, 기초와 실용 학문 간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며, 학문 후속세대의 연구 기회를 확대하겠습니다.
둘째,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한 고등교육의 대전환'을 선도하며, 이화형 미래 교육 모델을 확립하고자 합니다. AI의 발전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현재 우리의 삶과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새로운 경험과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화는 기독교적 진선미의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세계적 여성리더 양성을 목표로 해왔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우수한 교육 시스템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인공지능 기반 교육인프라를 구축하고 AI 4 All Ewha 프로그램과 전공별 맞춤형 AI 교육을 제공하겠습니다. 특히, 학생들에게 문제 창조·해결 능력, 창의적 사고 및 혁신 역량, 협업과 소통 능력 등 디지털 역량과 AI 활용 능력을 키우고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최적화된 교육 환경과 프로그램을 우리 학생들에게 제공하겠습니다.
셋째, ‘행정 시스템 혁신과 캠퍼스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이화의 성장 동력을 극대화하겠습니다. 직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성실·면책제도를 도입하여 책임감 있고 신뢰받는 행정을 구현하겠습니다. 또한, 연구몰입환경과 수월성 교육에 필요한 행정 및 인프라 제도를 확충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특히, 이화 웨스트 캠퍼스 신축을 포함한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성실히 추진하여 이화의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넷째, 대내외 환경 부문에서는 ‘이화 브랜드 가치와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한층 더 과감하고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역사와 전통이 지닌 고유의 가치에 기반한 이화는 학문적 우수성, 사회적 책무, 국제적 연대감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연구와 교육기관으로서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명문사학으로서 요구되는 덕목을 구현해 나가며, 국제사회에서 이화의 선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다섯째, 대학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지속 가능한 재정 확충 시스템 구축’입니다. 이화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재정 확충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산학협력단 재정 확대, 대외협력 조직의 강화를 통한 기부금 모금 활성화, 교육사업 확대, 기금 운용의 고도화, 이화 브랜드 가치의 자산화, 수익사업 개발 등을 통해 대학 재정을 대폭 확충하겠습니다.
여섯째, 이화의료원은 이화와 함께 역사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1887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병원인 보구녀관(普救女館)으로 시작한 이화의료원은 소외된 계층의 진료뿐 아니라 최초의 여의사와 최초의 간호사를 배출하는 등 대한민국 여성의료인 교육을 선도해 왔습니다. 이와 같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이대목동병원, 이대서울병원, 의과대학이 본교 신촌캠퍼스와 상생 협력으로 시너지를 내며,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헬스케어 클러스터 구축 등을 통해 연구 및 진료 역량을 강화하고 의료원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목표와 정책들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여러분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걱정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화를 세우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주실 것이라 믿고, 주저함 없이 도전하십시오. 여러분의 끊임없는 도전은 결국 여러분을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리더로 성장시켜 줄 것입니다. 이화에서 갈고 닦은 기독교적 가치와 지성을 겸비한 ‘글로벌 리더로서 세계 공동체에 기여’하는 꿈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이화 안에서 마음껏 도전하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이화 안에 도전의 힘이 넘치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직원 선생님 여러분,
대학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여러분은 대학의 든든한 기둥이자 현장에서 모든 변화와 혁신을 구현하는 주체입니다. 대학의 지속적인 발전과 도약은 여러분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전문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오셨던 것처럼 이화의 비전과 목표를 함께 나누며 동행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존중하고 협력하는 공정한 조직 문화 속에서 신나고 행복한 일터를 함께 만들어주십시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교수님 여러분,
교육과 연구에 헌신해 오신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화의 우수성은 교수님들께서 쌓아 오신 학문적 성취와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대학은 새로운 비전과 혁신적인 도전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교수님들께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습니다. 포용적 혁신과 새 시대에 대한 도전 속에서, 이화를 글로벌 명문 사학으로 도약시키는 여정에 교수님들께서 힘을 모아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자랑스러운 이화 동창 여러분,
이화의 명성과 전통은 여러분의 헌신적인 활동과 탁월한 업적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이화 정신을 실천하는 동창들은 이화의 자랑이자 큰 자산입니다. 이화를 향한 여러분의 따뜻한 지지와 응원은 언제나 이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습니다. 앞으로 이화가 새로운 도약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변함없는 성원으로 함께 해 주시고 모교의 발전과 후배들의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이화는 대변혁의 시대에도 최고를 지향하며, 언제나 자랑스러운 모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이화 가족 여러분,
시대와 문화권을 초월하여 대학은 국가경쟁력을 견인하는 선두에 서 왔습니다. 엄청난 도전과 불확실의 시대, 이화가 역할을 하겠습니다. 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창의적 미래인재를 충실히 키워내고,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과 혁신을 통해 성장의 견인차가 되겠습니다. 지난 139년간 꾸준히 감당해온 이화의 사회적 역할과 기여를 발판으로 ‘사회적 자산으로서의 이화’를 지속가능하게 하겠습니다.
‘포용적 혁신으로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는 이화’라는 비전 아래, 이제 이화는 21세기의 새로운 대학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글로벌 명문사학으로서 사람을 존중하고 인격의 형성을 교육의 가치로서 중시하는 품격있는 대학 이화가, ‘21세기 과학기술의 시대’를 새롭게 준비합니다. 연구와 교수를, 재정과 대학을, 평판도와 세계를 새로운 관점으로 연결하여 산재한 질문들에 답을 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창의와 도전, 수월성과 혁신, 협력과 동행, 지속가능성, 나눔과 섬김을 핵심 가치로 삼고 새 시대, 새 이화가 출발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화는 지식에 앞서 인격을, 기술에 앞서 사랑을 가르치는 배움의 집” 이라 말씀하신 김옥길 총장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이화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마음과 정성’을 다 바치겠습니다. 저에게는 이화의 많은 구성원을 만나면서 이화를 위한 진심을 듣고 기록한 <이화노트>가 있습니다. <이화노트>를 가슴에 품고 나침반 삼아 이화가 세계 속의 명문사학으로 새롭게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이 담대한 여정을 이화인 여러분 모두와 함께 시작하겠습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는 성경 잠언의 말씀에 따라 이화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며 지혜와 명철을 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이화 가족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크신 은총과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바라며, 하나님의 사랑이 이화에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