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어령 교수의 생애 강의 모습 <strong>제공=홍보실
고(故) 이어령 교수의 생애 강의 모습 제공=홍보실

이어령 본교 명예석좌교수가 2월26일 별세했다.

고(故) 이어령 교수는 1966년 본교 문리대학에 임용돼 1989년까지 강단에 섰다. 1990년 초대 문화부 장관을 맡아 5년간 본교를 떠났던 이 교수는 1995년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로 다시 부임해 2001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쳤고, 2011년 본교 명예교수로 임명됐다.

1933년(호적상 1934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한 고인은 1956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해 교육자이자 문인, 언론인, 장관 등으로 활동하며 ‘시대의 지성’으로 불렸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었던 그는 ‘메멘토 모리’, ‘지성에서 영성으로’,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비롯해 60년간 약 100권의 저서를 집필했고, 수많은 칼럼과 평론을 발행했다. 2017년부터 췌장암으로 투병하며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은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저서 집필에 몰두했다. 

고인은 한국 문화계에도 큰 획을 그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을 기획한 고인은 개막식에서 ‘굴렁쇠 소년'을 연출해 문화 기획자로서 인정받았다. 이어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며 국립국어연구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설립하고 도서관 발전 정책을 마련하는 등 문화 정책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에 큰 공을 세웠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고인을 기리기 위해 장례를 ◆문체부장(葬)으로 5일간 치렀으며, 2일 오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영결식을 엄수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조사를 낭독했으며 본교 김은미 총장도 장례위원으로 참여했다.

영결식이 거행된 2일 오전, 전 문화부 청사 자리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의 초대형 미디어 캔버스 ‘광화벽화’에는 고인이 생전에 남긴 말과 추모 문구가 게시됐다. “여러분과 함께 별을 보면 즐거웠어요. 하늘의 별의 위치가 불가사의하게 질서정연하듯, 여러분의 마음의 별인 도덕률도 몸 안에서 그렇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와 “‘인간이 선하다는 것’을 믿으세요. 그 마음을 나누어 가지며 여러분과 작별합니다. 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돌려주려고 해요.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라는 문구다.

고인은 영면에 들었지만 그가 남긴 사유의 기록은 앞으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시집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발간을 앞두고 있으며, ‘젓가락의 문화 유전자’(가제)도 3~4월 중 출간 예정이다. 

 

◆문체부장(葬): 문체부가 주관하는 장례. 문체부가 빈소를 설치, 운영하며 운구와 영결식 및 안장식을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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