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로 독자의 덕질을 돕는 뉴스레터 스튜
덕질로 시작한 활동이 자기계발 통로 돼

스튜를 만들어가는 이유정(디자인·24년졸)씨, 이재원(경영·24년졸)씨, 이하은(심리·21년졸)씨, 김혜빈(커미·20)씨(왼쪽부터). <strong>변하영 사진기자
스튜를 만들어가는 이유정(디자인·24년졸)씨, 이재원(경영·24년졸)씨, 이하은(심리·21년졸)씨, 김혜빈(커미·20)씨(왼쪽부터). 변하영 사진기자

“덕질해서 어디에 쓰냐”는 말에 당당하게 결과물로 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stew!(스튜)는 2022년 케이팝을 좋아하는 7명이 모여 만든 뉴스레터다. 이들은 단순 취미로서 ‘덕질’을 넘어, 케이팝 소식을 전하며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됨)’를 이루는 생산적인 덕질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본업을 하면서도 월 3회 정기적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다. 

스튜는 SM, 하이브, 스타쉽 등 대형 기획사와 협업을 진행하며 이제는 팬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매체로 성장했다. 김혜빈(커미·20), 이유정(디자인·24년졸), 이재원(경영·24년졸), 이하은(심리·21년졸)씨를 만나 스튜의 시작과 성장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팬’에서 ‘콘텐츠 제작자’로 

스튜는 케이팝 뉴스레터가 전무했던 시기,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덕질’ 을 넘는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현재 스튜는 2명의 디자이너(이유정, 이하은씨)와 7명의 에디터(공지안(경영·21졸), 김가연(사이버·20), 김혜빈, 박인해(사회·21졸), 신재희(영문·21졸), 신혜주(소비자·21졸), 이재원씨)로 구성돼, 9명의 크루원이 함께 활동 중이다. 여러 가지 재료가 섞여 깊은 맛이 나는 음식, 스튜처럼 다양한 케이팝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뉴스레터 이름을 ‘stew!’라고 지었다. 

스튜는 매월 5일, 15일, 25일 월 3회 케이팝 덕질 경력 10년 이상인 에디터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케이팝 산업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을 이메일로 발행한다. ‘메인’, ‘사이드’, ‘디저트’로 콘텐츠를 분류해 공연, 행사, 마케팅, 팬덤 문화 등 케이팝에 관한 모든 종류의 소식을 다룬다. 또한 콘서트를 비롯한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에디터들이 직접 경험하고 후기를 남기며 생생한 정보를 전달한다.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의 ‘ORANGE BLOOD’(2023) 음감회와 유다빈밴드의 ‘털어버리자’(2024) 발매 인터뷰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3년 동안 스튜가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좋아하는 일을 함께하는 팀원들 덕분이다. 스튜는 매주 목요일 온라인 회의를 통해 다음 뉴스레터의 주제와 담당 기사를 정한다. 세 가지 구성으로 기사의 아이디어를 정리한 후 초안을 작성하고 서로 피드백하는 과정을 거친다. 디자이너들은 시각적인 요소들로 글을 재구성해 메시지를 극대화한다. 

스튜의 팀워크는 올해 초 스튜가 발행한 스핀오프 프로젝트 ‘Play Your Wish! (새해 첫 곡 추천 서비스)’에서 빛을 발했다. 이는 소원을 입력하면 스튜의 마스코트인 AI푸푸가 독자만을 위한 노래를 골라주는 서비스다. 슬쩍 나온 김혜빈씨의 제안에 개발자 김가연씨와 디자이너 이유정씨가 뛰어들며 새로운 스핀오프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김혜빈씨는 “실현될 것이라 생각하고 말을 한 건 아니었는데,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해 일사천리로 진행이 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인 2024년 12월25일 페이지를 오픈해, 새해 당일까지 일주일 동안 2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달성한 성과를 보였다. 

 

2월15일 발행된 stew! 100호의 썸네일. 제공=stew!
2월15일 발행된 stew! 100호의 썸네일. 제공=stew!

 

새로움의 시작 ‘스튜’ 

스튜는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협업을 거듭하며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뉴스레터 매체에 케이팝을 소재로 하는 선두주자였으며 3년 간 꾸준히 연재하며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케이팝 뉴스레터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협업은 케이팝을 넘어 다른 분야로도 뻗어 나갔다. 교보문고의 문장 기록 애플리케이션(앱)인 ‘리드 로그’와 협업해 기존 앱에 노래 가사를 기록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홍보 하기도 했다. 다양한 협업 경험을 통해 스튜는 여러 산업군에 케이팝을 적용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초기 멤버가 우리대학 학생들로 구성됐기에 할 수 있었던 2023년 대동제 푸딩 및 스티커 판매 부스 운영과 같은 활동도 새로운 도전 중 하나였다. 스튜는 푸딩 제작 업체 ‘소프트팬트리’와 협력해 두 종류의 푸딩과 덕후 밈 스티커를 판매했고,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케이팝 부적’을 제공하는 현장 이벤트를 진행했다. 스튜의 정체성을 반영한 푸딩 포장 디자인과 스티커로 스튜만의 특징을 선보이기도 했다. 디자인을 담당한 이유정씨는 “디자인적인 측면과 준비할 것이 많아 바빴지만, 결과물 자체는 재미있게 나오고 반응이 좋아서 만족했던 행사였다”며 “벗들이 부스에 방문하고 구독해 줘 큰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튜는 단순한 케이팝 뉴스레터를 넘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꿈꾸고 있다. “10년은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구성원들은 독자들의 흥미를 더욱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너 구성 개편 또는 팟 캐스트 활성화 등 으로 리브랜딩 시도와 해외 케이팝 팬들도 스튜를 구독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확장을 생각하고 있다. 이하은씨는 “꾸준함이 어려운 시대지만, 10년 동안 한 가지를 해볼 예정”이라며 깊이 있고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갈 것”이라 고 말했다. 

구성원들에게 스튜는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는 통로였다. 이유정씨는 “(스튜 활동을 할 때는) 단순히 학교 과제나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와는 다르게 성취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하은씨는 “스펙을 위해 스튜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함과 다양한 도전들이 밑거름이 돼 결국은 스펙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원씨 역시 “스튜를 하며 내가 즐거운 일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됐고, (스튜는) 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찾아나가는 길을 그려주고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김혜빈씨 또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스튜 크루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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