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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이면 세월호 참사 1주기다. 본지는 지난 1년간 학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로 교내 비상구 실태, 실험실 안전 등의 문제를 지적해 왔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본지는 학내 안전 전반을 점검 및 고발하는 ‘세월호 1년, 이제는 안전이화’를 4주 연재한다.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안전에 취약한 학내시설 ▲동아리방 ▲과방 ▲조형예술대학 실습실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실태를 보도한다. 일부 동아리는 여전히 전열 기구를 사용하고 있었다. 안전점검 후 적발된 동아리는 작년 11월 전열기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받았으나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16일 오후5시 기자가 찾아간 B 동아리방에 있던 동아리 부원 3명은 전기장판을 틀고 앉아 있었다. 같은 날 방문한 C 동아리방에는 전기난로, 전자레인지가 있었다. C 동아리 ㄱ 회장은 “편의를 위해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3시 학문관 2층 총학생회실 옆 방화문은 스피커, 상자 등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방화문은 화재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닫히며 연기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준다. 방화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화마가 번져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 현재 총학생회실을 관리하는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 우지수 위원장은 “총학생회실 옆에 쌓여있는 짐이 오래되고 정확히 누구의 것인지 몰라 처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실 앞 복도에서 안으로 더 들어가 보니 비상구 근처 소화전(소화 호스가 장착된 시설) 문 앞에 쇠, 나무 자재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이 약 1.3m 높이로 쌓여있었다. 자재 위에는 ‘동아리연합회(동연) 소유이므로, 동연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있었다. 이 자재가 소화전 문을 약 절반을 막은 상황이었다. 특히 폭도 1m가 넘어, 힘들게 손을 뻗어야 겨우 소화전 문에 접근이 가능할 정도였다. 그나마도 활짝 열기 불가능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은 작년 11월 총학생회, 동연, 중앙동아리, 자치단위연합회에 복도에 쌓여 있는 물건을 치워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일부 복도에 동아리 비품이 쌓여 있다. 동연 이수현 선거관리위원장은 “동연 선거가 무산돼 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미처 그 부분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안전의식도 여전히 부족했다. D 동아리 부원 ㄴ씨는 “건물 화재 원인은 담배인 경우가 많다”며 “전열 기구는 충분히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은 안전을 위해 동아리와 학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학생활동에 있어서 안전은 가장 기본이자 우선시 되어야하는 요소”라며 안전을 위해 모든 구성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과방, 사람 없는데도 전기난로 켜져 있어 단과대학 과방 역시 화재에 취약한 상태였다. 17일~19일 잠금장치 등으로 출입을 제한하지 않은 단과대학 과방과 학생회실 29곳을 조사한 결과 13곳(약 44.8%)에 전기난로가 있었다. 이 중 2곳은 사람이 없었음에도 전기난로 전원이 켜져 있었다. 통행에 불편을 줄 정도로 과방 내부에 책, 학생회 비품 등이 쌓여 있었던 곳은 2곳이었다. 원활한 통행을 막았던 물건들은 주로 학생회 비품이었다. 19일 오후12시30분 이화·포스코관 지하1층에 있는 E 학과 과방으로 가는 복도는 쌍방통행이 어려울 만큼 짐이 쌓여 있었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 몸을 틀어야 통행할 수 있었다. 김보민(사회·14)씨는 “많은 학생이 동시에 밖으로 나가는 화재 상황에서 통로는 좁고, 쌓여 있는 짐까지 무너진다면 갇혀서 못 나가는 사람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열 기구 전원을 끄지 않고 퇴실한 과방도 있었다. 18일 오후3시30분 아무도 없는 교육관A동 F 학과 과방에는 나무로 된 책상 아래 전기난로가 돌아가고 있었다. 게시판에는 ‘난로를 끄자’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조예대 실습실, 가연성 물질과 산소 같이 보관 조형예술관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본지는 17일 오전11시 총무처 총무팀 황현주 대리와 조형예술관A, B, C동 안전 상태를 점검했다. 조예대 특성상 가스, 글라인더(돌을 깎는 기계) 등 사고 위험이 큰 도구와 재료가 많다. 학생들은 실습실에서 용접하거나 전기톱으로 금속을 자르기도 한다. 그러나 안전점검 결과 안전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복도에는 각종 재료와 작품들이 줄지어 있어 통행이 불편했고, 고압가스가 제대로 고정이 안 돼 있었다. 총무처 총무팀은 작년 9월 조형예술관 안전을 위해 일부 실습실 바닥에 형광색의 피난 유도 테이프를 붙였다. 이른바 ‘안전구획선’이다. 깜깜한 밤에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학생들이 안전구획선을 따라 무사히 실습실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설치한 것이다. 최소한의 소방안전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안전구획선 내부에는 어떠한 물건도 놓여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날 방문한 조형예술관A동 115호에는 안전구획선 안에 책상이 놓여 있었다. 조형예술관A동 121호 바닥에는 톱밥이 쌓여있었다. 톱밥은 바닥뿐만 아니라 멀티탭 위에도 쌓여있었는데, 전원은 켜져 있었다. 121호는 전동기기가 있는 기계실이다. 총무처 총무팀 황 대리는 “화재 중 가장 큰 원인은 전기에 의한 것으로 톱밥 등의 먼지가 전기 콘센트 및 플러그에 쌓여있으면 자연적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외에 있는 조소과 실습실은 학생들이 작품 제작을 위해 아세틸렌과 산소를 이용해 금속을 녹이는 곳이다. 실습실에는 산소통과 아세틸렌통 11쌍이 같이 놓여 있다. 고압가스 안전 관리법에 따르면, 산소와 가연성 가스(아세틸렌) 용기는 각각 구분해 보관해야 한다. 산소가 아세틸렌을 만나면 불이 붙기 때문에 평소 보관할 때는 서로 가까운 곳에 놓아두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산소통 옆에는 충전기한이 1년 2개월이나 지난 아세틸렌통이 있었다. 총무처 총무팀 황 대리는 “고압가스 용기의 충전기한이 지났다면 그 안에 있는 가스의 상태가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며 “특히 해당 실습실에는 산소와 가연성 가스인 아세틸렌이 함께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조예대에선 안전수칙을 몰라 학생이 다치는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ㄷ(조소·13)씨는 작년 실습수업에서 돌을 깎기 위해 글라인더를 사용하다 팔에 체인이 감겨 15바늘 정도 꿰맸다. ㄹ(조소·13)씨 역시 작년에 실습수업을 하다가 조각도에 손가락을 베어 3바늘 꿰맸다. ㄹ씨는 “도구를 다룰 때 필요한 안전수칙을 알려 줄 전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ㅁ(도예·13)씨는 “도자 재료로 화학약품을 많이 쓰는데 많은 학생이 마스크, 장갑 없이 작업한다”며 “흙먼지도 많이 날려서 건강에도 안 좋다”고 말했다. ㅁ씨는 실습실에 있다가 코를 풀면 새까만 콧물이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형예술관은 늘 화재의 위험 속에 있다. 일부 학생들은 조형예술관A동 6층에서 옥상으로 가는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6층은 서양화과 실습실이 있으며, 서양화의 주재료인 기름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6층 계단에서 담배를 피워서 불씨가 실습실로 튀면 화재 위험이 있다. ㅂ(서양화·12)씨는 “실습실에서 작업할 때 근처 계단에서 담배 피우는 학생을 보면 ‘혹시나 담뱃불이 제대로 꺼지지 않으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총무처 총무팀에 따르면 조예대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도구를 다룰 때마다 필요한 안전수칙을 모두 교육하기는 힘들다. 이공계 실험실과 달리 조예대는 전공별로 사용하는 기계와 도구가 다르고 도구마다 사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조예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에서는 응급처치법, 소방안전 등을 교육하고 있다. 작년 2학기 조예대의 안전교육 수료율은 전체 평균 약 66.1%를 훨씬 못 미치는 약 26.5%에 그쳤다. 이에 총무처 총무팀은 안전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총무처 총무팀 황 대리는 “이번 학기에 조예대를 포함해 위험 기계를 다루는 전공 학부 실험실을 점검하고, 기계 납품업체와 전문가의 협조를 받아 정확한 안전수칙을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기계 등을 다루는 안전수칙을 여러 번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ㅅ 교수(서양화과)는 “판화실에 있는 기계가 위험하다 보니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을 반복적으로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업 전에 매번 숙지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슈 | 박진아 기자, 남미래 기자, 김서현 기자 | 2015-03-23 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