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 살던 김승윤(커미⋅21)씨는 대학에 입학해 서울로 올라왔다. 김씨가 학교 기숙사 모집에서 떨어져 처음 오피스텔에 살게 된 2022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렸다. 당시 그는 마포구 망원동 오피스텔에 전입신고를 해 마포구 지방 선거에 참여했다. 하지만 2023년 2월 말 연희동 오피스텔로 이사를 간 뒤에는 투표를 할 수 없게 됐다. 기숙사에서 나와 급하게 집을 구해야 했던 김씨가 전입신고가 되지 않는 집으로 이사했기 때문이다.김씨는 대학 졸업까지 약 4~5년간 서울에 살지만 기본권인 선거권도 행사할 수 없다. 서울 시
2004년 자살보도 윤리강령이 마련된 지 약 20년이 지난 지금. 언론은 자살 보도의 영 향력을 충분히 고려해 보도하고 있을까. 언론비평 전문지 의 장슬기 기자를 만나 자살보도 가이드라인 개선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6월27일, 장 기자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10년, 여전히 유서 공개하는 언론’이라는 기사를 작성해 자살보도 권고기준 개선점과 언론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장 기자는 “고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알리는 기사가 많다”며 “사망과 자살을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언 론의 행태를 언론이 독자에게 충분히 알려야 한
인터넷에 무심하게 툭 던져놓은 말들이 신호였다. 박소현(25·여)씨가 미디어 속 자살유발·유해정보를 찾아다니기 시작한 건 6월.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터라 원래도 인터넷 유해정보 차단에 관심이 많은 그였지만, 가까운 지인이 세상을 떠난 후 그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유해정보에서 방법을 알거나 잘못된 용기를 얻는다.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생명존중재단)의 자살유발정보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하며 박씨는 “사람들이 유해 정보에 너무나도 쉽게 노출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접속해 5분만 돌아다녀도 2~
“우리는 다시 실의에 빠지고 주변이 더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러워진 주변을) 청소하고 다시 에너지로 채우면 됩니다.” 격주 목요일, 홈페이지에는 정기 연재 기사 ‘치유하는 터전, 터치유(터치유)’가 올라온다. 마음 상태를 진단하는 심리 검사부터 ◆디지털 도파민을 치료하는 라디오에 이르기까지, 문자로 된 기사를 넘어 질병을 알려주고 치유하는 생활 밀착 콘텐츠로 나아가고있다.독자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터치유를 기획하고 연재 중인 한국일보 손성원 기자를 만났다. 손 기자는 터치유의 ‘마음청소’ 콘텐츠인 ‘세계 자살
오늘도 35명의 사람들이 우리의 곁을 떠났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5.2명이며 하루 평균 35.4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2009년 인구 10만 명당 35.3명로 최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1위다. 특히 10대부터 30대까지는 자살이 사망원인 1위로 나타나고 있다.정부는 4월 15대 핵심과제와 92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8월24일 일본은 국제 원자력기구(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가 제시한 근거에 따라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다. 방사능 물질 총 농도 기준보다 낮은 수치의 오염수라서 방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30~40년에 걸친 일본의 방류 계획에 대해 한국 정부는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전 국민의 불안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과정은일본
"(면접관 앞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점점 더 잃어갔어요." 양현지(가명·25·여)씨는 퇴사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계속되는 서류 탈락은 양씨가 “나를 보여주기도전에 외면당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7개월간 취업을 위한 공부와 구직 활동만 하다 보니 자연스레 집 안에서만 주로 활동했다. “사람 만날 일이 별로 없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위축됐어요.”취업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지속되는 취업 준비 기간과 반복되는 탈락의 경험은 청년들을 위축시키고, 심하게는 고립·은둔
제주도는 청년들의 사회적 활동 정도에 따라 세분화된 지원을 제공한다. 은둔 청년의 단계적인 사회 진출을 통해 자립을 돕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는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청년센터와 제주 더큰내일센터(더큰내일센터)에서 이뤄진다. 우리들의 시간을 찾는 사회생활 연습실2017년 「제주특별자치도 청년기본조례」 제19조에 따라 설치된 제주청년센터는 청년들에게 문화·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정지수 제주청년센터장은 “제주도의 고립·은둔 청년은 약 5천명~8천명”이라며 “심각한 수준의 은둔형 외톨이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참된 스승으로 기억되는 것은 값진 일이다. 학창 시절 어떤 이들은 교육을 넘어 교훈을 주는 교사를 꿈꿨다. 대학 입학 후, 이들은 교사라는 직업에 한 발 가까워졌지만 마냥 푸르지만은 않은 현실을 마주했다. 연이어 계속되는 교권 침해 속에서 이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사범대, 교대 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교사를 꿈꿨던 학생들...그 현실은경인교대 심은혜(초교·21)씨는 중학생 때부터 교사만을 꿈꿔왔다. 교사였던 어머니의 영향도 있었지만, 교사라는 직업 자체에 의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돈
교육부가 향후 5년간 공립 초⋅중등학교 교원정원을 감축하겠다고 4월24일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 및 새로운 교육수요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계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한 교원 추가 수급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와 정반대되는 정부 결정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교원 감축, 학령인구 감소로 불가피해교육부가 발표한 ‘미래교육 수요를 반영한 중장기(2024~2027) 교원수급계획’에 따르면2027년 신규 교원 최대 선발 인원은 초등 2900명, 중등 4000명이다. 2023년 신규 채용 교원수가 초
가족돌봄청년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있었다. 소녀·소년 가장, 효자·효녀라고 불리며 가려졌을 뿐이다. 연민과 칭찬의 대상이던 이들의 고통이 알려진 건 2021년 대구 청년 간병인 사건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부터다. 지칭할 단어가 없어 ‘영 케어러’(young carer)로 불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을 국내에서 ‘가족돌봄청년’이라고 칭한 지는 이제 1년이 좀 넘었다.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가족돌봄청년) 지원법’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을 국회에서 만났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았던현재 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고 200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대중의 관심은 시간이 흐르며 무뎌졌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는 서울광장의 시민분향소는 철거 위기에 놓였고,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참사 이후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이태원 참사를 대학생들과 함께 기억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연대를 촉구하기 위한 간담회가 17일 교육관에서 열렸다.간담회는 기획단 진행자와 유가족의 대화로 이뤄진 1부, 유가족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과의 대화가 진행된
편집자주ㅣ가족돌봄청년, 어린 나이에 돌봄자로서 가족을 부양하게 된 청년들을 칭하는 단어다. 누군가에겐 단어 자체가 낯설지도 모른다. 여전히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본지는 우리 곁의 가족돌봄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관련 정책을 살펴봤다.당연하게 누리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가정의 달인 5월, 많은 이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기. 남들과는 조금 다른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돌봄을 받는 나이에 돌봄을 책임지게 된 가족돌봄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른이 돼야 했던 아이들오전5시30분, 막 해가
“면접에 갔더니 주휴수당을 못 받아도 괜찮겠냐고 물으시더라고요.” 하지연(경제⋅22)씨는 작년 첫 아르바이트로 집 근처 삼계탕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지만 하씨는 “일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그냥 일했다”고 말했다.면접에 붙은 하씨는 하루에 4시간씩 일주일에 세 번, 주 12시간을 일했다. 초복이 낀 주에는 손님이 많아 원래 근무 시간보다 긴 15시간 이상을 일해야 했다.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었을 때는 사장님으로부터 일찍 퇴근하라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근무 시간은 가게
비 내리는 밤. 소영이 베이비박스 앞에 아이를 눕힌다. “우성아, 미안해, 꼭 데리러 올게.” 아이를 싼 포대기 틈에서 글씨가 적힌 쪽지가 발견된다. 영화 ‘브로커’의 첫 장면이다.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10일 새벽, 관악구에 위치한 주사랑 공동체 건물에 벨이 울렸다. 베이비박스에 아이가 맡겨졌다는 신호다. 이번이 2076번째다. 보육교사는 곧바로 건물 안으로 연결된 베이비박스의 문을 열어 아이를 안았다. 상담사는 밖으로 뛰어나가 보호자를 찾았다. 2021년 10월 설립된 재단법인 주사랑 공동체는 친생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
2076명. 13년 5개월 동안 주사랑 공동체의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의 수다. 국내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설치한 이종락 목사는 친생부모가 교회 담벼락에 아이를 두고 가자,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해 베이비박스를 설치했다. 그러나 베이비박스에 대한 찬반 논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베이비박스 설치를 둘러싼 쟁점을 알아봤다. 쟁점1. 미인가 시설이다.반대: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복지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신고제로 운영해 중앙 지방정부가 관리·감독한다. 이는 복지와 권익을 보장하고 사전에 발생할 수 있는
“서울퀴어퍼레이드(퀴퍼)를 여는 것 자체가 투쟁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본교 성소수자 인권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변날) 활동가 안얼이 말했다. 3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운영위)가 서울 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하며 퀴퍼 개최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운영위는 퀴퍼 대신 같은 날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한 CTS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을 위한 회복콘서트(회복콘서트) 개최를 허가했다. CTS문화재단이 운영하는 CTS기독교TV는 2020년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 반드시 막아야 한다’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했던 방송
서울특별시 구로구 경인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8년째 일하고 있는 김태연(영교·16년졸)씨는 시각장애 1급으로 약시다. 눈앞에 물체가 가까이 있을 때만 간신히 볼 수 있는 정도다. 그런 그가 교사로 부임해 일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김씨는 “(교사 부임 초기) 당시에는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 돌아보니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차별 없는 교육 현장에서 차별받는 장애인 교원MBTI 검사를 하면 I(내향성) 비율이 0%로 나올 정도로 외향적인 김씨도 경인중 부임 초기엔 소극적이고 위축됐었다. “제가 약간 바보
구글 검색창에 ‘무료 드라마 사이트’를 입력하면 추천 검색어에 ‘무료 드라마 사이트 추천’, ‘무료 드라마 사이트 리스트’ 등이 나온다. 추천 검색어를 따라 들어가 보면 링크가 나열된 게시글이 나오고 ‘〇〇TV 바로가기’를 누르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로 연결된다. 복잡한 인증을 거치지 않아도 손쉽게 접속할 수 있다.온라인 저작권침해와 무단이용 근절을 위해 구성된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협의체)에 따르면 2월3일 기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의 동영상 전체 조회수는 약 15억3800회로 웨이브, 티빙, 왓챠의 조회수를 뛰어넘었다. 반면 국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2년 만에 해제되며 급성 호흡기 질환 및 독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과는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가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4월9일부터 일주일간 2201명의 입원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봄철 호흡기감염병 및 인플루엔자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연령별로는 영유아 및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본교에도 호흡기질환을 겪은 학생이 많다. 정혜리(커미·20)씨는 “강의실에서 기침 소리를 종종 들었다”며 “최근 감기 환자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