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서울시 장애인 분야 명예시장에 위촉된 이주현씨. 그는 “장애인 접근성에 관한 정책을 제안하고 싶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2023년 서울시 장애인 분야 명예시장에 위촉된 이주현씨. 그는 “장애인 접근성에 관한 정책을 제안하고 싶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현 사진기자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이주현(정외∙20)씨가 2023년 서울시 장애인 분야 명예시장에 위촉됐다. 16명의 명예시장 중 유일하게 청년 신분이다. 이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이씨는 8월부터 1년간 복지정책실 장애인복지정책과와 협력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토론회에 참가해 시의 행정 정책을 제안한다.

서울시 명예시장은 장애인∙여성∙교육∙민생 등 16개 분야별로 각 1명씩 선정된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관련 부서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여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분야별 관련 부서와 시민 추천을 받은 80명의 후보자는 ‘명예시장 선발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는다. 8월1일, 이중 16명이 명예시장으로 선정됐다. 2016년에 시작해 올해로 6번째다.

이씨는 여름방학 동안 서울시청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중, 명예시장 공고를 우연히 발견했다. 이씨는 장애인 분야 명예시장이 된다면 장애인 정책에 직접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지원했다. 그는 시에서 진행하는 설문조사에 여러 차례 참여하는 등 정책에 대해 이용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내왔다. 이씨는 “한 명이라도 피드백을 주면 정책 개선 효과가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명예 시장이 된 이씨는 8월부터 시민들과 부서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을 담당한다.

명예시장의 역할에는 현장 의견 수렴과 정책 제안이 있다. 2022년 장애인 분야 명예시 장은 ‘장애인 거버넌스 회의’에 참여하고, 소관 부서와의 회의에서 지체장애인의 전동차 보험 지원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씨는 자신이 가장 원활하게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집단은 대학생이라며 “각 대학교에 있는 장애 학생 지원센터, 장애인단체와 연계해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의견을 모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장애인 접근성 문제에 관한 정책을 제안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는 “본교에도 저상버스가 도입되지 않았다”며 “서울 시내에 있는 학교에서라도 활성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수리하고는 있으나 실제로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장애인 시설들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늘 장애에 시달리며 살거나 아무것도 못하지 않는다”며 “편견이 외부활동을 꺼리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늙으면 모두 어딘가가 불편해지고 장애를 갖게 된다”며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인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씨는 장애에 대해 의견을 나눌 담론의 장이 부족하다는 것도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명예시장 자리에 대해 “상징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장애인들이) 실질적으로 갖는 각자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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