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때문에 미국은 우리에게 그토록 많은것들을 요구할 수 있는가. 45년전 미군정은 냉전구도하 동북아지역의 지배권장악을 위해 「민족의 분단」을 요구했고,50년대이후 자국의 경제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들의 잉여상품을 팔수있는 넓은 시장과 우리들의 값싼 노동력을 요구했다.

또한 그들은 80년대에 들어와 미국의 농민들을 살리기 위해 한국농민들의 생존권희생을 요구하는 농산물수입의 전면개방을 요구했고, 90년도 최대유행어인 우루과이라운드의 수용을 요구했다.

이제 미국은 또한가지 군사적 동맹을 이유로, 자신의 제3세계 지배권에 중대한 이익이 걸려있는 중동분쟁에 대한 거액의 방위비분담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우리가 맺은 동맹은 동족의 피보다 더 진한 「혈맹」이었던가. 북한으로부터 우리들을 철통같이 보호해준다는 「주한미군」은 그 엄청난 주둔비 요구로 정부의 국방기예산을 매년 10%이상씩 증가시키고 있으며 교육열 높은 우리 국민들의 호주머니속애서 알뜰히 바쳐진 교육세의 절반 이상을국방비로 빼돌리고 있다.

중동분쟁방위비 역시 민중들의 빈약한 가계에산에서 새나갈것은 자명하다.

민중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방위비분담은 있을 수 없다.

또한 도덕적차원에서도 방위비분담을 통한 간접적 전쟁참여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지난 60년대 베트남전쟁당시 참전이유도 모르는채 죽어간 수 많은 조국의 청년들을 똑똑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십년전 광주에서 무참히 스러져간 수많은 우리민중들과, 핵폭풍 전야의 조구그이 운명을 외면할 수 없는 이땅의 민중들은 이제 더 이상 미국을 「자유우방」이라 부르지 않는다.

또, 수해로 인한 재정의 쪼달림탓에 방위비를 최소하 시켜 달라도 애걸하는 작금의 정치 권력을 이땅의 「지도자」라 부르지 않는다.

80년 광주를 시작으로 반미 자주화운동은 민주화 운동과 함께 이미 민중속에 뿌리를 내렸으며 조직적인 대세를 이루어온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민족민주운동세력의 현주소는 어디에 있는가. 변혁전망을 둘러싼 실천없는 논의만 무성한다하면, 반민자당전선구축을 위한 제도권안팎의 통합여부는 지리한 실랑이만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분열된 민족민주운동세력은 반드시 하나로 합해져야 한다.

이는 무엇보다 현시기 강한고리로 작용하는 통일운동과 반미자주화운동의 전개에 있어 국내민중들의 생활상의 요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정책의 개발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명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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