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근처의 문화센터에서 진행 중인 취미 강좌를 추천해 주는 앱 서비스 스타트업 ‘문다’의 신지현 대표 김나은 사진기자
사용자 근처의 문화센터에서 진행 중인 취미 강좌를 추천해 주는 앱 서비스 스타트업 ‘문다’의 신지현 대표 김나은 사진기자

누구나 취미생활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요즘. 다양한 취미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문화센터는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나고, 이제는 언제 어디서 원하는 강좌가 진행 중인지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 취미의 홍수 속에서 앱 '문다'는 우리 집 근처 문화센터를 선별, 관심 분야 강좌를 직접 추천해 준다. 본지는 문화센터 계의 배달의 민족, 스타트업 문다의 신지현(국제·18) 대표를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문다는 '문화생활 다 모아'라는 뜻과, '문 앞에서 취미를 만나다'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는 지역 기반 취미 강좌 ◆큐레이션(curation) 앱이다. 사용자가 관심 분야를 설정하면, 사용자 거주 지역 내 문화센터에서 진행 중인 관심 분야 취미 강좌를 추천해 준다. 이를테면 관심 분야를 미술로 설정할 시, 우리 지역 문화센터에서 진행 중인 캘리그래피, 유화 등 취미 미술 강좌를 추천해 주는 식이다. 이에 더해 키즈 강좌 추천, 알찬 강좌를 선별해서 띄워주는 ‘매니저 선별 강좌 추천’ 등의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문다는 신 대표가 실제로 문화센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에서부터 시작됐다. 신 대표의 할머니와 사촌 동생이 근처로 이사 왔던 때, 신 대표는 이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고자 동네 취미 강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적당한 강좌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방대한 문화센터 정보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백화점 내 문화센터에는 800개 가까이 되는 강좌들이 즐비해 있기도 했다.

“당시 수많은 문화센터를 기웃거리며 누군가 내 상황에 맞는 강좌를 알아서 추천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떠오른 게 취미 강좌 큐레이션 서비스였죠.”

문다가 지원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는 ◆크롤링(crawling)과 자체 개발 ◆알고리즘(algorithm)을 통해 이뤄진다. 각 문화센터별로 규격에 맞는 ◆크롤러(crawler)를 개발해 강좌 정보를 크롤링한 뒤 ◆데이터 라벨링(data labeling)하면, 자체 개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에게 맞는 강좌가 추천되는 원리다.

크롤링과 데이터 라벨링하는 과정에서는 팀원 절반 이상이 빠져나가는 시련이 있기도 했다. 신 대표는 “크롤링과 데이터 라벨링 작업이 사실 단순노동에 가까운데 팀에서 작업한 데이터만 10만 개 가까이 되다 보니 맡은 업무에 의문을 갖고 힘들어하는 팀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9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 문다는 현재 신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디자이너, 그리고 핵심 개발자 총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신 대표는 남은 팀원들과 함께 개발을 마친 후 베타버전을 출시했고,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 수 2500명을 돌파했다. 각종 대회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10월28일 막을 내린 한국여성벤처협회 주최 '2021 전국 여대생 벤처 성장 챌린지'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국내 스타트업 데뷔 무대로 불리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에서 진행하는 캠퍼스 리그에 합격해 7일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발표 후 온라인으로 많은 것이 변화되는 와중에 오프라인에 주목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는 심사위원의 평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현재 신 대표는 국제학을 공부하며 문다가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고 있다. 

“문다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취미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무는 기능을 한다고 생각해요. 문다를 통해 사람들이 취미가 뭐냐고 물어봤을 때 뭐든 하나 정도는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그게 지금 저희의 미션이에요.”

문다는 내년 정식버전 런칭을 앞두고 있다. 정식버전에서는 베타버전을 통해 모은 고객 데이터와 강사 데이터를 토대로 문화센터와 사용자 간이 아닌, 강사와 사용자 간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취미 분야도 사용자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음악과 미술에 집중해 큐레이션을 진행한다. 신 대표는 “정식버전 런칭을 앞두고 현재 투자자들과 만남을 가지며 seed 투자 유치를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다의 최종 목표는 사람들 머릿속에 인식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음식을 시켜 먹을 때 배달의 민족을 떠올리는 것처럼, 음악이나 미술을 배워볼까 했을 때 바로 문다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큐레이션(curation): 인터넷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크롤링(crawling): 무수히 많은 컴퓨터에 분산 저장돼 있는 문서를 수집해 검색 대상의 색인으로 포함시키는 기술

◆알고리즘(algorithm):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입력된 자료를 토대로 원하는 출력을 유도해 내는 규칙의 집합

◆크롤러(crawler): 크롤링을 위해 개발된 소프트웨어

◆데이터 라벨링(data labeling): 딥러닝 과정에서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집·가공·분류하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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