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이대학보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이번 호는 기업의 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의 지표를 분석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네이버웹툰 그로스(growth) 매니저의 삶을 다룬다.
네이버웹툰 한국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440만명이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네이버웹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웹툰과 웹소설은 네이버웹툰과 네이버시리즈를 통해 세상과 만난다. 이 공간에서 작가는 작품을 선보이고, 독자는 이를 감상하며 소통한다. 네이버웹툰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양한 실험을 설계하는 서비스그로스팀(그로스팀) 을 운영하며 기업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대학보는 이러한 성장을 이끄는 그로스 매니저의 역할을 알아보고자 네이버웹툰 그로스 팀의 조은솔(경영∙16년졸)씨를 만났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네이버웹툰에서 3년 차 그로스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그로스 매니저 업무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지표 관리 △데이터 분석 △그로스 해킹 업무다. 우선 지표 관리의 경우, 일간∙주간∙월간으로 유저, 서비스, 작품 지표를 트래킹하면서 그 과정에서 지표 변화가 발견되면 데이터를 추가로 확인한다. 예를 들어, 전일자 매출이 하락하면 특정 작품 매출이 하락했는지 또는 특정 유저 활동성이 감소했는지 등 원인을 수많은 데이터를 확인하며 찾는다. 또한 현재 회사가 고민하는 지표를 개선할 수 있거나 또는 서비 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레버(lever)도 같이 고민한다. 관련해 다양한 뷰로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을 설계하면서, 최종적으로 신규 ◆프로덕트 피쳐 (product feature)나 비즈니스 모델(BM), 또는 CRM(고객 관리 마케팅) 등 임팩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시리즈) 그로스팀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첫 회사에서는 마케팅 직무로 일을 시작했다. 여러 마케팅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면서, 이를 기획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데 있어 데이터를 더 자세히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커졌다. 내가 원하는 깊이로 빠르게 데이터를 확인하려면, 직접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역량이 필요했다. 통계학 수업을 듣고 프로그래밍 언어도 배우며 데이터 분석 역량을 조금씩 키워나갔다. 이후 그로스 업무를 담당하게 되며 점점 흥미를 느꼈고, 보다 전문적인 그로스 커리어를 쌓고자 그로스 조직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는 네이버웹툰으로 이직했다.
네이버웹툰 입사과정 및 도움되는 자질은
네이버웹툰 그로스팀은 보통 경력직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꼭 ‘그로스’ 업무가 아니더라도, 데이터 분석이나 전략 기획 또는 CRM과 같은 그로스와 비슷한 성격의 업무 경험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초 지식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유의미한 결과를 뽑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그로스 실험을 설계하기 위해선 관련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파이썬과 SQL 등 데이터 처리 코딩을 공부하거나 통계학 관련 언어를 미리 익혀두는 것이 좋다. 그래서 만일 가능하다면 대학 시절, 통계 전공 수업이나 SQL, R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면 좋을 것이다. 다만 앞서 말한 부분들이 절대 필수는 아니며,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끝까지 파고들며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경험이 있다면 이 경험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시원 사진기자">
마케팅 업무와 다른 그로스 업무만의 차이점은
‘그로스’와 ‘마케팅’은 다른 업무라기보다 오히려 연관성이 높은 업무라고 생각한다. 조직마다 ‘그로스’ 업무를 정의하는 범위가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그로스의 경우, 지표 관리나 데이터 분석 업무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데이터를 깊게 다루는 업무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업무를 수행하며 어려운 점과 보람을 느낄 때는
콘텐츠 업종 특성상 유저마다 성향이 다르고 외부적인 변수도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어떠한 문제 상황에 대한 원인을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문제에 대한 원인을 찾는다 해도, 네이버웹툰이나 네이버시리즈 모두 이미 많은 유저를 보유한 성숙한 서비스인만큼 특정 활동을 통해 눈에 띄는 성과가 있는 지표 변화를 만들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가설이 실험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더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좋은 결과나 서비스적 변화를 만들어 낼 때 힘들어도 정말 보람차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에게 한 마디
무엇이든 직접 경험하지 않고 자신과 맞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 짓지 않으면 좋겠다. 대학 시절 수학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고, <경영통계학> 수업을 들었을 때도 나는 통계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오히려 숫자를 분석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일을 내가 좋아하고 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일이든 본인이 직접 경험해보면 생각한 것과 다를 수 있다. 다만 일을 시작하고 직무를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학 시절 여러 경험을 하며 적성과 맞는 일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운이 좋으면 취직 전에 자신의 길을 찾겠지만, 못 찾더라도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일을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찾지 않았는가. 자기 자신에게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을 찾길 바란다.
◆레버(lever): 작은 변화로 큰 성과를 일으킬 수 있는 지렛대 역할 요인
◆프로덕트 피쳐(product feature): 배너, 클릭 버튼, 메뉴 등 프로덕트 구성 요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