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마교양대학 글로벌학부로 입학 후 한국어 학습 실시
3월 초, <게임스토리텔링> 수업을 듣던 황자함(Huang Zihan·융콘·24)씨는 한국인 학생으로부터 팀 프로젝트 제의를 받았다. 제안에 고마움을 느꼈지만, 한국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토론에 민폐를 끼칠 것을 우려한 황씨는 스스로 중국인 유학생들의 팀에 합류했다.
우리대학 2024학년도 후기 외국인특별전형부터 외국인 유학생이 입학시 취득해야 하는 TOPIK(한국어능력시험) 기준이 사라졌다. 올해 우리대학은 호크마교양대학 글로벌학부 제도를 도입해 외국인 유학생에게 제공하던 한국어 교육을 체계화했다. 그러나 한국어 능력을 보지 않는 입학 기준은 외국인 유학생의 적응 어려움을 유발하기도 한다. 오인수 교수(교육학과)는 “어학 능력은 대학 수업 및 생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당 능력이) 선발의 주요 기준이 되지 않는다면 입학 후 유학생의 학업 및 생활 적응 부담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先한국어 vs 後한국어
2024년 9월 개정 이전, 학부 신입생은 영어 어학 기준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TOPIK 3급을 취득하거나 국내대학의 한국어연수기관에서 한국어과정 4급 이상을 수료해야 했다. 우리대학은 2025학년도 전기 전형부터 TOPIK 3급 미만자의 전공 교과목 수강이 제한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미만자는 글로벌학부에서 2개 학기를 이수하고, TOPIK 3급 이상을 취득해야 본인의 전공으로 진입할 수 있다.
한국어 능력을 보지 않는 입학 기준에 대해 학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대학 국제처 국제학생팀은 “어학자격을 완화해 한국어가 부족하더라도 다른 어학능력이나 학업역량, 성장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기준을 완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TOPIK 3급 미만자는 첫 2개 학기 동안 반드시 능력에 따라 지정된 한국어 수업을 수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춘우(Li Chunyu·사회·22)씨는 “올해 들어온 신입생 후배들이 강의를 따라가기 힘들어한다”며 “한국인 학생들도 새내기로 입학하면 힘들어하는데, 한국어가 부족한 중국인 유학생들은 더욱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욱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는 “어학 능력 기준이 실제 능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기준을 보고 입학을 결정해야 (유학생의) 이화에서의 적응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제도 재정비할 필요 있어
타대의 외국인특별전형 한국어 능력 기준은 천차만별이었다. 서울대는 한국어 또는 영어 능력을 증빙하는 서류를 요구한다. 한국어 능력은 TOPIK 3급 이상 혹은 한국어연수기관에서 4급 이상의 수료가 필요하다. 고려대는 합격자가 제출한 TOPIK 급수에 따라 교육과정이 달라진다. 3급 이하는 한국어 교육을 두 학기 의무 수강해야 하고, 전공과목 수강이 불가능하다. 4급 이하는 교육 의무 수강 학기가 1학기로 줄어들며 정규학기당 6학점까지 전공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5급 이상 합격자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성균관대는 한국어 어학 능력으로 지원 가능한 한국어트랙과 영어 어학 능력으로 지원 가능한 영어트랙을 따로 모집한다. 중앙대는 한국어 어학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을 일단 등록한 후, 휴학시켜 한국어 연수를 받게 한다. 한국어 연수를 받은 학생들만이 정규 과정에 복학할 수 있다.
올해 우리대학에 입학한 외국인 유학생은 TOPIK 3급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전공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그러나 입학 당시에도 TOPIK 6급 자격을 보유하고 있던 주시은(Zhu Qinyin·의류산업·20)씨는 “대학에 입학했을 때 전공 수업의 90%가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학생들이 PPT 슬라이드를 1초 만에 이해할 때, 자신은 3~4시간 동안 읽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정량 기준인 TOPIK 기준과 더불어 실질적으로 어학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씨는 “입학 과정에서 지원자와 대면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