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여론광장] 설리의 죽음은 아직도 나를 괴롭게 한다
719
(*자살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이와 관련하여 트리거가 있으신 독자분은 주의 바랍니다.)2019년 10월 14일의 쌀쌀한 가을밤, 나는 도서관의 작은 소파들 중 하나에 앉아 곧 들이닥칠 시험들을 준비하며 계획표를 짜고 있었다. 대화해도 되는 도서관 구석이지만 지금 내 앞에서 통화하고 있는 여학생은 너무나 큰 소리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야! 설리가 죽었대. 사망했대. 구급차에서 데려가면서 쓴 자료가 유출됐다고 하더라...”그 말을 들은 나는 순간 얼음이 되었다. 나는 그 아이가 방금 뱉은 말이 너무나
여론광장
박소연(의류산업ㆍ17)
2021.05.15 20:32
-
-
-
[Z의 시선] 그 시절 감성으로의 회귀
355
2021년 현재, 우리는 모두 코로나 상황으로 일상이 발에 묶여 있는 듯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그 전의 삶은 어떠했는지 떠올려 보기도 하고, 그때 참 좋았다며 자유롭던 날들을 추억하기도 한다. 그렇게 추억을 떠올리는 과정을 통해 지금보다 더 이전의 삶들을 떠올리곤 한다. 누구에겐 그것이 학창 시절의 추억이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구에겐 직장에서의 추억이 될 수도 있는 각자의 경험이 담긴 좋았던 날들. 세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새롭게 유입되는 정보량이 너무나 많은 우리 사회에서 어쩌면 기억 속에 편안하게 자리 잡
여론광장
박서연(지교·19)
2021.05.09 01:01
-
[여론광장] 번아웃 사용 방법
914
매달 한 번씩 불쑥 불쑥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내게 찾아온다. 이유없이 일상을 탈피하고 싶은 이때는 하루가 괴로움이고 삶은 인고의 연속이다.이를 인생 노잼시기 혹은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한다. 대개 하기 싫은 일은 뒤로 미루고, 당장 먹고 싶은 것을 먹어치우는 의지박약 상태라고도 불리운다. 눈 앞에 있는 만족감만 생각하는 것이다. 하루는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하기 전 진짜 후회할 자신 없는지 내게 물었다. 그땐 그러지 않겠다고 답하고서 나중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쓸렸었다.번아웃이 올 정도로 열심히 했나 하는 의문도 생긴다.
여론광장
조승아(커미·19)
2021.05.08 23:45
-
-
[여론광장] 필터 버블 속에 갇혀 있는 우리들
1294
‘필터 버블(Filter Bubble)’,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춰 필터링 된 인터넷 정보로 인해 편향된 정보에 갇히는 현상.나는 무의식적으로 SNS 피드를 스크롤 할 때 맞춤형 광고들이 나타나면 멈칫하고 주시하게 된다. 처음 몇 번은 그저 내가 평소에 관심 있게 찾아본 제품들이 나온 것에 신기해하며 별 생각 없이 넘어갔다. 그런데 친구들 또는 가족들과 잠깐 이야기한 것들도 바로 광고로 뜨는 듯한 느낌이 들 때부터는 조금 무서워졌다. 한 유튜버의 마이크 도청 테스트 영상을 보고 나서는 더더욱 그랬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정보들만 알아
여론광장
안민지(국제·18)
2021.05.01 18:26
-
-
[Z의 시선]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845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인 미소가 떠돌이 신세인 자신에게 이렇게 살지 말고 결혼해서 나랑 살자는 말을 농담조로 건넨 친구에게 조용히 읊조리는 대사이다. 미소는 가사 노동 도우미로 일하며 받는 일당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난한 청년이다. 조용한 바에서의 위스키 한 잔, 일을 마친 후 피는 담배 한 모금이 그녀의 유일한 행복이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월세와 담배 가격이 오르면서 그녀의 일상에 큰 파동이 생긴다. 티끌만 한 일당으로 단칸방 월세를 내는 것조차 버거워지자 그녀는 위스키와 담배를 위해 월세방을 포기하고 기약 없는 방랑
여론광장
유지인(커미·19)
2021.05.01 18:18
-
-
-
[Z의 시선] 예민한 게 아니라 꼿꼿한 거랍니다
429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고등학생 때의 경험담을 말하고자 한다. 부디 현재 진행형이 아니길 바라며 글을 쓴다. 출신 고등학교에서는 입학생 중 가장 예쁜 여학생 ‘4대천왕’과 가장 못생긴 ‘T(trash)4’를 뽑는 문화가 있었다. 모든 결정은 ‘남기’(남자 기숙사의 줄임말)에서 이뤄진다. 사대천왕 중 일부는 축구부 매니저 제의를 받기도 하는데, 그 역할은 축구부와 기념 촬영 및 30명 가까이 되는 부원들에게 생수를 배달하는 것이었다.매일 밤 남기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퍼졌다. ‘누가 나댄다’, ‘기가 세다’와 같은 마녀사냥에서 나와 내
여론광장
강유미(의류산업·17)
2021.04.05 03:48
-
[여론광장] 나는 오늘도 살아낸다 - 사는 법이 아닌 살아내는 법
658
사람은 살아낸다.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거다. 매일 일어나며 이 말을 얼마나 되뇌었는지 모른다. ‘사람은 왜 사는 것일까.’ 본질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동시에 가장 절실히 답을 내려야 했던 이 질문에 수도 없이 베였다. 지금까지도 답은 찾지 못했다. 대신 나와 삶 사이에 공간을 만들었다. 후에 나만의 대답을 찾는 때가 오면 살포시 그 답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 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 공간을 ‘살아내는 법’이라 명명했다.고등학교에서는 공부하는 법만 배웠다. 그리고 12년 동안 달려온 목표지점을 넘어서는 순간 난 ‘대학생’의 신분
여론광장
김정현(국문·19)
2021.04.05 03:47
-
-
-
-
[Z의 시선] 우리에게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596
고등학교 3년, 주제를 좁혀 관심 있는 분야를 깊게 탐구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을 적의 일이다. 사실 당시의 나는 글을 읽고 쓰길 좋아하면서도 우리 문학에는 큰 애정이 없었으며, 이 사실을 크게 부끄럽게 여겼고 그런 마음을 견디기 어려웠다. 내가 발견한 이유 중 하나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생각을 정리하다가 글감을 잡았다. 다양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그런데 왜 잘 보이지 않지? 확인해 보자.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라는 주제의 소논문을 썼다. 누가 어떤 글
여론광장
이수연(경영·18)
2021.03.28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