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글자를 인식해 소리로 읽어주는 광학문자 판독기 사용법을 보여주고 있다. <strong>강예본 기자
우리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글자를 인식해 소리로 읽어주는 광학문자 판독기 사용법을 보여주고 있다. 강예본 기자

11월4일은 점자의 날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서 실시한 ‘2022 장애인 독서 활동 실태조사’에서 심층 인터뷰한 시각장애인 18 명은 오디오북보다 점자책이 더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서울점자도서관은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이 지속적으로 줄어 2023년, 31년 동안 운영된 것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서울점자도서관은 실물 점자책 약 700권 과 직접 제작한 전자도서, 녹음도서 등 오디오북 약 1만5000권을 제공했다. 점자도서관은 ‘장애인복지법’ 시행 규칙상 ‘장애인 지역 사회 재활시설’로 분류되기에 점자도서관 운영예산은 지방자치단체와 외부 후원금에 의존한다. 예산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서울 내 국가기관 산하 점자도서관은 문체부가 운영하는 ‘국립장애인도서관’ 한 곳만이 남았다. 점자책 이용 가능 공간이 줄어드는 요즘, 우리대학을 비롯한 신촌 소재 대학들은 어떤 점자책 시설을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시각장애 벗들의 독서 도우미, 이화

우리대학은 현재 점자책 185권을 보유 중이며, 특히 2016년부터는 중앙도서관에 점자 도서 서가를 신설해 점자자료를 관리하고 있다. 장애학생에 한해 전화와 이메일로 신청을 받아 희망 장소로 자료를 전달해 주는 대출 및 반납 서비스도 제공한다. 희망 장소가 교내일 경우 학생에게 직접 전달하며, 교외일 경우 대출 희망자가 배송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책을 발송한다.

우리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화면 확대 프로그램 사용법을 보여주고 있다. <strong>강예본 기자
우리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화면 확대 프로그램 사용법을 보여주고 있다. 강예본 기자

중앙도서관뿐 아니라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도 시각장애 학생들의 독서를 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도우미 지원 서비스로 시각장애 학생의 독서에 필요한 ▲손잡이형 확대경 ▲화면 확대 프로그램 ▲화면 낭독 프로그램 ▲문자 인식프로그램을 대여한다. 2023년부터 점자프린터도 제공 중이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이전에는 시각장애인이 그림을 대체 텍스트로만 읽고 상상해야 했지만, 그림 출력이 가능한 점자프린터가 점자의 높낮이로 색을 표현하고 그림의 선도 점자로 표시하며 시각장애인들이 그림을 직접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특수교육과에 재학 중이며 저시력자인 ㄱ씨는 중앙도서관에서 전화로 책을 대여한 경험이 있다. 그는 “전화 한 번으로 바로 대출이 가능해 매우 편했다”며 “책 반납 시에는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맡기고 전화만 드려도 되기에 매우 간단하다”고 말했다. ㄱ씨 는 자신의 신원이 특정될 것을 우려해 익명을 요청했다.

신촌 소재 타 대학의 독서 지원 현황은

서강대 중앙도서관도 장애인에 한해 원하는 장소로 책을 배송하는 자료 대출 반납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중앙도서관을 직접 이용하는 시각 장애인을 위해 입구를 포함한 시설 곳곳에 점자블록을 설치했으며,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장애인 열람실에 장애인석 2석을 두고 있으며 일반열람실에도 1~6석의 장애인용 좌석을 지정해 두기도 했다. 연세대 중앙도서관은 ‘장애인 One Stop 서비스’로 장애인이 대출을 원하는 책을 중앙도서관 1층 출입 관리 데스크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내부에는 도서관 장애인 전용 좌석과 함께 장애학생 열람실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장애학생 열람실은 장애학생들이 도서관 이용 교육을 받고 각종 보조공학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장소다. 홍익대 또한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연계해 대출한 책을 교내의 원하는 장소로 배달하는 장애 학습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와 서강대 중앙도서관 모두 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를 구비 중이다. 우리대학과 유사한 화면 낭독프로그램, 독서확대기 등을 제공한다. 신촌 소재 대학들은 현재 중앙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 원하는 장소로 가져다주는 대출 서비스와 장애인들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등의 노력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독서 활동을 돕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사회에서 쉽게 읽기 어려운 책을 대학에서야 비로소 읽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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