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에서 보내는 마지막 해에 이화재학생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고래낙하’는 고래의 사체가 심해로 천천히 가라앉는 현상을 말합니다.

고래의 거대한 몸이 낙하하면 큰 동물들이 그 살점을 2년 정도 섭취하고, 더 작은 동물들이 남은 지방을 2년 정도 섭취한다고 합니다. 뼈만 남으면 어떻게 되냐고요? 박테리아와 벌레 같은 더 작은 생명체들이 뼈를 갉아먹으며 서식합니다. 80년 동안이요. 고래는 죽으면 하나의 우주가 됩니다.

‘고래낙하’는 떨어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마음에 돌덩이를 안고 한없이 가라앉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아직 세상은 다시 떠올라 솟구치는 이들의 서사만을 말하지만, 우리 어떻게 그렇게만 살까요. 상처를 받고 다시 일어나지 않아도 좋고, 무엇 하나 얻을 수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저도 이 세상이 처음인지라 잘은 모르지만, 조금 불량하게 살아도 아무 문제 없었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저의 언니에게 바칩니다. 한없이 깊은 우주를 품은 사람, 범고래를 닮은 사람.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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