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9명의 졸업생이 정들었던 이화에서 마무리를 준비한다. 벗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이화인들, 그중에서도 특히 장애학생과 교환학생을 도우며 따뜻한 이화의 정을 실천한 벗들이 있다. 이대학보는 장애학생 도우미와 피스버디로 활동한 두 졸업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애학생들이 강점을 살려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게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노근영)
장애학생들이 스스로 배려를 요청하고 자신을 알릴 수 있도록
장애학생 도우미는 장애학생과 일대일로 짝을 이뤄 수업에 함께 들어가 학업을 돕거나 동아리 적응 등 전반적인 학교생활을 돕는다. 노근영(특교·20)씨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장애학생 도우미로 활동했다. 사범대 안에서 교육공학을 복수전공한 그는 교생 실습도 두 번 경험했다. 그 탓에 추가학기까지 이수하며 긴 학교생활을 보냈지만, 바쁜 와중에도 노씨는 장애학생 도우미로서 사명을 다했다.
특수교육과 학생인 노씨는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이 훗날 선생님으로 활동할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 만나게 될 장애학생들이 대학에서는 어떻게 생활하고 적응하는지 궁금했던 노씨의 갈증을 해소해 줬기 때문이다. 노씨는 장애학생들이 미래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을 이어 나갔다.
노씨가 장애학생 도우미로 활동하며 도왔던 학생은 자신을 먼저 알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 노씨의 소개로 함께 운동할 수 있는 배구동아리 ‘쏙쏙이화’에 들어가 활동하며 좋은 추억들을 쌓았다. 노씨는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으로 단체 분위기가 장애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노씨가 도왔던 장애학생이 장애 친화적인 해당 배구동아리에서 더욱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씨는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을 하며 장애학생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이들을 대하는 방법 또한 알게 됐다고 말한다. 장애학생 도우미로 만났던 장애학생은 노씨와 대화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노씨가 해당 행동이 상대를 당황하게 할 수 있는 행동임을 알려주자, 장애학생은 대화할 때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조금 힘들지만 노력해 보겠다며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양해를 구했다. 노씨는 이 경험을 통해 장애학생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애로 인한 행동을 모두 받아들이기보다는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해 서로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은 노씨 자신을 알아가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 그는 봉사를 통해 타인을 돕는 동시에 자신이 어떤 것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기 쁨을 느끼는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노씨는 임용을 거쳐 특수교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교사가 된 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그의 꿈이다.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가치관을 배우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해 보는 것이 살면서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져요(이진희)
외국인 학생들이 우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이화피스버디는 국제처 산하 공식 단체로 우리대학을 방문하는 교환학생들과 그 룹으로 매칭돼 문화 교류 활동을 한다. 이진희(과교∙20)씨는 2024년 1월부터 2024년 12 월까지 이화피스버디로 활동했다. 1년간의 미국과 스웨덴 교환학생 경험이 그가 이화피스버디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교환학생 시절을 잊을 수 없었던 그는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외국인과의 교류에 갈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대화하고 문화를 나누며 함께하는 것이 좋았던 이씨는 이화피스버디에 지원했다.
이씨는 피스버디 활동을 통해 외국인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 다. 맛집을 소개하거나 문화 체험을 기획해 함께 체험하는 등 한국 20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혼자서 7~8명의 외국인 교환학생을 맡아야 했기에 외국인 학생들의 높은 열정을 따라가기 힘들 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자주 만나며 이씨에게 이화피스버디 활동은 하나하나가 모여 추억으로 남았다.
그는 외국인 학생에게 편지를 받은 순간을 잊지 못한다. 이전까지는 피스버디 활동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역할보다 도우미 역할을 해주는 것이 크다고 생각해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와중 함께 시간을 보낸 외국인 학생에게 편지를 받 았고, 이씨는 외국인 학생과 친구가 됐음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이씨는 이화피스버디 활동을 통해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 그는 타국의 가치관과 문화를 이화피스버디 활동을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그는 외국인 학생들을 통해 성공에 집착하고 미래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현재를 즐기는 태도를 배웠다. 이씨는 정해진 길을 걷기보다 우선 여러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조금 늦은 나이에도 도전할 수 있는 임용고시를 보지 않기로 했다. 공부를 더 해보고 싶어 교육공학대학원 진학을 택한 그는 대학원 졸업 후에도 ‘현재의 나’만 할 수 있는 경험들로 앞으로를 채워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