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대 총학생회 스텝업의 반지민 총학생회장과 송수진 부총학생회장이 미소짓고 있다. <strong>정영인 사진기자
제57대 총학생회 스텝업의 반지민 총학생회장과 송수진 부총학생회장이 미소짓고 있다. 정영인 사진기자

제57대 총학생회 스텝업(스텝업)은 제56대 총학생회 스타트(스타트)의 바통을 이어받아 공약 이행에 힘쓰고 있다. 스텝업의 임기 절반이 지난 시점, 5월28일 본지는 스텝업을 만나 지금까지의 공약 이행과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학생들과 호흡하며 보낸 스텝업의 첫 학기

반지민 총학생회장은 지난 반년을 회상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으로 3월 대강당 계단에서 진행된 윤석열 구속 취소 규탄 학내집회를 꼽았다. 새 학기에 진행돼 신입생도 함께 참여할 수 있던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송수진 부총학생회장은 1월 진행된 등록금심의위원회 대응이 가장 의미 있었다고 답했다. 송 부총학생회장은 “방학이라 학생들의 관심이 적을까 걱정했지만, 많은 학생이 밤을 새우며 함께 대응하거나 따뜻한 음료를 보내는 등 각자의 자리에서 연대한 것이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상을 완전히 막지 못한 결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등록금 인상 후에도 스텝업은 기금 운용 심의회에서 인상분 사용처를 학교 측과 논의했다.

스텝업은 가장 충실하게 이행한 공약으로 문화 분야를 꼽았다. 반 총학생회장은 “문화 사업을 진행할 때 학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방안을 고민해 계절별 문화 행사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송 부총학생회장도 “문화 사업을 통해 학생들과 같은 감정을 느끼며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주요 공약 이행은 일 년째 숙제로 남아 

학점포기제 도입 등 주요 공약 이행률은 낮은 편이다. 본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스텝업의 수업권 공약 중 학점포기제 재도입 요구가 가장 시급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스텝업의 요구에 대해 학교 측은 불가능하다고 회신한 상황이다. 반 총학생회장은 “학점포기제 도입이 불발된 게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전공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학점포기제를 비롯해 스텝업 공약 중에는 스타트부터 요구했지만, 여전히 이행되지 않은 것이 다수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월경 공결제 정식 도입 △채플 의무 이수학기 축소 공약 등이 있다. 송 부총학생회장은 “많은 학생이 원하지만, 고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공약을 지속적으로 학교 측에 요구하는 것이 총학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총학생회장 역시 “월경공결제 또한 오래전부터 요구해 최근 시범 도입된 것처럼, 계속해서 학생들의 요구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도달을 위해 절충안을 찾아갈 수는 있으나 면담 등의 방법으로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작년 총학에서 공약 이행률이 가장 낮았던 ‘학교와의 소통’ 분야는 올해도 지지부진하다. △이화에 바란다 답변 체계 정비 및 현황 공유 △대학평의원회 학생위원 확대 요구 △매 학기 총장 간담회 진행 등의 공약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한편, 시설 분야 공약은 작년에 비해 그 수가 적다. 반 총학생회장은 “시설 보수 등은 각 단과대학에서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교육공동행동이나 정기협의체에서 단대별 요구안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총학 차원의 공약으로 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자치단위가 바라본 스텝업의 권리 공약은 

권리 분야 공약은 학교에 요구했으나 아직 이뤄지지 않았거나 진행 중인 사안이 많다. △배리어프리 캠퍼스 조성 △친환경 캠퍼스 조성 △비건 친화적 문화 형성 등이 대표적이다. 배리어프리 캠퍼스 조성 공약도 아직 뚜렷한 이행을 보이지 않았다. 송 부총학생회장은 “정기협의체 권리팀에서 이화 웨스트 캠퍼스(Ewha West Campus) 사업을 추진할 때 경사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등의 설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내 자치단위들도 이에 대한 의견을 남겼다. 대학생기후행동 이화여대 지부는 “정기협의체에서 요구 예정인 텀블러 세척기 설치 외의 공약은 잘 이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비거니즘 지향 자치단위 솔찬은 스텝업의 비건 공약에 대해 “고기 빼고 조리 옵션은 실질적 효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며 “공약 실현을 위해서는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학식 메뉴별 성분표 및 속 재료 게시 공약은 새롭게 등장해 의미가 있다”며 “정확한 정보 제공은 비건식이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대체 텍스트 안내 문구가 누락되는 경우가 있다”며 제도 도입 이후에 더욱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요구안 반영에 대한 추가적인 감시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월경공결제 시범사업이 제 목적을 다할 수 있도록 교수자에게 잘 안내됐는지, 현행 제도에 허점·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기협의체 통한 공약 이행 노린다

스텝업은 6월 진행될 정기협의체에서 학생 의견을 전달하고 진행 중인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기협의체는 학교와 학생이 정기적으로 만나 학내 안건을 논의하는 회의다. 정기협의체를 위해 구성한 6개 팀 중 거버넌스팀은 교환·방문학생 지원 관련 학생 의견 반영 등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는 학교 운영을 위한 요구안을 발제할 예정이다. 대외이미지팀은 바뀐 휘장 디자인에 대한 학생 여론을 조사해 학내 대외 이미지 개선 관련 안건을 요구할 예정이다. 수업권팀은 학점포기제 재도입과 채플 수업 개선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스텝업은 이 외에도 △권리팀 △생활시설팀 △고시지원팀도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반 총학생회장은 “임기의 중간에 다다르며 지치기도 하지만 올해 남은 기간, 내년까지 바라보며 약속한 공약들을 최대한 시도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 부총학생회장은 “학생 자치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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