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강의평가 결과 전부공개, 한양대 상위 50% 강의 공개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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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동국대가 학생들에게 강의평가 결과 순위와 등급을 공개했다. 강의평가 결과 공개 후 1년이 지난 동국대는 동아일보 등 일간지에서 ‘맹탕, 재탕 강의가 없어지고 있다’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대와 한양대도 학생들에게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본교가 시행하지 않고 있는 강의평가 결과 공개에 대해 학교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교 학생들은 현재 강의평가 결과를 알 수 없다. 
본교는 1994년 1학기부터 매학기 기말고사 이후 성적확정 전에 강의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강의평가는 교수, 학습과 관련된 직접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강의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들의 강의에 대한 요구와 의견을 조사하고 평가하는 제도다. 2008학년도 2학기 본교 강의평가에는 약 88%(7만2천6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강의평가 결과는 각 대학의 학장과 해당 교과목 담당 교수에게 제공되고 있다. 교수는 강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학기 강의 개설을 하고 교과 내용 구성을 한다. 각 단대는 평가 결과를 강사 선임의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는 강의평가 결과가 공개되지 않는다. 대신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이화이언’(ewhaian.com) 등을 통해 강의 내용과 교수님의 수업방식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2월 한달 동안 ‘강의평가’게시판 전체 662개 글 중 280여 개(약 42%)의 글이 강의에 대한 정보였다. 그러나 이곳에 모든 강의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임지희(유교·08)씨는 “수강신청 기간에 이화이언을 뒤져봤지만 내가 찾는 강의에 대한 평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정민(독문·08)씨는 “개인이 올리는 강의평가는 단편적이라 신뢰하기 어렵다”며“동국대와 한양대 처럼 강의평가 결과가 공개되면 학생이 강의를 선택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평가 결과 공개에 대해 교무과 직원은 “교수와 학생 간 충분한 이해없이 강의평가 결과가 학생들에게 공개되면 부적절한 정보 제공 등으로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교무처에서는 이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동국대, 서울대, 한양대 등 일부 타대는 강의 평가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동국대는 한 학기 3번의 강의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결과는 학교 포털 아이디가 있는 학내 구성원들에게만 공개된다. 강의 등급은 강의평가 결과에 따라 4등급으로 나뉜다. 평가 원점수도 공개된다.

동국대 황지호(생명화학공학·04)씨는 “강의평가 공개 후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 강의를 개선하는 교수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동국대 조상식 교수(교육학 전공)는 “교수들도 강의를 개선하고 다양한 교수법을 적용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아직 학문적 특성, 강좌의 성격 등을 무시한 채 천편일률적인 척도를 적용하는 강의평가제도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회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강의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서울대 강의평가 홈페이지 ‘SNUev’(snu-ev.com)를 만들었다. 작년 2학기에 이 홈페이지에서 실시된 강의평가에는 학부생 1만3천219명 중 7천 명(약 53%)이 참여했다. 지난 학기 이 홈페이지에서 강의평가를 한 서울대 조종규(언론정보·07)씨는 “나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도 강의평가 결과를 수강신청 등에 많이 참고한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올해 1월6일(화)부터 2008학년도 2학기 강의평가 결과가 좋은 상위 50%의 강의를 한양대 학사정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한양대 이서경(행정·07)씨는 “수강신청 시 좋은 강의로 평가된 수업을 많이 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장한이 기자 123gksdl@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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