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교육 100년 조명하는 학술대회 열려
이화여전 특별전 5월 말까지 진행

4월24일 오후1시 ECC 이삼봉홀과 대산 갤러리에서 ‘이화, 한국 여성고등교육의 백년대계’를 주제로 이화여자전문학교(이화여전) 설립 100주년 행사가 열렸다. 기념예배, 특별전시, 학술대회로 이뤄진 이번 행사는 이화여전 시절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대학교로 명문대학이 되기까지 한국 여성 교육의 발전 과정을 돌아보고 그 역사 속 이화의 역할과 의미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삼봉홀에서 진행된 기념예배는 이향숙 총장 인사말을 비롯해 우리대학 상주 음악가인 콰트로 이화(Quatro Ewha)의 특주가 진행됐다. 오후1시30분 대산 갤러리에서 특별전시 개관식이 열렸고, 이어 이삼봉홀에서 이화여전의 인문학, 음악, 역사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24일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 이화여전 100주년 행사에서 한예종 우동선 교수(건축과)가 이화여전 캠퍼스의 건축사를 발표하고 있다. <strong>진유경 사진기자
24일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 이화여전 100주년 행사에서 한예종 우동선 교수(건축과)가 이화여전 캠퍼스의 건축사를 발표하고 있다. 진유경 사진기자

학술대회 발표에는 우리대학을 비롯하여 서울대, 서울과학기술대(서울과기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 6명이 참여했다.

‘이화여전 문과의 설치와 영어영문학 전공의 시작: 1925~1945’를 주제로 이형숙 교수(영어영문학부)가 발표했다. 이 교수는 우리대학 영어영문학부(영문)의 전신인 문과를 중심으로 여성의 교육에 대해 소개하며 “당시 문과는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했는데, 식민지의 언어가 아닌 제3의 언어로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점이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그는 직업교육이 중심이었던 이화여전 교표에 ‘EWHA COLLEGE’를 사용했다며 이는 시대적 제약에도 종합대학으로 가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준다는 점을 덧붙였다.

신혜승 강사(한국음악)는 ‘여성 음악 주체를 꿈꾼 공간: 이화여전 음악과의 제도적 상상과 문화 실천, 그리고 오늘의 이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신 강사는 이화여전이 한국민요 최초로 여성 3부 합창으로 편곡된 ‘조선민요합창곡집’(1931)을 발간하고 당시 이화여전의 합창단이었던 글리클럽(Glee Club)의 순회공연이 대성황을 이뤘던 <조선일보> 보도를 소개했다. 그는 남성 중심의 음악계 안에서 여성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식민지 시대에서도 여성들이 (음악을 통해) 공적 공간에서 발화할 경로를 확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 밖에도 서울과기대 김일환 교수(사회학과), 정혜중 교수(사학과), 한예종 우동선 교수(건축과), 서울대 정준영 교수(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발표가 이어지며 이화여전을 중심으로 여성 교육의 역사를 되짚어봤다. 학술대회에 참여한 허원(사학과 전공 석사과정)씨는 “이화역사관까지 가야만 접할 수 있는 이화의 역사를 전문적인 발제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전시에는 100년 전 이화여전 건립의 의미와 당시의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새로운 이화는 단순 학교일 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여성들의 궁전입니다”는 선교사 아펜젤러(Alice R. Appenzeller)의 말씀이 벽면에 적혀 있는 모습. <strong>진유경 사진기자
전시에는 100년 전 이화여전 건립의 의미와 당시의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새로운 이화는 단순 학교일 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여성들의 궁전입니다”는 선교사 아펜젤러(Alice R. Appenzeller)의 말씀이 벽면에 적혀 있는 모습. 진유경 사진기자

특별전시는 대산 갤러리에서 4월24일(목)~5월31일(토)까지 진행된다. 관람객들은 당시 이화여전에서 가르쳤던 교과 정보와 배움의 생생한 현장을 접할 수 있다. 전시관을 방문한 윤영선(전자전기공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막연하게 (학교가) 1886년에 지어졌다는 것은 알았지만 100년 전의 자료를 본 것은 처음”이라며 “전쟁 중 파괴된 건물도 있었음에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나아갔다는 점이 멋있었다”고 이화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수지(컴공·21)씨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여성의 연대와 힘의 근원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 

ECC 대산갤러리에서 진행된 이화여전 설립 100주년 특별전시 모습. 방명록과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엽서들이 비치되어 있다. <strong>진유경 사진기자
ECC 대산갤러리에서 진행된 이화여전 설립 100주년 특별전시 모습. 방명록과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엽서들이 비치되어 있다. 진유경 사진기자

한편, 대산 갤러리에서는 이화여전 설립과 함께한 영문학과 창설 100주년 기념전을 진행하고 있다. 영문학과 학창 시절과 교수들의 발자취, 영어 연극의 역사, 교수님의 서적들을 전시하는 기념전도 4월24일(목)~5월31일(토)까지 열린다.

대산갤러리에서는 이화여전 특별전시와 동시에 영문학과 창설 100주년 기념전시가 진행된다. <strong>진유경 사진기자
대산갤러리에서는 이화여전 특별전시와 동시에 영문학과 창설 100주년 기념전시가 진행된다. 진유경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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