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3일(월) 채플 시작 5분 전인 오전9시55분 대강당의 모습. <strong>장유현 기자
9월23일(월) 채플 시작 5분 전인 오전9시55분 대강당의 모습. 장유현 기자

학생들이 개강 채플을 보이콧했다. 우리대학 학생들 396명이 채플 방식 개선 필요성에 동감해 채플 보이콧 TF(TF)를 지지하며 21일(월)~27일(금) 채플에 불참했다.

TF가 보이콧 시위에서 요구한 내용은 ▲선택적 이수제 전환 ▲의무 이수학기 4학기 축소 ▲비대면 전환 ▲시간대 다양화다. 우리대학은 현재 채플 의무 이수학기를 8학기로 하고 있으며, 채플을 오전10시~오후12시30분 사이 2부제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대강당 앞에서 피켓을 들고 채플 보이콧 시위를 하고 있다. <strong>장유현 기자
우리대학 학생들이 대강당 앞에서 피켓을 들고 채플 보이콧 시위를 하고 있다. 장유현 기자

시위를 기획한 TF는 4명의 학생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채플의 목적이 불투명하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개강 채플 보이콧과 피켓팅 시위를 진행했다. 피켓팅 시위는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일에 걸쳐 이뤄졌다. TF를 포함한 학생 6명이 “BOYCOTT CHAPEL”, “4학기로 축소하라", “종교의 자유 보장하라", “선택 이수로 전환하라"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채플 시작 10분 전부터 채플이 끝날 때까지, 대강당 앞과 대강당 안 좌석에 서 있었다. 

TF는 2024학년도 2학기 채플이 시작하기 전 11일, 이화·포스코관, 학관, ECC를 비롯한 학내 곳곳에 대자보 23개를 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 채플의 문제점, 보이콧의 의의 그리고 동참할 학생들을 모집하는 게시물 올렸으며, 에브리타임을 통해 보이콧 수요조사도 진행했다. 22일부터 27일까지 시행된 수요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68명 중 396명의 학생들이 채플 보이콧 참여하겠다 답했다. 채플 보이콧의 이유로 ‘현행 채플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가 가장 많았다.

TF를 모집한 박선재(영문·20)씨는 “이번 보이콧만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지 않는다"며 “성공과 실패를 떠나 많은 학생들이 채플에 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채플로 이화 정신을 강요받고 채플이 우리 학교의 정체성이 돼선 안 되며 행동으로 이화인들이 연대하고 저항하는 것이 이화 정신을 잇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채플 운영 방식 변경을 요구해 왔다. 우리대학 총학생회(총학)에서 시행한 2024학년도 상반기 교육공동행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4036명 중 69.1%가 채플 수업을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결과를 바탕으로 5월23일에 진행한 2024 정기협의체에서 교목실과 채플 운영 방식에 대해 논의했으나, 교목실은 “채플 실무적인 운영을 담당하는 부서일 뿐 제도 자체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운영 방식 변경에 회의적으로 답했다. 이후 6월4일 총장 간담회에서 김은미 총장은 “채플 필수 이수 학기 축소 시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총학은 2024학년도 하반기 교육공동행동에서 채플 의무 이수학기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채플 운영방식에 대한 비판은 총학이 요구를 집약하기 전, 비대위 체제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이대학보 1644호(2022년 9월8일자)에 따르면 2022학년도 2학기 당시 채플 운영방식에 만족하지 않는 학생은 전체 응답자의 78.1%였다. 우리대학 재학생 401명이 응답했으며, 모든 응답자들은 5점 ◆리커트 척도로 채플 운영방식에 대한 만족도를 답했다. 49.9%의 응답자가 채플 운영 방식에 “매우 불만족한다”고 답했으며 28.2%가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채플 보이콧에 참여한 이서린(화공·21)씨는 “채플 출석 확인 방식이나 채플이 졸업 필수 요건인 것에 불만이 있었다”며 “채플 보이콧 취지에 동의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ㄱ(커미·20)씨는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고 운영 시간이 고정된 단점을 감안할 만큼 채플이 학생들에게 가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ㄴ(융콘·23)씨는 “채플을 계속 운영하더라도 다양한 시간대에 열거나 필수 학기 이수를 줄여야한다”고 말했다. ㄴ씨는 “보이콧은 학교에 직접적으로 학생의 의견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학교는 변화된 가치에 따라 채플 운영 방식을 학생의 편의를 위해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ㄱ씨와 ㄴ씨는 신상을 밝혔을 때 받을 불이익을 우려해 익명 표기를 요청했다.

 

◆리커트 척도: 문항들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응답범주를 제시해 응답자가 그 중 선택하게 하는 응답 방식. ‘매우 그렇다-보통이다-매우 그렇지 않다’로 제시되는 설문조사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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