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트렌드의 공통점은 시각적 요소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오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시각이 다른 감각 모두를 이겼다. 이러한 시각의 정복은 일상 이곳저곳에서 깃발을 꽂고 있다.

 

트렌드를 넘어 필수적인 소통 창구가 되어 버린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는 주로 사진과 함께 업로드된다. 반드시 게시물에 사진을 포함해야 업로드되는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기능은 네이버나 구글을 넘어 검색 포털 사이트의 기능으로도 자리를 잡았다. 사진을 한눈에 모아 보여주기 때문에 쉽게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에 순기능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물을 업로드 하면 음료수를 증정하는 등 그 효과를 인정하는 식당들이 늘고 있다.

 

따라오는 어두운 면도 있다. 이대 앞 맛집을 찾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고 했을 때, 인스타그램 세대는 ‘#이대맛집을 검색해 나오는 사진 결과들 중에 맛집을 고른다. 시각적 요소가 판단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인스타그램 포스팅에 포함되는 사진 설명은 길이나 기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맛집을 고른다기보단 멋집을 고르게 된다. 어쨌든 나도 좋은 식당에 가서 예쁜 음식 사진을 찍어 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해야 하니까.

 

언어 또한 마찬가지다. ‘머박적’, ‘띵언’, ‘커엽등의 언어 변화 또한 시각적 형태 변화를 중심으로 한 언어 트렌드다. 대박적 대신 머박적, 명언 대신 띵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가져오는 의미변화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이런 단어를 요즘 세대들이 굳이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각적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그 영향의 결과가 웃음이든, 소속감이든 요즘 세대들은 그 결과를 위해 시각적 형태 변화라는 방식을 선택했다.

 

서점에 가도 베스트 셀러의 반열에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책이 등장하고 있다. 예쁜 그림과 단순한 삶에 대한 위로 문구가 주를 이루는 책은 서사 전개를 가진 글이라기보단 시각적 감상과 함께 그를 뒷받침하는 짧은 글귀들이 카드 뉴스처럼 이어진다. 한눈에 볼 수 있는 간결하고 자극적인 결과물을 선호하는 것이다. 역시 시각이다.

 

감각 세대교체의 순간이 온 것이다. 끊임없는 사람 세대교체로 사회가 이어져 왔듯, 변화를 받아들일 때 어떤 감각을 예민하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변화가 온 것이다. 이 변화가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그 누구도 판단할 수는 없다만, 논의는 계속되어야만 한다. 논의가 없는 변화는 의미가 없을뿐더러, 위험하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이 모르는 변화는 변화가 아닌 붕괴를 향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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