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Z세대는 조금만 힘들어도 금방 나가거나 불만을 표출해요.” MZ세대가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종종 듣는 부정적인 시선이다. 이런 고정관념 때문에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동떨어진 집단처럼 인식되곤 한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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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로 구별되는 그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MZ세대는 Z세대를 중심으로 정의된다. 한국 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MZ세대 연령대는 16.1세~30.7세다. 사실상 Z세대만을 MZ세대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451개 사를 대상으로 ‘MZ세대와 이전세대의 차이’를 조사한 결과, 기업은 MZ세대가 회사보다 개인을 중시하며 자신의 개성을 회사로부터 존중받길 원한다고 인식했다. 평택대 양정은 교수(광고홍보학과)는 “기성세대가 MZ세대를 공통된 특징으로 규정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회에서 MZ세대는 기성 세대와 구별되면서도 개인주의적 특징을 모두 가진 집단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MZ세대의 생각은 다르다. 이예은(통계·21)씨는 기성세대 회사 간부들로부터 “신입사원들이 개성이 뚜렷하고 일과 공동체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개개인마다 다른 것이지 한 집단으로 묶어서 말하기엔 너무 일반화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지인(통계·21)씨도 마찬가지다. 박씨는 “MZ세대가 독특하다고 묘사되는데 세대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MZ세대가) 특이한 세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MZ세대를 향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소통 회피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기성세대가 자신에게 편견을 가지고 대한다고 인식한 젊은 세대가 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기성세대가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개인이 아닌 세대의 문제로 가정하고 젊은 세대를 대할수록 그들은 더 주눅든다”고 지적했다.

 

누가 MZ를 만들었나, 소비되는 MZ

신세대와 기성세대를 구별 짓는 것은 오랫동안 반복된 현상이다. MZ세대 이전에는 X세대가 있었고 X세대 이전에는 586세대가 있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세대가 신세대로 부상하며 타자화되는 양상은 되풀이돼 온 것이다.

양 교수는 “미지의 세대인 MZ세대와 다른 세대 사이에 직접적인 소통 경험이 부족해 다른 세대가 편견을 갖게 됐다”고 해석했다. 가족의 규모가 점점 축소되면서 세대 간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해진 탓이다. 양 교수는 “인간은 경험을 통해 얻은 정보가 부족하면 다른 정보에 의존해서 판단한다”며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 할 때도 단서가 별로 없기 때문에 미디어에서 얻는 정보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생긴다”고 말했다.

최근 MZ세대는 미디어에서 특정 이미지로 소비되기 시작했다. 자기 개성과 자아 정체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이미지다. “남 신경 쓰지 말고 그저 나답게”라는 말과 함께 가수 태연이 강한 조명 아래에서 자유롭게 춤추는 의류 브랜드 ‘널디’(Nerdy) 광고가 대표적이다. 20~30대의 MZ세대가 모든 부문에서 소비력 강한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연 교수(경영학과)는 “2030대가 향후 소득이 높아지면서 더 큰 구매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에 현재 가장 주목하는 집단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소비자인 MZ세대를 겨냥한 광고는 이상적인 자아만을 강조했다. 판매를 촉구하기 위해 MZ세대의 피곤해하거나 평범한 모습보단 젊음의 활기를 강조하며 광고주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유승철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는 "광고는 판매라는 목적이 있으니까 굳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MZ 세대 편견, 통합 향한 노력 필요해

MZ세대 당사자는 MZ세대를 어떻게 바라보길 희망할까. 이민서(과교·22)씨는 “세대 구분을 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봤으면 좋겠다”며 세대보다 개인에 집중하길 바랐다. 이다빈(과교·22)씨는 MZ세대의 목소리를 신세대의 당돌함으로 보기보다 또 다른 견해로 보고 그 의견에 관해 함께 생각해보길 희망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관계자는 기성세대와 MZ세대가 "서로 이해하려는 쌍방향 배려가 필요하다"고 봤다. 모든 세대가 살아온 시대에 따라 고유한 가치관을 갖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틀렸다’가 아닌 ‘나와 다르다’는 관점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대별로 가치관은 다를 수 있지만 세대에 대한 해석만큼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배려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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