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개최된 '엘뱅크 랩스 썸머 부트 캠프'에 최종 선발된 엑스레터팀. 제공=이유진씨
멕시코에서 개최된 '엘뱅크 랩스 썸머 부트 캠프'에 최종 선발된 엑스레터팀. 제공=이유진씨

본교 블록체인 학회 이화체인의 구성원들로 시작된 엑스레터팀이 멕시코에서 개최된 ‘엘뱅크 랩스 썸머 부트 캠프(썸머 부트 캠프)’에 최종 선발됐다. 최종 선발된 15팀 중 아시아 유일팀이다. 엑스레터 대표 이유진(전자전기·21)씨를 만나 엑스레터 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엑스레터는 본교 재학생 2명, 휴학생 2명, 졸업생 2명, 연세대 학생 1명, 성균관대 학생 2명으로 이뤄져 있다. 엑스레터는 이화체인의 아이디어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것에서 시작했다. 웹 플랫폼을 통해 대중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한 아이디어다. 이후 글로벌 해커톤 ‘Klaymakers22’에 참여한 300팀 중 최종 2위를 차지했으며, 계속할 일부 구성원과 새로 영입된 구성원 2명으로 지금의 엑스레터가 만들어졌다.

◆웹3.0 전문 투자사인 엘뱅크 랩스는 멕시코에서 8월21일~25일에 썸머 부트 캠프를 개최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해결책을 개발하고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엑스레터는 전 세계 지원자들과의 프로젝트 경쟁을 통해 선발됐다. 엑스레터는 미국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미국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 등 세계적인 대학의 팀들과 캠프에 참여했다.

 

본교 블록체인 학회 ‘이화체인’의 엑스레터 팀 팀장 이유진씨가 캠프에 출품했던 인터랙티브 웹소설 플랫폼을 보여주고 있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본교 블록체인 학회 ‘이화체인’의 엑스레터 팀 팀장 이유진씨가 캠프에 출품했던 인터랙티브 웹소설 플랫폼을 보여주고 있다. 박소현 사진기자

엑스레터는 인터랙티브 웹소설 플랫폼(xletter.io)을 출품했다. 이야기 전환 지점에 작가가 투표를 개시하면 독자는 소설을 읽으면서 원하는 전개를 선택하고 작가는 투표 결과에 따라 내용을 전개한다. 실시간 투표 시스템을 통해 투표 결과가 블록체인 위에 저장되는 형태다. 엑스레터는 두 가지 시스템을 제공한다. 투표하는 즉시 이어지는 소설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다중 결말 시스템’과 독자 투표로 다음 내용이 결정되는 ‘실시간 투표 시스템’이다. 두 가지 시스템을 통해 작가의 창작 부담이 줄고 창작권도 보호할 수 있다.

엑스레터의 목표는 대중성을 가진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이씨는 기존 웹3업체가 게임만을 주된 콘텐츠로 이용하고 블록체인 업계에 익숙한 사람들만 사용하게 해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게임 외에도 소설, 웹툰 등 콘텐츠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데 새로운 것을 도입하지 않고 늘 같은 것만 활용하기 때문이다. 엑스레터는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들처럼 웹3.0 기술이나 가상화폐 기술을 추가하기 전에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방안을 고민했다. 그렇기에 웹3기술과 가상화폐 기술의 활용을 높이 평가하는 엘뱅크 랩스의 부트캠프에 출품을 망설였다.

엑스레터는 5월1일~16일에 사전 신청자 3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다. 원하는 이야기를 선택하는 플랫폼이 사람들의 몰입을 높일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고,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사전 신청자 중 70명과의 심층 면담을 통해 독자들이 이야기 전개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사용자의 몰입을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8월1일부터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발표자로 설 기회가 생기면서 엑스레터는 엘뱅크 랩스 한국팀에서 출품 제의를 받았다. 이씨는 “거의 한 달 넘게 내보라고 설득했다”며 출품 계기를 설명했다. 이씨는 “기술력보단 이용자층 확대에 집중했기에 기대 없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개최 ‘엘뱅크 랩스 썸머 부트 캠프’에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최종 선발 명단에 오른 본교 블록체인 학회 ‘이화체인’의 엑스레터 팀. 팀장 이유진씨가 해당 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멕시코 개최 ‘엘뱅크 랩스 썸머 부트 캠프’에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최종 선발 명단에 오른 본교 블록체인 학회 ‘이화체인’의 엑스레터 팀. 팀장 이유진씨가 해당 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박소현 사진기자

엘뱅크 랩스에 선발된 엑스레터팀은 멕시코로 향했다. 멕시코에서 진행된 썸머 부트 캠프는 프로젝트 발표와 전문가의 강연, 참여자들과 교류하는 네트워킹으로 이뤄졌다. 이씨는 “해외에서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은 (프로젝트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발표가 끝나고) 전 세계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한자리에서 듣고 즉석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게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평소 이씨는 자신의 프로젝트에 몰두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프로젝트를 볼 겨를이 없었다. 썸머 부트 캠프의 피드백 시간은 주변의 다른 프로젝트를 둘러보며 시야를 넓히는 기회가 됐다.

캠프에 초청된 멘토들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멘토는 엘뱅크 랩스 관계자, 대형 거래소에서 근무하는 벤처 캐피탈, 마케팅 전문가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씨는 싱가포르 멘토에게 부탁해 캠프가 끝나고 추가 미팅을 진행했다. 엑스레터의 아이디어로 해외에 진출했을 때 어떤 피드백을 받을 수 있 을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대학생 창업가들이 모인 만큼 준비 과정에서 공감과 위로가 오갔다. 이씨는 “펀딩을 받기 위해 돌아다니는 입장인 건 모두 똑같다”며 “가지고 있는 고민이 비슷하면서 조금씩 달라 서로 조언해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로서 가졌던 속앓이를 해소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대표가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말을 들을 것 같아 하지 못한 이야기에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는 “기술에 대한 애정보다는 단기 이윤만을 추구하는 블록체인 업계 문화에 회의를 느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의 상황을 직접 보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이번 캠프는 기존 생각을 깨뜨리는 기회가 됐다. “다시 의욕이 불 타오른다”고 말하는 그의 눈동자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엑스레터는 국외로는 진출 방향성을 모색하고 국내에서는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씨는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도 사람들의 유입을 늘리기 위해 웹소설 관련 플랫폼과 제휴를 맺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작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데에서 착안해 작가와 독자 각각의 커뮤니티도 구현할 예정이다. 더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을 위해, 엑스레터의 도전은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웹을 통해 뻗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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