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어령 교수는 영면했지만 그의 발자취는 끝나지 않았다. 이 교수의 1주기 추모 특별전 ‘이어령의 서(序)’가 2월25일부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 1주기를 추모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남긴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이 교수는 ‘시대의 지성’이라고 불린 학자이자 교육자, 행정가, 크리에이터(creator)다. 언론사 논설위원, 대학 교수, 초대 문화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88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굴렁쇠 소년’을 연출한 문화기획자이며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낼 때는 국립국어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설립해 문화 발전에 큰 공
“니 ◆엘지비티(LGBT)가? 장미는 여자잖아.” 연애 예능 프로그램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좋알람)’(2023)에서 나온 한 남성 참가자의 말이다. 이 남성은 동성에게 호감을 표시한 여성 참가자에게 놀라며 이와 같은 말을 내뱉었다. 구수한 사투리로 상대 참가자에게 성 정체성을 묻는 장면은 온라인 커뮤니티 여러 곳으로 퍼져 화제가 됐다. 좋알람은여느 연애 예능과 다를 게 없어 보였지만 ‘자스민’이라는 여성 참가자가 같은 여성인 ‘백장미’에게 호감을 표시한 후로 시청자가 급속히 유입됐다. 해당 프로그램의 연관 검색어에는 둘을
우리는 새로운 것을 봤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 인터넷이 그랬고, 스마트폰이 그랬다. 이제 우리 앞에 다가온 두려움은 챗GPT다. 인공지능 기반 챗봇 챗GPT는 긴 설명을 요구하는 답변을 완성도 있게 제시해 보고서, 연설문 작성, 번역·어학 공부, 코딩 등에 활발히 활용되며 우리를 놀라게 했다. 챗GPT의 시대, 대학교육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살펴봤다. 챗GPT…학생들 의견 갈려“정보량이 많아서 일일이 검색하기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는데, 시간을 아껴주는 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아요.”학생들은 챗GPT를 과제나 각
포스트휴머니즘의 세 흐름 : 캐서린 헤일스, 캐리 울프, 그레이엄 하먼 이동신 지음. 서울 : 갈무리, 2022 현시대를 인류세라고 명명하는 많은 학자들은 인간의 활동이 지질학적 변화를 가져올 정도로 광범위하고 파괴적임을 강조하며 기후변화 같은 위기를 생각하면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사람과 사물로 구분하고, 사물을 인간의 소유물로 여겨 약탈과 훼손을 정당화하려는 이분법적 사고의 틀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벗어날 수 없다는 비관론적 전망이 다수 존재합니다.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테크놀로
편집자주|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55호에서는 김은실 교수(심리학과)를 만나 인스타그램의 일시성이 이용자의 자기 개방 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사진을 찍었을 때, 우리는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고 친구들을 태그하곤 한다. 게시물은 삭제하지 않는 한 영구히 남기 때문에 신중히 사진을 고르고 보정하지만, 스토리는 24시간 이내에 삭제되기 때문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본디(Bondee)가 20대 마음을 사로잡았다. 본디는 가상공간에서 아바타와 방을 꾸미는 융합형 소셜미디어 서비스다. 본디 전체 사용자는 2월26일 기준 18만1018명으로, 여성이 85.8%를 차지하고 그중 20대 여성은 41.5%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10대들의 전유물이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본디는 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본디의 특징은 친한 친구를 중심으로 하는 폐쇄적인 소통구조다. 본디는 출시된 지 4개월 만에 구글플레이에서 누적 다운로드 수 500만 회를 넘겼고,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아르헤리치의 말 : 삶이라는 축제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마르타 아르헤리치, 올리비에 벨라미 지음. 서울 : 마음산책, 2023 두 살 반밖에 안 된 여자아이에게 "너 이거 못 하지?" 소리를 쉴 새 없이 퍼부으며 약을 올리는 다섯 살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남자아이가 "너 피아노 못 치지?" 라고 약을 올리자 여자아이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낮잠 시간에 늘 들려주는 자장가를 한 음도 틀리지 않고 칩니다. 위대한 피아니스트의 탄생은 이렇듯 작은 도발에서 시작되었습니다.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젊은 굴다와의 운명적인 만남은 자유분방하고
“요즘 MZ세대는 조금만 힘들어도 금방 나가거나 불만을 표출해요.” MZ세대가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종종 듣는 부정적인 시선이다. 이런 고정관념 때문에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동떨어진 집단처럼 인식되곤 한다. 신인류로 구별되는 ‘그들’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MZ세대는 Z세대를 중심으로 정의된다. 한국 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MZ세대 연령대는 16.1세~30.7세다. 사실상
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 신형철 시화신형철 지음. 파주 : 난다, 2022 문학 장르 중에서도 특히 시를 향한 지독한 사랑 고백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고통, 사랑, 죽음, 역사, 인생을 주제로 각각 5편의 시를 엄선해 소개하고 있습니다.시를 읽는 일에는 이론의 넓이보다 경험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은 힘겨운 어느 날 우연히 읽은 한 편의 시가 내 삶을 지탱하는 위로와 위안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김연수 작가의 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메리 올리버의 시
편집자주 | 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53호에서는 전종설 교수(사회복지학과) 를 만나 알코올 중독 치료 효과가 있는 웹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3명의 젊은 여성이 술을 즐기는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2021)이 최근 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은 하루를 술로 마무리한다.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퇴근을 하고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보며 맥주 한 잔을 기울이거나 회식 자리에서 다 같
영어의 마음을 읽는 법 : 영어가 세계를 로딩하고 또 다른 세계로 접속하는 방식김성우 지음. 서울 : 생각의힘, 2022 이 책에는 인지언어학을 바탕으로 우리의 영어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언어학자로서의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저자는 교과서와 문제집과 시험 속에 갇혀 있는 죽은 영어가 아닌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살아있는 영어를 공부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인지언어학이란 인간의 본질을 규명하기 위한 학제적 연구의 일환으로서 언어 자체의 속성을 규명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언어와 몸과 마음 그리고 문화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진정한 욕망과 영성 그리고 사랑을 찾아 낯선 세계로 떠난 한 여성의 이야기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서울 : 민음사, 2017 1321년 단테가 《신곡》을 발표했을 당시 라틴어로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문학계에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는 귀족의 언어가 아니라 거리에서 시민들이 사용하는 진정한 피렌체어를 수집해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16세기에 이르러 이탈리아인들은 모든 방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언어를 골라 국어로 삼고자 했으며, 피렌체의 위대한 시인인 단테의 언어를 이탈리아어로 결정하게 됩니다.끝없는 절망
본교 자연사박물관이 특별기획전 ‘생물의 이동 - Locomotion(보행 운동), Migration(대규모 이동)’을 개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대학박물관협회가 2022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주최한 이번 전시에는 본교 재학생들도 함께했다. 곤충의 보행 원리부터 철새의 대규모 이동까지“홍부리황새는 원래 유럽에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으로 건너가야 하는데, 끝까지 가지 않고 중간 지점에 멈춰버리는 새들이 생겼어요. 바로 인간의 활동 때문이죠.”벌목, 공장 가동처럼 규모가 큰 활동뿐만 아니라 사냥, 관광, 쓰레기 투척과
편집자주 | 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51호에서는 본교 통역번역연구소 소장 신지선 교수(통역번역학과)와 부소장 장애리 교수(통역번역학과)를 만나 통번역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통번역 서비스를 누린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집에서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볼 때 외국어가 나오면 화면 아래 자막이 뜬다. 미술관에 가도 다양한 언어로 해석이 제공된다. 이는 모두 통역사
우리에게도 예쁜 것들이 있다 : 볼수록 매혹적인 우리 유물이소영 지음. 서울 : 낮은산, 2022 이 책에는 80종의 소중한 우리 유물이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습니다.평소 박물관 사랑이 지극한 저자는 개인적인 감상을 최대한 배제한 채 재료, 기법, 제작 시기 등 유물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주로 소개하고 있어 마치 박물관에 직접 가 있는 것처럼 독자에게 감상할 여지를 남겨둡니다.눈길을 사로잡는 책의 표지는 쪽으로 염색한 푸른색 비단에 화려한 자수가 놓인 을 응용한 작품입니다. 조선시대에 공식 국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은 학생항일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하기 위한 날입니다!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이화여대 연극 동아리 배우와 함께 2.8 독립선언서를 낭독해보았습니다.학생들의 용기와 독립정신을 떠올리며, 숭고한 민족정신을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출연 | 중앙 연극동아리 총연극회 김희원 배우, 중앙 뮤지컬동아리 이뮤 최윤서 배우, 사회과학대 연극동아리 투명한 사람들 김지윤 배우, 인문대 연극동아리 인문극회 정유민 배우주관 | 이대학보 미디어부기획 | 정지현촬영 | 정지현 최예원 허윤편집 | 정지현 허윤
편집자주| 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50호에서는 최윤정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로부터 예능 프로그램 시청자들이 형성하는 관계성이 프로그램 관련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대 사회의 시청자들은 개그프로그램에 방청을 가고 토크쇼에 사연을 보내는 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로 프로그램을 즐긴다. 인기를 끌었던 댄스경연프로그램 방영 이후에는 대규모 전국 투어가 진행되기도 했다. 본교 최윤
본교에서 마을버스로 10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한부모 여성가장들을 돕는 작은 가게가 있다. 이 공간의 이름은 ‘봄비살롱’. 생명과 희망을 상징하는 ‘봄비’의 첫 글자와 개별 사업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상징하는 ‘비즈니스’의 첫글자를 합친 이름이다. 봄비살롱은 싱글맘들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전문적 지원을 하기 위해 2020년 6월 오픈했다. 봄비살롱의 모토는 ‘가치에 가치를 더하다’로, 싱글맘들의 자립과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 이곳에서는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이 싱글맘들의 손을 거쳐 공예품으로 재탄생한다.현재는 약
사물의 소멸 : 우리는 오늘 어떤 세계에 살고 있나한병철 지음. 파주 : 김영사, 2022 이 책은 스마트폰, 셀피, 인공지능 등 현대사회를 규정하는 기술과 사물에 대한 철학자로서의 사유를 담아내고 있습니다.저자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이 제기했던 소유냐 존재냐의 물음을 뛰어넘어 사물의 소유가 체험으로, 체험이 다시 정보로 이행하는 흐름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기술하고 있습니다.사물의 연속성은 인간의 안정화 욕구를 충족시키지만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디지털 질서는 세계를 정보화함으로써 탈사물화하고 인간의 삶
편집자주 | 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49호에서는 본교 다문화연구소 소장 장한업 교수를 만나 ◆상호문화주의를 바탕으로 한 다문화 연구에 대해 들어봤다. 캠퍼스에서는 미국인부터 프랑스인, 중국인, 일본인 등 다양한 국적을 지닌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학교도 하나의 다문화 사회인 것이다. 세계화가 진행되고 국가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오늘날 국경은 물리적 의미로 존재하는 것이 됐다. 다문화연구소는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