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 우리대학 학생 ㄱ씨는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오후11시경 정문 철문으로 학교에 들어가려는 남성을 발견했다. 재학생으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였던 그는 경비원에게 제지당하자 욕설을 뱉으며 돌아갔다. 무례한 남성의 태도에 ㄱ씨는 거북함을 느꼈다.
ㄱ씨를 비롯한 우리대학 학생들은 교내 외부인 출입이 불가한 구역 또는 시간에 남성 외부인을 발견한 적이 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과 출입 금지 시각(오후10시) 이후 설치되는 철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부인 출입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ㄴ씨는 4월21일 오전9시30분경 ECC 잉여계단에 누운 타대 잠바를 입은 남성을 목격했다. 잉여계단이 위치한 ECC 지하1층과 지하2층은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다. ㄴ씨는 이곳에서 남성을 보고 큰 당혹감을 느꼈다. E-House(이하우스) 202동에 거주하는 ㄷ씨는 학생증을 찍어야 출입할 수 있는 게이트 안에 매주 주말마다 들어오는 남성이 있다고 말했다. ㄹ(교육·25)씨 역시 3월20일 오후12시30분경 ECC 지하 2층에 위치한 9호기 엘리베이터 앞 테이블에서 우리대학 학생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남성 외부인을 발견했다.
총무처 총무팀에 따르면 ECC 지하4층과 진선미관 등 임대업체가 있는 장소 이외에는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다. 정문은 오후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외부인 출입이 제한돼 해당 시간대에 목적 없이 출입하는 외부인과 거동 수상자는 순찰 및 CCTV를 통해 확인 후 퇴거 조치된다.
이들은 외부인 탑승이 금지된 셔틀버스(셔틀)에서도 목격됐다. ㅁ씨는 4월7일 오후8시경 이화·포스코관(포관) 앞에서 셔틀에 타고 있는 남성 외부인을 발견했고, 이후 기숙사에 도착했을 때 같은 남성이 혼자 기숙사에서 셔틀을 타고 내려가는 모습을 봤다. ㅂ(커미·25)씨 역시 여자친구를 데리러 가겠다며 기숙사 야간 버스에 탑승한 남성이 이하우스에서 내리는 것을 목격했다. ㅂ씨는 “이렇게 늦은 시간대에 왜 여대 기숙사 코앞까지 셔틀을 타고 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ㅅ(성악·25)씨는 여성들만 있을 수 있는 공간에 남성 외부인이 들어온다는 사실 자체가 공포스럽다며 “학교 내부의 여성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ㅁ씨는 교내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안락함이 “외부인 남성들로 인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취재원들은 신상 유포를 우려해 익명을 요청했다.
학생들은 학교 차원에서 외부인 출입을 적극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총무팀은 외부인 출입이 불필요한 공간에는 출입 카드(교직원증, 학생증)를 통해 출입 통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입 시스템 설치가 어려운 공간은 CCTV를 통한 실시간 감시 및 출동을 하고 있으며, 외부인 출입금지 안내 표지판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총무팀은 최근 오후10시 이후 세워지는 정문 철문을 더 견고한 방어문으로 교체했으며, 노후된 교내 외곽 CCTV를 올해 전면 교체 예정이다.
출입규정을 미준수한 외부인 혹은 거동수상자를 발견했을 때는 종합상황실(3277-5000)으로 전화하면 된다. 주변에 비상타워가 있을 시 타워의 버튼을 눌러도 된다. 두 경우 모두 곧바로 캠퍼스 폴리스가 현장으로 출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