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6일(화) 제18대 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1차 투표가 진행된다. 우리대학은 2017년 5월 제16대 총장선거부터 교수, 교직원, 학생, 동창의 투표를 통해 총장 후보를 선출하는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권자의 표 가치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교수 77.5% ▲교직원 12% ▲학생 8.5% ▲동창 2%로 각 단위의 투표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대학보 1609호(2020년 11월30일자)에 따르면, 제17대 총장선거 당시 구성단위별 선거권자 수에 맞춰 계산한 1인 투표값은 교수가 1표일 때, 직원은 0.514표, 학생 0.005표, 동창0.22표였다. 제18대 총장선거의 선거인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16대, 제17대 총장선거를 거쳐 제18대까지 이어지는 투표 반영 비율 논의

2016년 10월, 제15대 최경희 전 총장이 사퇴하며 총장 선출 방식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최초의 직선제는 제10대 총장선거로, 교수들의 투표로 최종총장 후보 2인을 선정해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회(이사회)에서 선출했다. 이후 우리대학 총장선거는 제11대부터 제15대까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가 총장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사회에서 최종 임명하는 방식의 간선제로 이뤄졌다. 제15대 총장선거 총추위는 ▲교원대표 23명 ▲법인추천위원 7명 ▲직원대표인원 3명 ▲동창대표위원 2명으로 구성됐다. 이대학보 1529(2016년 11월14일자)에 따르면 교수, 학생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은 총추위의 대표성과 총추위 위원의 불투명한 선출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사회는 2016년 11월7일 공문을 보내 총장 선출 제도를 위한 교수, 직원, 학생의 의견 수렴을 요청했다.

직선제로 총장 후보를 선출하자는 다수의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 1월16일 진행된 이사회 회의에서는 투표 반영 비율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당시 교무처는 직선제를 실시하는 타 대학의 투표 반영 비율, 총추위 구성 시 구성원 비율을 참조해 투표 반영 비율안을 마련했다. ▲교수 82.6% ▲직원 9.9% ▲학생 5% ▲동창 2.5%였다. 그러나 투표 반영 비율에 관한 각 구성단위 사이 의견은 달랐다. 이대학보 1532호(2017년 2월27일자)에 따르면, 총학과 직원노동조합은 이사회가 의결한 규정의 투표 반영 비율이 부당하며, 학생과 직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 직원, 학생, 동창 대표로 구성된 4차협의체는 2017년 2월9일부터 4월10일까지 14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지만, 투표 반영 비율에 관한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제16대 총장선거를 앞두고 2017년 4월14일에 열린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는 “이제는 좋은 총장을 모셔 작년 이화대학이 겪은 시련을 추스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기에 (투표 반영 비율을) 이사회가 정할 수밖에 없다”며 투표 반영 비율을 ▲교수 77.5% ▲교직원 12% ▲학생 8.5% ▲동창 2%로 개정했다.

2020년 4월28일, 이사회에서는 제17대 총장선거를 앞두고 총장후보 추천에 관한 규정을 논의하며 현행 투표 반영 비율을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제52대 총학생회(총학) Emotion(이모션)은 “민주적인 대학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학교 구성원의 93%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은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바탕으로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을 25%까지 올려달라는 요구안을 6월19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77.5%와 8.5%

제공= 국회 김영호 교육위원장실
제공= 국회 김영호 교육위원장실

교육부가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실에 제출한 ‘사립대학 총장선출제도 현황’(2024) 조사에 응한 전국 사립대학 129개교 중 7곳이 직선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대학은 2017년 5월 제16대 총장선거부터 사립대 최초로 총장 직선제를 통해 총장을 선출해왔다. 총장 직선제 도입 이래로 총학생회는 학생 투표 반영 비율 상향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변한 적은 없다.

서울 소재 4년제 사립 종합대학 중에서는 ▲덕성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한국외대가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하고 있다. 이중 덕성여대는 12.5%, 성신여대는 11.5%로 우리대학에 비해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이 높다. 숙명여대와 한국외대는 각각 7.5%와 5%로 학생 단위 투표 반영 비율을 두고 있다. 한편,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이사회가 총장을 직접 임명하는 완전임명제의 상황에서 매년 총장 직선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 국민대 총학생회는 2019년 단식농성, 서명운동 등을 통해 총장선거 제도 개편을 요구했고, 2023년에도 총장 선출 관련 시위가 있었지만 선거는 결국 간선제로 이뤄졌다.

7월24일 정문 앞에서 총학생회가 ‘학생 요구안 및 논의 과정조차 전면 거부한 이사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공=총학생회
7월24일 정문 앞에서 총학생회가 ‘학생 요구안 및 논의 과정조차 전면 거부한 이사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공=총학생회

박서림 총학생회장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총장선거라는 점에서 민주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총장 후보자 직선제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투표 반영 비율이 낮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제56대 총학 스타트는 5월21일, 이사회에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을 최소 21%로 올려달라는 학생 요구안을 제출했다. 2024학년도 교육공동행동(교공행) 설문조사에서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을 21%~31%로 상향해야 한다는 응답이 21.8%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제18대 총장 선출을 위한 총장후보 추천에 관한 규정이 7월16일 제정됐지만, 투표 반영 비율은 그대로였다. 총장선거를 관리하는 총장후보 추천 관련 선거관리위원회(관리위)에 학생 위원으로 참여하는 박서림 총학생회장은 “관리위에서는 당장 11월 선거를 앞두고 규정을 조정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스타트는 하반기 교공행에서 10월2일(수)까지 ‘이화인-총장 후보자 협약식을 위한 5000인 지지선언’을 받고 있다. 하반기 교공행이 끝나는 10월2일(수) 오후6시30분에는 5000인 지지선언을 함께 나누는 ‘300인 이화인 ACT’가 교내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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