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 B5층에 위치했던 극장이 지난 1월 학생들의 공연 무대가 될 영산극장으로 탈바꿈했다. 영산극장은 외부 공연뿐 아니라 학생 활동을 뒷받침해 이화 내 공연 문화를 지원하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영산극장은 (재)김희경유럽문화정신장학재단(장학재단)의 김정옥 이사장(독문·69년졸)이 우리대학의 인문학과 학생 문화의 발전을 위해 제공한 기부금으로 조성됐다.

한국음악과 학생 창극단 ‘이화SORI’이 영산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제공=우리대학 홍보실
한국음악과 학생 창극단 ‘이화SORI’이 영산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제공=우리대학 홍보실

새로운 문화 공간 창출을 위해 마련된 영산극장은 2024년 2학기 공사를 시작해 지난 1월 개관 준비를 마쳤다. 영산극장은 288석의 가변형 객석과 분장실, 대기실, 티켓 부스 등을 갖춘 전문 공연장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생활환경관 소극장에서 주로 공연을 올렸다. 하지만 ‘이화 웨스트 캠퍼스(Ewha West Campus) 사업’(EWC 사업)에 따라 2025년 말 생활환경관 재건축이 계획됨에 따라 대체 공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기획처 기획팀은 작년 8월 대학평의원회에서 EWC 사업으로 인해 학생들의 공용 공간이 줄어드는 상황과 공연 및 학술 활동을 지원하는 후원금이 들어온 시기가 맞물려 영산극장 공사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1월8일 영산극장 개관식에서 독어독문학과의 원어 연극 동아리 아우프 디 브레터(Auf die Bretter)(브레터)가 독일어 원어 연극 ‘북핑크’(Bookpink) 무대를 펼쳤다. 브레터 소속 김세연(독문·23)씨는 “영산극장은 최신 음향·조명 장비가 갖춰져 있고 무대가 넓어 공연을 올리기에 적합했다”며 “기존 소극장은 분장실 환경이 열악했는데, (영산극장은) 이 부분도 잘 마련돼 있었다”고 말했다.

독어독문학과 원어연극동아리 ‘Auf die Bretter’가 영산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제공=우리대학 홍보실
독어독문학과 원어연극동아리 ‘Auf die Bretter’가 영산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제공=우리대학 홍보실

오는 3월6일(목)~8일(토)에는 영어영문학과 원어 연극 동아리 빙즈(Beings)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빙즈 소속 최규리(영문·20)씨는 “영어영문학과 100주년을 맞아 선후배 합동 공연이 예정돼있는데, (인문대) 선배님께서 후배들에게 선물해 주신 영산극장의 의미가 시대를 뛰어넘는 화합이라는 이번 공연의 취지와도 일맥상 통하는 것 같다”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인문학의 명맥을 이어 나갈 수 있음이 뜻깊다”는소감을 전했다.

영산극장 개관에는 김정옥 이사장의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  故 김희경 초대 이사장의 맏딸인 그는,  장학재단 설립을 통해 나눔을 실천한 어머니의 뜻을 이어 사회 환원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장학재단은 인문학의 가치가 퇴화한 지금, 인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유럽 정신문화를 연구하고 우리의 것과 접목하자는 일념 아래 인문학 심층 연구를 지원하고 장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월8일 진행된 영산극장 명명 및 현판 제막식에서 김 이사장은 “이화 후배들이 영산극장을 통해 연극도 하고 공연도 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대학생 시절 4년 동안 별나고 멋지게 꿈을 향해 열정을 불태워 보길 바란다”라며 학생들을 응원했다.

학교 본부는 영산극장이 학생들에게 만족스러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진행된 대학평의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관리처는 영산극장을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를 구성해 학생 이용 시기 등을 논의하고, 유레카 포털을 통한 현재의 공간 대여 방식을 검토할 계획이다.

영산극장 운영을 담당하는 공연문화연구센터는 “운영위원회 회의가 진행 중이라 아직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외부 공연 대관을 제외하고는 학생들의 대관 신청을 받아 운영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방법 및 금액은 추후 공지할 계획이다. 3월부터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조속히 확정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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