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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트위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하루에도 수천 가지 정보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쏟아진다. 모두 올바른 정보라면 얼마나 좋을까. 실상은 허위, 왜곡정보가 난무한다. 언론도 신뢰를 잃어간다.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어떤 정보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최근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교육이 주목받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사실’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내고 공공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환경이 건강한 민주사회를 위한 필수 요건인 만큼,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은 민주시민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자질로 강조되고 있다. 10년째 ‘뉴스 리터러시(News Literacy)’ 수업을 이어오고 있는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Stony Brook University, 스토니브룩대)를 찾았다. 4월20일 미국 뉴욕주 스토니브룩대의 프레이홀. 약 200명 수강생이 채운 대형 강의실 앞 스크린에는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의 한 기사가 띄워져 있다. “기자가 직접 (취재원이 제공한)녹음 파일을 듣고 이 기사를 썼는지 여부가 이 기사에 나와 있나요? 기자가 직접 듣고 쓴 것과 아닌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딘 밀러(Dean Miller) 교수가 질문을 하자 학생 5명이 동시에 손을 들었다. 교수는 학생들 사이로 럭비볼을 던졌다. 공을 받아든 한 남학생이 공에 달린 마이크에 대고 답했다. “기자가 직접 보거나 듣고 쓴 내용이 훨씬 신뢰도가 높습니다. ‘누가 어떻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내용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니까요.” 밀러 교수의 얼굴에 흡족한 미소가 번졌다. 뉴스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신뢰도와 정보가치를 따져보는 것. ‘뉴스 리터러시’ 수업의 핵심이다. ‘제대로 뉴스 보는 법’을 알려주는 이 수업은 미국 스토니브룩대 학생들이 꼭 들어야 하는 명강의로 꼽힌다. 매 학기 200명 이상이 이 수업을 듣는다. △똑똑한 뉴스 수용자를 기르기 위한 수업 뉴스 리터러시 수업은 스토니브룩대 하워드 슈나이더(Howard Schneider) 저널리즘학과장이 2005년 개설했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언론의 가치와 윤리’ 과목을 강의하면서 급속도로 바뀌는 미디어 환경에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 이 수업을 기획하는 계기가 됐다. “적지 않은 수강생이 유튜브 동영상이나 잡지의 가십거리도 뉴스처럼 보이기만 하면 사실로 믿었다. 반면 나머지 학생들은 언론에 무조건 냉소적이거나, 언론 보도를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보가 범람하는 현대 미디어 환경에서 좋은 정보를 가려낼 줄 아는 뉴스 수용자를 길러내는 것이, 좋은 기자를 배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슈나이더 교수의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뉴스 리터러시 수업은 비전공자도 대상으로 한다. 학생들은 믿을 만한 뉴스를 판별하는 방법, 뉴스 제작과정, 저널리즘의 사상적 토대 등을 배우며 ‘똑똑한 뉴스 수용자’로서의 역량을 기른다.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로 유명한 칼 번스타인(Carl Bernstein) 교수가 밀러 교수와 함께 팀티칭을 맡고 있다. 수업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째. 뉴스 리터러시 수업은 현재 해외로 수출될 정도로 성장했다. 2007년에는 뉴스 리터러시 센터(The Center for News Literacy)가 설립됐다. 현재 뉴스 리터러시 센터는 미국의 약 30개 대학, 뉴욕주 7개 중고등학교와 파트너십을 맺어 수업을 도입시켰고 중국, 홍콩 등 세계 대학과도 교류해 현지에 맞는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뉴스 해체로 올바른 정보 판단력 길러 뉴스 리터러시 수업의 최종 목표는 ‘뉴스 해체(deconstruction)’다. 뉴스 해체란 기사 제목, 취재원, 새로운 사실과 맥락 등 기사 및 보도의 구성요소를 파헤쳐 올바른 정보인지 판단하는 작업이다. 수업 초반에는 뉴스와 비(非)뉴스를 구별하는 것부터 배운다. 밀러 교수는 “뉴스가 아닌데 뉴스처럼 보이는 이웃(neighborhood)이 만연하기 때문에 이런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에 혹해 루머 양산에 일조하거나 거짓 정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진짜 뉴스’를 오락성 정보, 선전물 등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단계에서 학생들은 취재원, 보도사진 등 뉴스의 요소와 함께 진정한 공정성의 의미, 저널리즘에서 말하는 진실 등에 대해 배운다. 뉴스의 각 구성요소에 대한 판단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마지막 뉴스 해체 단계에선 실제 기사를 분석하면서 앞서 배운 개념들을 체득한다. 지난 학기 이 수업을 수강한 진 티앤(Jean Tian?4학년)씨는 “뉴스 해체 과정을 배운 이후, 뉴스를 볼 때 적절한 취재원을 인터뷰 했는지, 인용한 통계자료의 출처가 어딘지 등 꼼꼼하게 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칼 번스타인 등 전·현직 기자의 생생한 특강 진행돼 뉴스 리터러시 수업의 강점은 강의뿐 아니라 소규모 세미나, 현직기자의 시리즈 특강, 팀티칭 등 다채로운 형태의 수업과정이 병행된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이론으로 배운 개념이 실제 취재 및 편집 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체득하며 뉴스 리터러시 능력을 키운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을 직접 취재, 보도한 전직기자 번스타인 교수의 팀티칭은 뉴스 리터러시 수업의 자랑이다.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은 1972년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의 재선위원회 측근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였던 워터게이트 빌딩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체포된 사건이다. 번스타인이 당시 이 사건을 특종 보도함에 따라 닉슨 대통령이 미국 최초로 임기 중 대통령직을 사임했을 정도로 큰 반향이 일었다. 3월30일엔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와 관련한 특별 수업이 진행됐다. 번스타인 교수의 생생한 취재 뒷이야기가 이어졌다. 한 학생이 “백악관 측에서 기자회견 혹은 취재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압박을 가했는데 어떻게 이겨냈나”라고 묻자 번스타인 교수는 “협박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중요했던 것은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는 의무였다”며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취재과정은 물론 기사의 뉘앙스나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 데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답했다. 현직기자들의 시리즈 특강도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 이번 학기에는 탐사보도 전문기자 앨렌 게블러(Ellen Gabler)와 NBC 앤 커리(Ann Curry) 앵커가 연사로 나섰다. 이밖에 대형 강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소규모 세미나 방식의 자기보고 수업(Recitation)도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은 30명 내외 소그룹으로 나뉘어 지난 수업 내용이나 과제에 대한 질의응답, 그룹 토론 등을 한다. 수강생들은 다양한 방식의 수업 덕분에 뉴스를 보는 관점이 더 깊어졌다고 호평했다. 한국인 유학생 이보름(4학년)씨는 “전·현직기자들의 취재 과정을 간접 경험하면서 수업에서 배운 투명성, 진실성 등의 개념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취재 | 김지현 객원기자 | 2015-05-04 14:24

뉴스 리터러시 센터(The Center for News Literacy)의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는 딘 밀러 교수는 2009년 교단에 서게 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뉴스 리터러시 수업을 가르쳐왔다. 스토니브룩대의 미디어 교육 전문가인 그를 4월17일 스토니브룩대 개인연구실에서 만나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 및 한국 도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어떻게 이 수업을 맡게 됐나. 수업을 맡기 전에도 수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었나 일간지 ‘포스트 레지스터'(Post Register) 편집장으로서 일을 그만두고 미디어 관련 교육으로 관심을 돌리게 됐는데 마침 스토니브룩대에 뉴스 수용자를 위한 수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부터 항상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수업에 대해 듣자마자 ‘완벽해(perfect)!’를 외쳤다. 편집장으로서 기사의 헤드라인을 정하고 사설을 쓰는 일 등 독자들이 어떻게 신문을 볼지 고민했던 점과 이 수업에서 다루고 있는 투명성, 책임 등의 개념이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 이런 수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내가 생각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현재 사회에는 광고, 정치가들의 선전과 같이 뉴스인 척 하려는 정보들이 많다. 하지만 이 수업은 뉴스 수용자들이 속임수에 쉽게 넘어가지 않도록 확실한 기준을 제공한다. 두 번째는 이 수업이 학생들에게 비판적 사고능력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이는 분야를 막론하고 어떤 일이든 다각도에서, 신중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강생들이 자신의 가치관이나 시사적 이슈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중국, 미얀마, 러시아 등 외국 대학 및 고교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각국에 맞는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 역시 뉴스 리터러시 같은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세월호 1주기라는 소식을 접하고 많은 생각을 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당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사건 경과나 희생자에 대한 허위 정보가 유출되고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했다고 들었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 한국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의 미디어 교육,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작년 홍콩 우산혁명 때, 중국의 뉴스검열과 SNS에 돌아다니는 루머에 대응해 뉴스리터러시를 배운 학생들이 스스로 루머체킹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활동했다. 이처럼 저널리즘 전공 학생들이나 미디어 교육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행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저널리즘 관련 전문가가 직접 뉴스리터러시 수업을 접해 보고 이러한 교육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체감할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해외취재 | 김지현 객원기자 | 2015-05-04 14:21

신문 기사나 방송 뉴스를 볼 때 믿어도 되는 정보인지 찝찝하다면? 비판적으로 올바른 정보를 가려내고 의사결정을 하는‘냉철하고 똑똑한’뉴스 수용자가 되고 싶다면? 뉴스 리터러시 수업이 알려주는 ‘뉴스 해체’방법에 주목하자. 1단계는 기사 제목과 본문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제목이 기사의 주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제목은 때론 정교하게 ‘세팅’된다. 제목을 먼저 읽은 독자는 이미 선입견이 뇌리에 박히고 기사는 단지 제목에 대입시켜 읽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내가 제목에 혹시 호도되는 것은 아닌지 주의해야 한다. 2단계에서는 기사에 나오는 ‘증거’가 기자가 직접 확인한 것인지 아니면 추론에 불과한지 확인한다. 대변인 진술이나 익명의 취재원에게 전해들은 증언 등은 정보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3단계는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작업. 이땐 ‘IMVAIN’을 기억하자. 취재원이 독립적(Independent)인지, 다수(Multiple)가 등장하는지, 정당한 증거를 입증(Verify)하고 있는지, 어떤 정보를 줄 만한 권위(Authoritative)를 가졌는지, 정보에 정통한지(Informed), 익명의 그늘에 숨지 않고 이름을 밝혔는지(Named) 확인한다. 이어서 4단계에선 기자가 취재과정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밝히고 있는지 판단한다. 5단계에선 기사의 맥락과 사실, 묘사를 구분해 읽는다. 6단계에선 기사의 주제를 육하원칙에 맞게 요약해본 뒤, 마지막 7단계에선 공정성과 균형성 여부를 따져 본다. 이러한 뉴스 해체법을 습득하면 왜곡되거나 과장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 뉴스 수용자로 거듭날 수 있다.

해외취재 | 김지현 객원기자 | 2015-05-04 14:18

다음 달이면 세월호 참사 1주기다. 본지는 지난 1년간 학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로 교내 비상구 실태, 실험실 안전 등의 문제를 지적해 왔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본지는 학내 안전 전반을 점검 및 고발하는 ‘세월호 1년, 이제는 안전이화’를 4주 연재한다.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안전에 취약한 학내시설 ▲동아리방 ▲과방 ▲조형예술대학 실습실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실태를 보도한다. 일부 동아리는 여전히 전열 기구를 사용하고 있었다. 안전점검 후 적발된 동아리는 작년 11월 전열기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받았으나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16일 오후5시 기자가 찾아간 B 동아리방에 있던 동아리 부원 3명은 전기장판을 틀고 앉아 있었다. 같은 날 방문한 C 동아리방에는 전기난로, 전자레인지가 있었다. C 동아리 ㄱ 회장은 “편의를 위해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3시 학문관 2층 총학생회실 옆 방화문은 스피커, 상자 등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방화문은 화재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닫히며 연기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준다. 방화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화마가 번져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 현재 총학생회실을 관리하는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 우지수 위원장은 “총학생회실 옆에 쌓여있는 짐이 오래되고 정확히 누구의 것인지 몰라 처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실 앞 복도에서 안으로 더 들어가 보니 비상구 근처 소화전(소화 호스가 장착된 시설) 문 앞에 쇠, 나무 자재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이 약 1.3m 높이로 쌓여있었다. 자재 위에는 ‘동아리연합회(동연) 소유이므로, 동연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있었다. 이 자재가 소화전 문을 약 절반을 막은 상황이었다. 특히 폭도 1m가 넘어, 힘들게 손을 뻗어야 겨우 소화전 문에 접근이 가능할 정도였다. 그나마도 활짝 열기 불가능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은 작년 11월 총학생회, 동연, 중앙동아리, 자치단위연합회에 복도에 쌓여 있는 물건을 치워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일부 복도에 동아리 비품이 쌓여 있다. 동연 이수현 선거관리위원장은 “동연 선거가 무산돼 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미처 그 부분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안전의식도 여전히 부족했다. D 동아리 부원 ㄴ씨는 “건물 화재 원인은 담배인 경우가 많다”며 “전열 기구는 충분히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은 안전을 위해 동아리와 학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학생활동에 있어서 안전은 가장 기본이자 우선시 되어야하는 요소”라며 안전을 위해 모든 구성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과방, 사람 없는데도 전기난로 켜져 있어 단과대학 과방 역시 화재에 취약한 상태였다. 17일~19일 잠금장치 등으로 출입을 제한하지 않은 단과대학 과방과 학생회실 29곳을 조사한 결과 13곳(약 44.8%)에 전기난로가 있었다. 이 중 2곳은 사람이 없었음에도 전기난로 전원이 켜져 있었다. 통행에 불편을 줄 정도로 과방 내부에 책, 학생회 비품 등이 쌓여 있었던 곳은 2곳이었다. 원활한 통행을 막았던 물건들은 주로 학생회 비품이었다. 19일 오후12시30분 이화·포스코관 지하1층에 있는 E 학과 과방으로 가는 복도는 쌍방통행이 어려울 만큼 짐이 쌓여 있었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 몸을 틀어야 통행할 수 있었다. 김보민(사회·14)씨는 “많은 학생이 동시에 밖으로 나가는 화재 상황에서 통로는 좁고, 쌓여 있는 짐까지 무너진다면 갇혀서 못 나가는 사람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열 기구 전원을 끄지 않고 퇴실한 과방도 있었다. 18일 오후3시30분 아무도 없는 교육관A동 F 학과 과방에는 나무로 된 책상 아래 전기난로가 돌아가고 있었다. 게시판에는 ‘난로를 끄자’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조예대 실습실, 가연성 물질과 산소 같이 보관 조형예술관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본지는 17일 오전11시 총무처 총무팀 황현주 대리와 조형예술관A, B, C동 안전 상태를 점검했다. 조예대 특성상 가스, 글라인더(돌을 깎는 기계) 등 사고 위험이 큰 도구와 재료가 많다. 학생들은 실습실에서 용접하거나 전기톱으로 금속을 자르기도 한다. 그러나 안전점검 결과 안전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복도에는 각종 재료와 작품들이 줄지어 있어 통행이 불편했고, 고압가스가 제대로 고정이 안 돼 있었다. 총무처 총무팀은 작년 9월 조형예술관 안전을 위해 일부 실습실 바닥에 형광색의 피난 유도 테이프를 붙였다. 이른바 ‘안전구획선’이다. 깜깜한 밤에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학생들이 안전구획선을 따라 무사히 실습실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설치한 것이다. 최소한의 소방안전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안전구획선 내부에는 어떠한 물건도 놓여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날 방문한 조형예술관A동 115호에는 안전구획선 안에 책상이 놓여 있었다. 조형예술관A동 121호 바닥에는 톱밥이 쌓여있었다. 톱밥은 바닥뿐만 아니라 멀티탭 위에도 쌓여있었는데, 전원은 켜져 있었다. 121호는 전동기기가 있는 기계실이다. 총무처 총무팀 황 대리는 “화재 중 가장 큰 원인은 전기에 의한 것으로 톱밥 등의 먼지가 전기 콘센트 및 플러그에 쌓여있으면 자연적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외에 있는 조소과 실습실은 학생들이 작품 제작을 위해 아세틸렌과 산소를 이용해 금속을 녹이는 곳이다. 실습실에는 산소통과 아세틸렌통 11쌍이 같이 놓여 있다. 고압가스 안전 관리법에 따르면, 산소와 가연성 가스(아세틸렌) 용기는 각각 구분해 보관해야 한다. 산소가 아세틸렌을 만나면 불이 붙기 때문에 평소 보관할 때는 서로 가까운 곳에 놓아두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산소통 옆에는 충전기한이 1년 2개월이나 지난 아세틸렌통이 있었다. 총무처 총무팀 황 대리는 “고압가스 용기의 충전기한이 지났다면 그 안에 있는 가스의 상태가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며 “특히 해당 실습실에는 산소와 가연성 가스인 아세틸렌이 함께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조예대에선 안전수칙을 몰라 학생이 다치는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ㄷ(조소·13)씨는 작년 실습수업에서 돌을 깎기 위해 글라인더를 사용하다 팔에 체인이 감겨 15바늘 정도 꿰맸다. ㄹ(조소·13)씨 역시 작년에 실습수업을 하다가 조각도에 손가락을 베어 3바늘 꿰맸다. ㄹ씨는 “도구를 다룰 때 필요한 안전수칙을 알려 줄 전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ㅁ(도예·13)씨는 “도자 재료로 화학약품을 많이 쓰는데 많은 학생이 마스크, 장갑 없이 작업한다”며 “흙먼지도 많이 날려서 건강에도 안 좋다”고 말했다. ㅁ씨는 실습실에 있다가 코를 풀면 새까만 콧물이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형예술관은 늘 화재의 위험 속에 있다. 일부 학생들은 조형예술관A동 6층에서 옥상으로 가는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6층은 서양화과 실습실이 있으며, 서양화의 주재료인 기름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6층 계단에서 담배를 피워서 불씨가 실습실로 튀면 화재 위험이 있다. ㅂ(서양화·12)씨는 “실습실에서 작업할 때 근처 계단에서 담배 피우는 학생을 보면 ‘혹시나 담뱃불이 제대로 꺼지지 않으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총무처 총무팀에 따르면 조예대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도구를 다룰 때마다 필요한 안전수칙을 모두 교육하기는 힘들다. 이공계 실험실과 달리 조예대는 전공별로 사용하는 기계와 도구가 다르고 도구마다 사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조예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에서는 응급처치법, 소방안전 등을 교육하고 있다. 작년 2학기 조예대의 안전교육 수료율은 전체 평균 약 66.1%를 훨씬 못 미치는 약 26.5%에 그쳤다. 이에 총무처 총무팀은 안전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총무처 총무팀 황 대리는 “이번 학기에 조예대를 포함해 위험 기계를 다루는 전공 학부 실험실을 점검하고, 기계 납품업체와 전문가의 협조를 받아 정확한 안전수칙을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기계 등을 다루는 안전수칙을 여러 번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ㅅ 교수(서양화과)는 “판화실에 있는 기계가 위험하다 보니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을 반복적으로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업 전에 매번 숙지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슈 | 박진아 기자, 남미래 기자, 김서현 기자 | 2015-03-23 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