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협의체(협의체)가 23일(목)~24일(금) 3년만에 진행됐다. 협의체는 학교와 학생이 정기적으로 만나 학내 안건을 논의하는 회의다. 협의체에서는 2024 상반기 교육공동행동 설문조사 결과와 협의체 구성원이 설정한 세부 안건을 바탕으로 20개 안건을 다뤘다. 학교 측이 대체로 요구안에 대해 실무진 차원에서 답하기 어렵고 중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하며 협의체는 실질적인 논의는 부족한 채로 마무리됐다.
올해 총학생회(총학) 주도로 다시 열린 협의체는 5월 말과 10월 말에 두 차례 진행된다. 협의체 참여자는 총학생회 집행부원과 일반 재학생 중 지원자 약 30명으로 구성됐다. 협의회 참여자는 ▲수업권팀 ▲권리팀 ▲대외이미지팀 ▲고시지원팀 ▲생활시설팀으로 나뉘어 세부 안건을 선정했다.
23일 오후3시~4시30분에 열린 협의체에서는 교무처 학적팀, 수업지원팀, 교원인사팀, 교목실이 참석해 ▲채플 운영 방식 ▲월경공결제 도입 ▲전임교원 확충 등을 주로 논의했다. 채플 필참 횟수와 출석 인정 방법 변경 논의에 대해 뚜렷한 합의 결과는 없었다. 교목실은 “채플 운영을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부서일 뿐 제도 자체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채플 시간 다양화와 출석 기준 완화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경공결제 도입에 대해 수업지원팀은 오남용 방지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2019년 협의체에서도 월경공결제를 안건으로 다뤘으나 논의가 크게 진전되지 않은 채로 협의체가 마무리 된 바 있다. 총학에서 제공한 속기록에 따르면 전임교원의 수가 부족한 무용과와 인공지능대학 전임교원 확충 요구에 교원인사팀은 “채용 중인 사안이므로 공개가 어렵다”며 “2학기 채용이 진행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의체 진행 둘째날인 24일 오전9시~10시40분에는 홍보실, 인재개발원이 참여해 ▲대외이미지 제고 ▲고시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학생들의 악성 게시물 대응 강화 요구에 대해 홍보실은 악성 게시물 대응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응 가이드라인을 공개해 학생들이 대응 방침을 인지할 수 있게 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고시 지원과 관련해 로스쿨 준비반 신설 요구가 있었으나, 인재개발원 측은 “고시로 보는 관점과 대학원 진학의 일부로 보는 관점이 있어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있고, 예산 편성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24일 오전10시45분~정오에는 총무처 총무팀, 관리처 안전팀, 장애학생지원센터 등이 참석해 ▲관광객 출입 통제 ▲배리어프리 캠퍼스 ▲교내 교통안전 강화 ▲비건 학식 도입 등의 사안이 논의됐지만 명확한 협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교내 교통시설 정비와 관련한 논의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다. 총무처 총무팀은 여름방학에 도로 도색, 보행자 우선 안내, 교통표지판 교체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생활시설팀 팀장으로 정기협의체에 참여한 신인조(통계∙24)씨는 “학생 입장에서 느낀 불편함을 직접 조사하고 이 내용으로 학교와 협의하는 자리에 직접 참여하고 싶었다"며 “학교와 학생이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협의점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협의 결과에 대해서 “학교에서 논의 해보겠다거나 나중에 답변을 주겠다고 한 게 많아 아쉬웠다"고 밝혔다. 박서림 총학생회장은 “10월에 예정된 2차 정기협의체에서는 학생들이 사전에 요구안을 제시하는 만큼 각 부처에서 논의 후 유의미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실무진 차원에서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유의미한 답변을 받지 못한 내용은 총장간담회에서도 다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