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경험 살려 'UN과 다자주의' 다루는 수업 구상 중

강경화 명예석좌교수가 2018년 본교에서 진행된 행사 사진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이주연 사진기자
강경화 명예석좌교수가 2018년 본교에서 진행된 행사 사진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이주연 사진기자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유엔(UN·United Nations)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UN 사무총장 정책특보, 외교부 장관까지 국내외를 아우르며 활동한 외교·국제관계 전문가 강경화 전 장관이 교수로서 본교에 둥지를 틀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교수를 꿈꿨다는 강경화 명예석좌교수(국제학과)는 10일 'Global Challenges and Leadership' 강연을 통해 학생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국제대학원 내 연구실에서 그를 만나 교육 철학과 여성 리더가 되기 위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3년 8개월간의 외교부 장관직을 마치고 그가 이화로 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강 교수는 "김 총장이 갖고 있는 비전과 내가 학교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커 교수로서 함께하기로 결정했다"며 본교에 부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 그가 장관이었던 2018년 4월9일 본교에서 진행한 ◆타운홀 미팅이 본교에 오게 된 주요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그는 '한반도 정세와 글로벌 외교'를 주제로 본교생들과 교류한 바 있다. 강 교수는 "당시 미팅에서 오히려 내가 압도될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과 열기가 진하게 남았다"며 “이런 학생들의 진로를 지도하는 데 일조하면 참 보람 있겠다고 생각해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대 암허스트캠퍼스(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2년 세종대 영어영문학과 조교수로 2년간 지낸 뒤 국회, 외교부, UN에서 활동했다. 다방면에서 전문가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그는 국제학을 택했다. 국제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강 교수는 "오랫동안 외교부 장관으로 활동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인지도를 높였고, 외국 학생들이 많은 학과 특성상 그간의 경험을 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또 본교 교수들과 학교가 진행하고 있는 여러 대외 활동에 일조하고 싶었던 그는 “국제학을 공부하며 외교와 국제기구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에게 다음 학기 강의 계획을 묻자 ‘UN과 다자주의’를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UN 체제와 UN의 탄생을 가능케 했던 다자주의의 현황과 미래를 학생들과 함께 공부해보고 싶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이 된 그는 외교부 내 ‘능력 있는 여성’을 양성하고 평등한 직장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했다. 남성·학연 중심이었던 업무 환경 속에서 여성이 가사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직장 내 성비위 문제 관련 징계 내규를 강화했다. 비고시 출신이자 일종의 외부인사라는 점이 오히려 지연에 구애받지 않고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는 “직장 내 평등한 환경, 특히 능력 있는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조금 남았다”고 전했다. 

국내뿐 아니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United Nations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 사무차장보 등을 역임하며 유능함을 인정받았지만 강 교수는 여성, 그리고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편견과 어려움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때 그가 찾은 답은 '모두에 대한 신뢰'였다. 스스로 먼저 문화와 인종에 대한 편견 없이 열린 마음을 가지니 상대도 열린 마음으로 다가왔다. 그는 “편견을 가지기 시작하면 서로 마음에 상처가 생기게 된다”며 “선의와 신뢰로 타인을 대하다 보면 의연해지는 마음가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 교수처럼 국제기구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이화인에게 그는 국제사회에 대한 끝없는 관심과 함께 '유관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사 잡지를 꾸준히 읽으며 국제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외국어 능력을 갖추고, 여러 국제기구 중 특별히 관심 가는 분야를 정해 이 분야와 관련된 기량을 연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인턴십이나 NGO 활동과 같은 업무와 유관한 경험을 쌓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비롯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이화인들에게 그는 "팀워크를 많이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혼자서만 잘해 성과를 내고자 하는 것은 당장은 눈에 띌 지 몰라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팀 협력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며 “팀 스포츠든 동아리 활동이든 ‘하나의 팀으로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많이 한다면 이후 반드시 그 소양이 드러날 것"이라고 조언을 건넸다.

 

◆타운홀 미팅: 공동체의 자유토론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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