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지음. 서울 : 여름언덕, 2024

 

우리는 독서가 신성시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야 교양을 갖춘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책을 읽지 않았다고 밝히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일로 여겨집니다. 과연 책을 완전히 읽어야만 책의 내용을 파악하고 그에 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일까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서는 이러한 통념에 도전하며 독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우리가 텍스트를 만나는 다양한 형태는 읽는 것과 읽지 않은 것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둘 사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여러 수준의 독서를 '비독서'의 유형으로 분류하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만 하는 상황과 대처 요령에 대하여 본인을 비롯한 여러 작가들의 경험과 다양한 작품 속 이야기를 통해 소개합니다. 책을 대충 훑어보고 논평을 쓰는 평론가의 사례나, 책을 직접 접하지 않고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비밀을 밝혀내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의 한 장면은 책을 읽지 않고도 그 책의 '상황'과 다른 책들과의 관계를 통해 내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통적인 독서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독서의 방식으로 책에 대해 말하는 것은 또 다른 창작이며, 자유로운 생각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앙도서관 사서 유은미

서고위치: 중앙도서관 [2층 인문학스테이션 801.95 B34c한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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