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응답 학생 85.7% 콘센트 부족 여실히 느껴
학교 측 “꼭 필요한 공간부터 개선 중”
우리대학 학생이라면 꼭 들어야 하는 ‘기독교와 세계’ 수업이 주로 진행되는 ECC B142호와 B146호. 202개의 좌석이 마련된 이 강의실에는 콘센트가 단 한 개도 없다. 3월24일~31일 일주일간 본지가 재학생 3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대학 학생들은 콘센트가 2명당 1개(39.3%), 1명당 1개(37.1%)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우리대학 대부분의 건물은 학생들의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친다.
학생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현재 콘센트 수 현황
본지는 이번 학기 강의계획서 기준 사용 빈도가 높은 강의실을 단과대학별로 3순위까지 도출해, 3월21일, 29일, 31일 강의실 내 콘센트 수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약학대학과 인문과학대학은 각각 약 20명, 약 17명이 콘센트 1개를 함께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콘센트 한 개에 대한 학생 밀집률이 가장 낮았던 경영대학조차 2.4명으로, 1명이 콘센트 하나를 온전히 쓸 수 없었다. 음악대학 건물의 경우,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세 강의실(국악합주실, 관현악실, 국악관현악실)에 각각 8개, 10개, 3개의 콘센트가 설치돼 있었다.
강의실 콘센트가 충분히 설치돼 있다고 느끼냐는 질문에, 85.7%의 학생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강의실 내 콘센트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건물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48.6%의 학생이 “(콘센트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건물이) 없다”고 답했다.
ㄱ(의류산업·25)씨는 모든 학생이 한번 충전하면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전자기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학교 측에서 학생을 배려해 강의실에 콘센트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ㄱ씨는 신상 유포를 우려해 익명을 요청했다. 홍유민(한국음악·23)씨는 태블릿으로 악보를 보며 연습하는 음대 연습실에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가 한 개도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까지 노후한 음대에서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했다. 한영은(특교·22)씨는 강의 중 콘센트 사용을 위해 교실 앞뒤를 오가는 학생들을 자주 보는데, 콘센트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학생들이 수업에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설치된 콘센트 중에도 사용 어려운 것들 많아
선이 닿지 않거나 고장 난 콘센트가 많아 학생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의 수는 조사된 수보다도 적다. 강의실 앞과 뒤에 설치된 콘센트는 책상과 거리가 멀어 충전하며 수업을 듣기 어렵다. 특히 앞쪽 벽 콘센트는 단상으로 가로막혀 있어 전자기기 연결이 거의 불가능하다.
서아민(패디·25)씨와 서예원(디자인·22)씨는 조형예술관 A동과 C동의 콘센트가 전선이 노출될 정도로 망가졌다며 수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강서연(교육·24)씨는 “학관 복도나 교육관 교실 내부에도 충전이 안 되는 콘센트가 많다”고 말했다.
콘센트 불량에 대해 관리처 안전팀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안전팀은 “불량 콘센트 수리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으며, 수리가 필요한 콘센트는 해당 건물 관리부서에 수리를 요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음대 연습실과 조형예술관 C동 강의실도 수리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리모델링한 학관조차 콘센트 부족
2023년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한 학관의 경우에도 콘센트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규원(디자인·23)씨는 “새로 공사한 학관 복도에는 콘센트가 충분하지만, 정작 강의실에는 콘센트가 없어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전팀은 학관 리모델링 시 복도에 대기 공간과 함께 콘센트를 설치했고, 건물별 라운지 및 유연학습공간을 조성할 때도 콘센트 확충을 반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건축본부는 2025년 착공 예정인 ‘이화 웨스트 캠퍼스(Ewha West Campus, EWC)’에 각 실의 용도에 맞게 콘센트를 설치할 계획이며, 현재 설계 및 인허가 진행 중이기에 콘센트의 개수까지 특정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콘센트 추가 확충 계획은
콘센트가 여러 개 갖춰진 강의실도 종종 있다. 콘센트가 내장된 책상이 있거나, 멀티탭을 책상에 부착했거나, 콘센트 주변에 멀티탭을 여러 개 설치한 경우다. 박현선(불문·23)씨는 “포스코관 B161호는 코드가 내장된 책상이 있어 전자기기가 꺼질 걱정 없이 안심하고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며 “다른 강의실에도 이런 책상이 많이 설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문 응답자의 63.9%는 충전기 내장 좌석을, 25.2%는 멀티탭의 책상 부착을 희망했다. 이씨는 현실적인 조건에 맞춰 모든 학생이 충분히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빠른 콘센트 좌석 확충을 원한다고 말했다.
안전팀은 건물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멀티탭이나 콘센트 내장 좌석을 늘릴 수 없다고 답했다. 관리처 건축팀은 일반 강의실에 콘센트만 늘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일반 강의실을 특수 강의실로 공사할 때 콘센트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특수 강의실은 단과대 및 관련 부서의 콘센트 추가 설치 요청을 반영해 공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축팀은 컴퓨터로 진행되는 변호사 시험(CBT, Computer Based Test)을 위해 작년에 법학관에 콘센트 내장 좌석을 설치한 것이 그 사례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