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에 당선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은 후엔 사실 기쁨보단 걱정이 컸습니다. 제 글은 매끄러운 글이라기보단 날서고 거친 글에 가까웠고, 이제껏 꼭꼭 숨기고 있던 것들을 다 보여준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누군가가 제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던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곱지 않은 문장 속에서도 제 마음을 읽어 주셨다는 사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큰 위로와 격려로 다가왔습니다. 글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는 건, 결국 저의 이야기가 타인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다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좋게 평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오래전부터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책으로 숨고, 글로 도피하곤 했던 사람입니다.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문장 속에 밀어넣으며 겨우 그 시간을 견뎌냈습니다. 그래서 이번 수상은 저의 지난 시간과 마음이 인정받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상을 통해 다시 용기를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그 안에서 조금씩 저를 이해해가고 싶습니다. 좋은 문장을 쓰는 사람이라기보다, 진심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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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현{통계·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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