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자대학 분회 출범회
2월27일 ECC B161호에서 열려
“대학원생 노동조합 탄생은 제가 노동자성을 인지하고 저항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었습니다.”
우렁찬 조민형 이화여대 분회장의 목소리와 함께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대학원생노조) 첫 번째 여대 분회인 ‘대학원생노조 이화여대분회’가 2월27일 정식 출범했다. △고려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동국대에 이은 다섯 번째 분회다.
우리대학 대학원생노조 분회는 2017년 전국대학원생노조 출범 이후 8년 만에 설립됐다. 기존에는 분회 설립 요건인 사업장 소속 인원 5인 이상을 채우지 못해 분회가 설립될 수 없었지만 올해 1월, 분회 설립 요건을 충족하자마자 출범한 것이다.
출범식은 △분회장 등 노조 관계자 인사말 △이화여대분회에 바란다 △출범선언문 낭독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
조민형 이화여대분회장은 “광장에서의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외침, 성평등에 대한 염원을 대학 내에서도 이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지식 생산 노동자로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출범식에는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전국교수노동조합 △대학원생노조 동국대분회 △노학연대모임 바위 △이화 생활도서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 장애인권 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 등이 참석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이현미 본부장은 “대학은 교수와 학생만이 아닌 대학원생, 강사 등 다양한 노동자가 함께 살아가며 지탱하는 공간이지만 이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의 출범은 대학이라는 담을 넘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또 하나의 새로운 광장이 열린다”며 이화여대분회 출범을 축하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또한 이화여대분회의 출범에 존경과 경의를 표하며 “도움이 필요할 때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대학원생을 포함한 학내 노동자 권리 보장을 향한 포부도 들을 수 있었다. 학내 권리 단위로 참여한 노학연대모임 바위 장유진(식영·23)씨는 “그동안 학문이라는 이름 아래 대학원생들의 노동권은 은폐돼 왔다”며 “출범 소식이 굉장히 반갑고 앞으로 힘을 보탤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57대 총학생회 스텝업 권리연대국 차장 김채은(국제사무·24)씨도 개인 차원으로 참여했다. ‘이화여대분회에 바란다’ 순서에서 그는 “학생들은 학내 노동자를 동등한 학교 구성원으로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이들이 어떤 환경과 대우 속에서 일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며 “학생과 노동자 간 간담회를 열어 노학연대를 이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리가 다시 만나야 할 세계’라는 제목으로 조 분회장이 낭독한 출범 선언문에서는 “대학원생이 노동하는 강도는 이전과 같지만, 장학금은 오히려 감액됐고 노동환경은 변화하지 않았다”며 “학생으로서 교육권, 노동자로서의 노동권을 모두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화여대분회에서는 계약직 직원, 조교 및 연구(보조)원으로 노동하는 대학원생의 당연한 권리를 되찾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사이에서 소거된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여 모두의 해방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