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의 전반적인 방향은 유사하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서 차이 보여
편집자주|우리대학 제58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선본) 스퍼트와 이룸의 정책자료집이 공개됐다. 본지는 정책자료집을 바탕으로 공약을 분석해 그들이 내놓은 내년 청사진을 살펴봤다. 학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논의를 담은 공약을 중심으로 선별해 비교했다. 각 선본의 세부적인 공약은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게시물 및 교내에 비치된 정책자료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통적으로 수업권 강조···등록금 동결은 의견 갈려
본지 1718호(2025년 11월17일자)에 따르면, 이화인의 가장 큰 요구는 등록금 부담 완화와 수업권 보장이다. 스퍼트는 등록금 부담 완화를 강조하며 2026년 등록금 인상 반대를 요구하겠다고 내세웠다. 오는 12월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 참관해 유학생 등록금 인상 반대 또한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유학생 등록금은 작년과 올해 각각 8%, 7% 인상된 바 있다. 스퍼트는 회의록 구체화 및 학생 의견 반영 보장 등을 통해 이화인의 의견이 반영된 등록금을 책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룸은 정책자료집에서 등록금 항목을 마련하지 않았고, 생활 환경 및 복지 부문에서 등록금 인상분의 쓰임새를 언급했다. 이룸은 인상된 등록금을 건물 노후화 개선에 우선 투입하도록 요구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수업권 측면에서는 두 선본 모두 △학점포기제 도입 △ 전임교원 확충 △학생 의견이 반영된 수업 개설 △채플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달랐다.
스퍼트와 이룸 모두 학생들이 염원해 온 학점포기제 도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스퍼트는 대학 본부가 우려하는 학점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신청 횟수와 학점 제한을 두는 대안을 함께 제시했다. ‘이화인 요구안 실현 마스터플랜’(마스터플랜)을 통해 단계적으로 도입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스터플랜은 2026년 3월부터 11월까지 4자 간담회, 1~3차 정기협의체, 총장 간담회 진행을 통해 “이화인의 요구를 더 빠르고 확실하게 실현하겠다”는 스퍼트의 주요 공약이다. 이룸은 학생 여론조사를 선행해 구체적인 수요를 파악한 뒤, 우려되는 현실적 부작용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학교와 실무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룸은 이화인의 학점 경쟁력과 재도전 기회 보장을 위해 재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임교원 확충 역시 두 선본 모두의 공약으로 제시됐다. 스퍼트는 법정 기준 전임교원 확보율 100% 달성을 강조했다. 학과별 수업권 설문조사를 통해 단과대학별 전임 교원 확보율이 낮은 단과대부터 순차적으로 확충을 요구하고, 학과별 채용 계획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룸은 계열 간 확보율 편차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학교·학과별 목표 전임교원 확보율을 설정해 공개하고, 전임교원 확보율이 낮은 학과에 우선적으로 정원을 배정해 계열 간 확보율 편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룸은 채용 공고 이후 전임교원 미충원 시 구체적인 사유를 소명하도록 요구하는 등, 실질적인 충원 절차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임교원 확보율은 교원 법정 정원 대비 전임교원 비율을 말한다.
학생 의견을 수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선본 모두 우리대학이 수강신청 이후 분반 부족 문제에 대응하는 것에 대해 사전에 수요조사를 실시해 분반 확보와 정원 확충을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덧붙여 스퍼트는 원격 수업 추가 개설을, 이룸은 성적 세부 항목 입력 의무화 공약을 밝혔다. 특히 채플 수업 개선에 대해 스퍼트는 △의무 이수 학기 축소 △학점 부여 △월경공결제 적용 등 제도적 개편을, 이룸은 학생 선호도를 반영한 채플 시간대 다양화를 통해 운영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생활환경 개선 공약에서도 전략 갈려
두 선본은 학습과 편의를 위한 생활 기반 시설 개선에도 집중했다. 스퍼트는 학생 자치 공간 확충 및 자치활동 지원 강화를 위해 공간 대여비 지원을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더해 쾌적한 시험기간을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건물과 자율학습 및 휴게공간 확대를 요구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룸은 시험기간 중앙도서관 및 ECC 열람실의 24시간 운영 기간을 확대해 시험 대비에 최적화된 학습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교내 노후화 건물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교내 음식물 쓰레기통 교체 및 음료 전용 수거함 설치를 통해 생활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속적으로 논의됐던 셔틀버스 관련 공약은 이룸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룸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야간 셔틀(상행) 노선에 정문 정차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9월 폐지된 조형대 삼거리 정차 노선을 부활시키겠다는 공약도 함께 제시했다. 반면 스퍼트의 경우, 셔틀버스와 관련된 공약을 내세우지 않았다.
4자 간담회 정례화로 학교와의 소통 강화
대학 본부와의 소통 창구 마련에 대해서는 두 선본이 한목소리를 냈다. 양측 모두 총장-처장단-학장단-학생이 참여하는 4자 간담회 정례화를 요구하겠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실현 계획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스퍼트는 이를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규정했다. 정기협의체 시간 연장과 회의 결과 공개를 요구하고, 학교-학생 간 소통 강화를 위해 총장 간담회 시간 연장 및 매 학기 진행을 약속하며 소통의 투명성과 양적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룸도 4자 간담회 정례화를 통해 학생 자치를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지난 9월30일 개최된 총장 간담회에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과 학생들이 학교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며 오해를 해소할 수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흐름을 이어받아 4자 간담회 정례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소수자 연대 접근 방식 달라
권리·연대 공약에서 배리어프리 캠퍼스를 만들겠다는 공약은 두 선본이 공통됐으나, 그 외 의제에서는 공약 방향성의 차이가 존재했다.
스퍼트는 사회의제 연대에, 이룸은 유학생·탈북민에 집중한 공약을 보였다. 스퍼트는 △농민학생연대활동 참여시 학점 혹은 봉사시간 부여 △권리문화축제 진행 △ 퀴어퍼레이드 참여 등을 약속했다. 총학생회 집행부 또는 총학생회 주관 행사 기획단을 대상으로 한 인권 교육을 포함하기도 했다. 이룸은 학내 구성원 중 유학생과 북한이탈주민 학생의 권리 보장에 초점을 맞췄다. △탈북 학생을 위한 한국어·영어 튜터링 프로그램 도입 △유학생을 위한 언어별 수강신청 가이드 영상 제작 △총학생회 게시물 번역을 통한 유학생 정보 접근성 강화 등을 통해 정보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International Festival’을 개최해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지는 캠퍼스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거시적인 의제 외에도 두 선본은 학생의 일상을 파고드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스퍼트는 톡학생증 발급과 가다실 9가 백신 접종 제휴를, 이룸은 캠퍼스 야외 공간에서 즐기는 힐링 피크닉, 부동산 중개 수수료 할인 사업 진행을 제시하며 학생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