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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빈둥대는 베짱이의 변론 - 누가 베짱이를 베짱이라 정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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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많은 것을 하고 싶다. 많은 것에는 무용한 것들이 포함된다. 어딘가 ‘쓸데없는’ 것들. 중의적으로 풀어보자면 사용성이 없다는 것 외에도 어디에 쓸 수 없는 것들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나의 이력서, 자기소개서, 지원서에 적어 내려갈 수 없는 것들 말이다. 2018년 9월부터 2019년 9월까지 00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곤 적을 수 있어도 2018년 9월부터 지금까지 즐겨보는 ASMR 영상에는 비누 깎는 영상이 있습니다라고 적을 수 없는 것들. 생산적이지 못한 것들.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
여론광장
전재영(융콘·16)
2019.09.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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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6호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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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연툰
이유빈 만평기자
2019.09.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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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무지개 같은 평등을 좇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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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는 평등이라는 가치에 흠뻑 적셔진 채 자랐다. 모든 사람은 똑같은 정도로 소중하며,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배웠다. 대한민국에 타고나는 계급은 없으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 모두는 동등한 시민으로서 이 사회의 주인이라고 배웠다.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에 대해 성별, 인종, 재산, 장애의 유무, 질병, 나이, 성적 지향 등을 가지고 부당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 우리는 그렇게 교과서도 읽고 수업도 듣고 시험도 치면서 자랐다.그런데 책 밖의 세상은 평등하지 않았다. 어느샌가 ‘수저 계급론’이
여론광장
김정민(사회·17)
2019.09.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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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존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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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물권을 이해 못 하겠어.”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말이었다. 이유인즉슨, 누구나 언제든 될 수 있는 ‘장애인’과는 다르게, 자신이 동물이 될 수는 없어서 공감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지금 인권도 다 안 지켜지는 마당에 무슨 동물권을 논하고 있냐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자신은 동물도 존엄한 줄 모르겠지만 인간도 존엄한 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이 이야기를 처음 듣고 나는 생각했다. ‘저 아이에게 뇌 같은 건 없는 걸까?’ 그리고는 다시 생각했다. ‘그러게. 생명은 왜 존엄하지?’ 초등학생 때, 마치 세뇌 당하듯이
여론광장
윤유성 (커미·17)
2019.09.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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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5호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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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연툰
이재윤 만평기자
2019.09.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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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탑] 소수자의 시각으로, 소수자의 언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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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지난 드라마 속 가난한 주인공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밝고 씩씩한 얼굴이다. 월세가 밀려서 집에서 쫓겨나고 일자리가 사라져 수중에 돈이 없어도 마치 만화에 등장하는 캔디처럼 자신 앞에 닥친 가난이라는 고난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충분히 무찌를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 장애인이 장애를 극복하고 성취를 이룬 내용의 영화는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장애를 갖고 있는 주인공은 장애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와 좌절을 극복하고 결국엔 성취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사람들은 이렇게 콘텐츠에 재현된 모습을 보곤 감명을 받고 눈물을 흘리
상록탑
김보영 미디어부장
2019.09.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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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시각의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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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트렌드의 공통점은 시각적 요소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오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시각이 다른 감각 모두를 이겼다. 이러한 시각의 정복은 일상 이곳저곳에서 깃발을 꽂고 있다. 트렌드를 넘어 필수적인 소통 창구가 되어 버린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는 주로 사진과 함께 업로드된다. 반드시 게시물에 사진을 포함해야 업로드되는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기능은 네이버나 구글을 넘어 검색 포털 사이트의 기능으로도 자리를 잡았다. 사진을 한눈에 모아 보여주기
여론광장
김혜진(영문·16)
2019.08.3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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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키푸 마을이 남기고 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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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전해주러 간 작은 마을이 되려 나의 행복이 되어 돌아왔다.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사망년’에 접어들면서 내 미래는 불투명하다 느꼈고, 이 사회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모두 거쳐 가는 과정이라지만, 내가 직접 그 고민을 안게 되니 더 큰 일처럼 느껴졌다. 매 순간이 절망이었다.방황 아닌 방황을 하며 하루는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고, 하루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흘려보내기도 했으며, 또 어떤 하루는 모든 연락을 뒤로 하고 잠만 자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도 내 마음속에
여론광장
현지인(사회·17)
2019.08.3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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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편집국] 오직 모바일시대, 신속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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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대학보입니다. 아직은 한낮의 더위에 민소매만 입고 있어도 땀이 삐질 나지만 어느새 가을학기 개강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번 여름, 이대학보는 학보의 존재 이유에 대해 뼈아픈 고민을 하며 허우적거렸습니다.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뉴스를 접하나요? 유튜브, 포털뉴스, 인스타그램. 버스에 탄 사람들을 흘깃 엿보면 볼 수 있는 휴대폰 속 화면입니다. 여러분이 학교를 오가며 휴대폰의 스크롤을 내리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문을 펼쳐보는 모습은 열흘에 한번 보거나 그 조차도 찾아보
FROM 편집국
박채원 편집국장
2019.08.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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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저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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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을 본 이후 그야말로 영화와 ‘사랑에 빠졌다.’ 그땐 어쩜 그렇게 뚝심이 있었는지. 인생의 동반자를 만난 것임에 확신했고, 하고 싶은 것을 비교적 일찍 찾은 나는 바로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다. 엄마. 아빠. 저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요. 초등학생 때 그저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한두 번쯤 꿈꾼 화가나 경찰과는 달랐다. 명시적인 이유가 없기에 더욱 확신할 수 있었던 영화를 향한 애정, 무의식적으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상영 중인 영화를 이미 다 봐 버려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그날의 발
여론광장
강도경(커미·19)
2019.08.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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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외면할 수 없어서 마주한, ‘비거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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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기를 정말 좋아했다. 서울에 있다가 본가에 내려가면 하루 세끼를 다 고기로 채우고 올 정도였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집에서는 채소를 볶아 먹고 쌀에 각종 곡물을 더해 밥을 지어 먹는다. 한때 요거트 덕후로 불렸던 내가 이제는 요거트 대신 비거트를 주문한다. 또, 난 밥 없이는 살아도 빵 없이는 못 사는 빵순이라, 매달 비건 빵을 한가득 주문하기도 한다. 친구들을 만날 때도 비건 식당이나 비건 옵션이 가능한 식당으로 가려 하는 편이다. 아직 완전 비건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제는 비거니즘이 나
여론광장
김다인(커미·17)
2019.08.2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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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탑] 한 여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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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행동을 하는 아이에게 어른들은 흔히 “너 아직 사람 되려면 멀었다”고 말한다.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이 표현은 분명히 잘못됐다. 아동 또한 온전한 인간임을 간과하고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동을 미성숙의 보호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을 지적하고 존엄성을 지닌 주체로 인정해야 함을 주장하는 협약이 있다. 바로 ‘유엔 아동권리 협약’. 올해는 UN 총회에서 ‘유엔 아동 권리 협약’을 채택한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1989년 만장일치로 통과한 이 협약은 아동의 생존, 발달, 보호, 참여에 관한 기본
상록탑
이수빈 편집부국장
2019.08.26 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