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상옥’이 자신의 삶을 찾으러 호주로 떠나는 딸 ‘채영’을 끌어안는다. 상옥은 채영과 헤어지기 전 울면서 말한다. 아프지 말라는 말 듣기 싫지? 그래도…아프지 마.섭식장애에서 벗어나고자 사투를 벌이는 채영이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다.10월25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은 섭식 장애를 겪는 딸 박채영씨와 엄마 박상옥씨의 이야기다. 영화는 채영씨가 섭식 장애와 싸우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과, 사랑하지만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평행선에 있는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모녀가 나누는 솔직한 대화에서 두 사람 사
동글동글한 그림체에 담긴 따뜻한 이야기로 많은 독자를 눈물짓게 해 ‘인간 안구건조증 치료제’라는 별난 별명을 가진 창작자가 있다. 연그림이라는 필명으로 ‘힐링툰’과 ‘사연툰’ 등을 연재하고 있는 창작자 김연경(건축·20년졸)씨다. 그는 2017년부터 인스타그램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해 도서, 유튜브 등으로 그 범위를 넓히며 7년째 1인 창작자의 삶을 이어오고 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그림김씨가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웹툰 계정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일상적인 생각과 그림의 변화를 기록한 ‘일기장’이었다. 처음부터 ‘연
이주여성, 청년, 지역. 이 세 단어로 이루어진 사회적 기업 ‘오요리아시아’는 요식업계에서 이주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쓴다. 2008년 홍대 다문화 레스토랑 ‘오요리’에서 시작한 오요리아시아는 이주여성들과 청년들을 고용해 교육한 후 독립적인 요리점 개점까지 돕는다. 경제가 침체된 지역 시설을 위탁 운영하고, 지역 자체 경제적 자립을 돕기도 한다. 15년 동안 강원도, 제주, 네팔 그리고 태국까지 횡단하며 아시아 빈곤 여성들과 지역 청년들의 자립을 도와온 오요리아시아 이지혜 대표(교육·98년 졸)를 만나봤다. '재밌는 일'을 하고
편집자주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을 마주하며 삶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이대학보는 10대부터 70대까지, 저마다의 성실함을 담아 시간을 달리는 여성들의 삶을 담았다. 각 세대별 여성이 지니고 있는 고민과 그들이 마주한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중·고등학생, 대학생, 사회 초년생, 중년 비혼·기혼 여성, 노년 여성의 이야기를 30일부터 5주간 연재한다.청소년들이 학업에 열중하는 이유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입을 목전에 둔 고등학생들은 아침에 눈을 떠 늦은 밤 잠들기까지 대입 준비에만 집중
편집자주|우리는 세상에 태어나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을 마주하며 삶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이대학보는 10대부터 70대까지, 저마다의 성실함을 담아 시간을 달리는 여성들의 삶을 담았다. 각 세대별 여성이 지니고 있는 고민과 그들이 마주한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중·고등학생, 대학생, 사회 초년생, 중년 비혼·기혼 여성, 노년 여성의 이야기를 30일부터 5주간 연재한다. 한 사람이 성장하며 스스로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시기를 사춘기(思春期)라 부른다. 사춘기라는 한자어를 뜻 그대로 해석하면 ‘봄을 생각하는 시기’라는 말이다. 많은 생각
현 고등학교 1학년이 입시를 치르는 2026학년도 대입부터 학교폭력 가해 기록이 의무적으로 반영된다. 8월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확정해 발표한 ‘202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기본사항’에 따르면, 수시뿐 아니라 정시에서도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사항이 반영될 예정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학교폭력 치유 분야 박사가 탄생했다. 23년간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학가협)에서 활동한 조정실 회장(교육학 박사·23년졸)이다. 조 회장은 이번 8월 후기 학사수여식에서 65세의 나이로 최고령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8월15일 개봉 후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오펜하이머’(2023)의 대사다. 이 대사는 영화 초반부 오펜하이머가 책의 구절을 읽는 장면에서 등장하는데, 훗날 세상을 파괴하는 원자폭탄의 개발자가 될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는 듯해 ‘오펜하이머’ 속 명대사로 꼽힌다. 이 대사는 김은주 영화번역가(정외∙83년졸)의 손을 거쳐 한국 관객에게 닿았다.김씨는 영화 ‘나 홀로 집에’(1991) 번역으로 극장 영화계에 데뷔해 ▲매트릭스(1999)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
문학 작품 속 어둠보다는 빛을 찾으며 작품과 작가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했던 김미현 교수(국어국문학과)가 난소암 투병 끝에 18일 향년 58세로 별세했다.고(故) 김미현 교수는 2004년 3월1일 본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부임해 2022년 2학기까지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1985년 본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고인은 일평생 한국 여성문학을 연구하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였다.1965년 서울에서 출생한 고인은 ‘金裕貞 小說의 카니발적 構造 硏究(김유정 소설의 카니발적 구조 연구)
편집자주|본교 국어국문학과 김미현 교수가 9월18일 새벽 향년 58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습니다. 발인을 하루 앞둔 9월19일 오후9시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그의 유족과 제자들, 문학계 지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암 투병 중에도 늘 학교와 제자들을 걱정했던 고인을 그리워하는 조문객들의 슬픔이 빈소를 가득 채웠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자들은 추도사와 추억담을 낭독하며 생전의 고인을 기렸습니다. 열정적인 스승이자 문학평론가로서의 모습이 담긴 추도사와 추억담 원고를 받아 여기 싣습니다.
편집자주|현 사회에는 인문학이 실무와 동떨어져 취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모집 공고에 ‘상경 계열 학사 우대’를 내거는 회사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인문학에 애착을 갖고 한 길로 나아가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이 있다. 장영엽(영문·08년졸) 대표이사를 만났다. 국내 유일 영화 주간지 장영엽 대표이사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미국학을 부전공 삼았다. 어릴 적부터 문학소녀였던 그는 인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국문과, 사학과, 영문과, 철학과에서 열리는 다양한 인문학 수업을 들었다. 세상에 대한
편집자주|현 사회에는 인문학이 실무와 동떨어져 취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모집 공고에 ‘상경 계열 학사 우대’를 내거는 회사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인문학에 애착을 갖고 한 길로 나아가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이 있다. 이진민(국문·86년졸) ‘아이소이’ 대표이사를 만났다. 한국 지형에 강하다, 애니콜선영아, 사랑해약 20년 전 대한민국 광고 시장을 뒤흔들었던 문구들이다. 모두 “여성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이진민 대표의 작품이다. 카피라이터와 여성 전용 포털 사이트 ‘마이클럽’ 부사장을 거쳐 지금의 ‘아이소이’
삶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삶의 의미는 알 수 있다.타인의 마음속 멍을 치유해주고 싶은 박은미 교수(철학 박사·07년졸)가 말했다. 그는 철학을 공부하며 ‘진짜 나’를 만났다. 그는 20년 간 강단에서 철학 강의를 하며 ‘좋은 생각을 하는 법’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는 현재 교편에서 물러나 철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살아가고 있다. 일반인과 철학 사이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박 교수는 6월 ‘아주 일상적인 철학’을 발간했다. 철학 교수로서 20년 간 ‘좋은 생각을 하는 법’을 탐구한 내용을 담았다. 본지는 8월24일 박 교수가
“농부는 두더지다” 땅에서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농부를 땅을 파고 사는 두더지에 비유한 속담이다. 2일 신촌 박스퀘어에 문을 연 퓨전 한식집 ‘서울두더지’의 이름은 이 속담에서 출발했다. 우리 땅에서 자라 익숙한 재료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고사리 오일 파스타, 시금치 냉 파스타 등 비건식을 제공해 사람들에게 원하는 음식을 고를 선택지를 넓혔다. 서울두더지의 메뉴에는 사람과 땅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다.서울두더지는 창업에 도전한 대표 김정은(생명⋅21)씨를 중심으로 이소윤(식영⋅19), 장민정(식영⋅20),
본교 블록체인 학회 이화체인의 구성원들로 시작된 엑스레터팀이 멕시코에서 개최된 ‘엘뱅크 랩스 썸머 부트 캠프(썸머 부트 캠프)’에 최종 선발됐다. 최종 선발된 15팀 중 아시아 유일팀이다. 엑스레터 대표 이유진(전자전기·21)씨를 만나 엑스레터 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엑스레터는 본교 재학생 2명, 휴학생 2명, 졸업생 2명, 연세대 학생 1명, 성균관대 학생 2명으로 이뤄져 있다. 엑스레터는 이화체인의 아이디어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것에서 시작했다. 웹 플랫폼을 통해 대중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한
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8월16일, 필명 ‘썩어라 수시생’으로 일상과 유학 생활에 관한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 ㄱ(성악∙21년졸)씨의 그림 에세이가 출간됐다. ㄱ씨는 본교 성악과 졸업 후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서 성악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로마에서 음악인이자 웹툰 작가로 활동하는 ㄱ씨를 화상 통화로 만났다. ㄱ씨는 앞으로도 솔직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고 싶다며 익명 표기를 요청했다.숨통을 트기 위해 시작한 그림썩어라 수시생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대입 과정에서 겪은 입시 스트레스는 음악 전공생이 그림을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이주현(정외∙20)씨가 2023년 서울시 장애인 분야 명예시장에 위촉됐다. 16명의 명예시장 중 유일하게 청년 신분이다. 이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이씨는 8월부터 1년간 복지정책실 장애인복지정책과와 협력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토론회에 참가해 시의 행정 정책을 제안한다.서울시 명예시장은 장애인∙여성∙교육∙민생 등 16개 분야별로 각 1명씩 선정된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관련 부서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여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분야별
한 편의 영화에는 한 시대가 담겨있다. 그렇다면 극장 속 영화에서 우리는 이 시대의 여성을 얼마나 만날 수 있을까. 영화진흥위원회가 7월 발표한 '2023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흥행작을 이끈 여성 감독은 단 1명. 영화계에서 여전히 여성의 목소리는 부족하다. 대형 스트리밍 플랫폼(OTT)이 영화계를 장악한 요즘, 여성의 목소리가 담긴 영화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는 플랫폼이 있다. 국내 유일 여성영화 OTT '퍼플레이(purplay)'다. 퍼플레이는 여성주의를 상징하는 'purple(보라)'과 'play
펨테크(Femtech)란 여성(Female)과 기술(tech)을 합친 말로 여성의 삶 전반에 초점을 맞춘 기업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생리컵, 생리용 속옷, 여성 건강제, 콘돔 등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기술이다. 한국 펨테크의 창업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남성 창업의 불모지인 팸테크 창업에 뛰어든 ‘티읕’의 공동대표자 남매 윤송이(38·여), 윤태준(36·남)씨를 만났다.기업 티읕의 이름은 첫 아이디어를 제공한 윤태준 공동대표자 이름의 초성에서 따왔다. 티읕은 설립부터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했다. 기업명에 한글 초
9월10일은 해양경찰의 날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영해는 45만㎢로 영토의 약 4.6배다. 해양경찰청은 전국에 5개의 지방청과 364척의 경비함정을 두고 해양주권 수호, 해양 범죄 및 사고 수사, 해양오염 방제, 해상 교통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해양경찰의 날’ 70주년을 맞아 송도 해양경찰청에서 바다를 지키는 안지현(국제중국어교육 석사·19년졸)경위를 만났다. 신임 해경을 위한 효율적인 중국어 교육안 경위는 2016년도부터 2년 간 신임 해양경찰관과 기존 해양경찰관을 교육하는 해양경찰 교육원에서 중국어 교수요원으로 근
여기 한 번 서보세요. 내가 사진 찍어줄게요.서원배(59∙남)씨는 목에 걸린 카메라를 들며 나들이 나온 이들에게 말을 건넨다. 당황하며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에 서씨는 자신을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카메라와 함께한 오랜 세월을 증명하듯 능숙하게 구도를 잡아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인화해 선물한다. 한우리집의 관리자이기도 한 그를 9일 이화역사관에서 만났다.먼저 도착해 있던 서씨는 이화역사관 정문의 돌계단을 오르는 기자에게 “거기 딱 서보세요”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백일홍을 배경으로 기자를 한참 찍고 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