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소속 국제중재동아리 ELVIS(엘비스)가 아시아-태평양 모의국제상사중재대회(Asia-Pacific Pre Moot)에 참가해 88팀 중 4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프리 무트’(Pre Moot)는 세계 각국의 법학도들이 모이는 국제상사중재 모의재판대회 ‘비스 무트’(Vis Moot)의 예선전이다. 대회의 전 과정은 영어로 진행되며 예선 참가자들은 서면 작성과 구술 변론 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서면 작성 단계에서는 국제중재 신청인(원고)과 피신청인(피고)의 입장을 문서로 작성해 제출한다. 구술 변론 단계에서는 원고 입장을 대변하는 팀과 피고 입장을 대변하는 팀이 맞붙어 각자의 입장을 변론하며 전문 중재인 패널 3명의 돌발 질문을 받는다.

이번 아시아-태평양 프리 무트는 2월9일부터 4일간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진행됐다. 본지는 쟁쟁한 해외 팀들을 꺾고 당당히 본선에 오른 엘비스 2기를 만나봤다.

아시아-태평양 모의국제상사중재대회에서 88팀 중 4위로 본선에 진출한 본교 법학전문대학원 소속 국제중재동아리 ELVIS(엘비스). 사진은 엘비스 부원 이다은씨, 김수빈씨, 신민정씨, 최혜정씨, 이지은씨, 양소영씨, 김다솔씨(맨 앞줄 왼쪽부터). <strong>김영원 사진기자
아시아-태평양 모의국제상사중재대회에서 88팀 중 4위로 본선에 진출한 본교 법학전문대학원 소속 국제중재동아리 ELVIS(엘비스). 사진은 엘비스 부원 이다은씨, 김수빈씨, 신민정씨, 최혜정씨, 이지은씨, 양소영씨, 김다솔씨(맨 앞줄 왼쪽부터). 김영원 사진기자

 

처음부터 한 발 한 발, 기초 지식 쌓으며 본선까지

2020년 3월 결성된 엘비스는 본선 진출과 함께 2주년을 맞았다. 엘비스는 법전원 학생들이 비스 무트와 프리 무트 대회 참가를 목적으로 만든 동아리다. 엘비스 대표 박재은(로스쿨 2학기)씨는 “대회 방식대로 서면 팀과 변론 팀으로 나눠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 프리 무트에 참가한 10명의 팀원들은 첫 번째 관문인 서면 작성을 위해 기초 지식부터 공부했다. 팀원 김수빈(로스쿨 3학기)씨는 “국제중재 과목은 로스쿨 커리큘럼 기본 과목으로 들어 있지 않다”며 “대회 참가를 위해 국제중재의 기초를 전부 스스로 공부해야 했던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프리 무트에서 주어진 논제의 핵심 쟁점은 가상의 두 회사 사이 성립된 계약이 적법한지를 가리는 것이었다. 엘비스 팀원들은 70페이지 분량의 문제를 읽고 원고와 피고의 입장에서 각각 50페이지, 60페이지 분량의 서면 답안을 작성했다. 팀원들은 핵심 쟁점을 ◆절차법과 ◆실체법의 측면에서 검토했다. 팀원 김다솔(로스쿨 3학기)씨는 “어떤 국제법이나 협약을 적용할지를 절차법적 측면에서, 선택한 법 조항을 토대로 계약이 실제로 성립되는지를 실체법적 측면에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관문인 구술 변론에는 김수빈씨와 이다은(로스쿨 5학기)씨, 신민정(로스쿨 3학기)씨, 박재은(로스쿨 2학기)씨가 참여했다. 팀원 이지은(로스쿨 3학기)씨는 “구술 변론 단계에서는 패널들의 돌발 질문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비결은 팀워크, 두루 지지 받으며 서로 북돋아

줌(Zoom)으로 한자리에 모인 엘비스 팀원들. <strong>제공=엘비스
줌(Zoom)으로 한자리에 모인 엘비스 팀원들. 제공=엘비스

서면 작성에 참여한 김다솔씨는 본선 진출의 비결로 선배들의 열렬한 지지를 꼽았다. 김씨는 “2021년 대회에 참가했던 엘비스 1기 선배들이 모의 세션을 열어 대회 연습을 도왔다”며 “연습을 통해 예상 질문과 답안을 준비하면서 대회 방식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도 교수와 법전원의 지원도 있었다. 엘비스 대표 신씨는 “이원복 교수님에게 서면 첨삭과 구술 변론 지도를 받았다”며 “미국에서도 항상 우리 팀을 살피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신씨는 “대회 특성상 참가비가 많이 들고 해외 송금 등 복잡한 행정 절차가 많은데 법전원에서 대회 비용을 지원하고 행정 처리를 전담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고 전했다.

엘비스 팀은 로펌 코칭을 통해서도 실력을 향상했다. 팀원 나현수(로스쿨 3학기)씨는 “국제중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로펌 ‘김앤장’, ‘율촌’, ‘피터앤김’ 등에서 코칭을 받았다”며 “개선점 위주의 세심한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나씨는 좋은 성과를 거둔 핵심 요인으로 팀워크를 꼽았다. 그는 “연습이나 대회가 끝나면 서로 북돋아 주고 개선점을 주고받으며 실력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초석을 다지는 과정부터 충실히 임한 엘비스 팀에게 이번 프리 무트는 비약적인 성장 과정 그 자체였다. 서면 작성에 참여한 이지은씨는 “처음에는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이 들어 혼란스러웠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씨는 “코칭 세션이나 대회를 거듭하면서 변론의 논리 구성을 계속 변경했다”며 “그럴수록 우리 팀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본교 로스쿨의 저력 보여준 서울 프리 무트

엘비스 팀의 성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아시아-태평양 프리 무트를 준비하며 쌓은 역량을 기반으로 2월19일 개최된 서울 프리 무트에서도 34팀 중 4위를 기록하며 Semi-Finalist 상을 수상했다.

각 라운드마다 가장 훌륭한 변론을 펼친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Best Oralist 상의 수상자도 엘비스에서 배출됐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수빈씨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을 받아 호명됐을 때는 잠시 멍해졌다”며 “함께 있던 팀원이 너무나도 기뻐해 줘서 그제서야 좀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변론에 함께 참여한 신씨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엘비스 팀은 2차례의 프리 무트 경험이 앞으로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자양분이 될 것을 기대 중이다. 이지은씨는 “국제중재 분야는 영어만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전문 분야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다”며 “이번 대회의 결과가 원우들에게 국제중재 분야에 대한 자신감과 의욕을 더해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외적 측면에서 이화 로스쿨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아시아-태평양 프리 무트의 본선 대회인 비스 무트는 4월9일(토)~12일(화) 홍콩에서 개최되며 프리 무트와 마찬가지로 줌(Zoom)으로 진행된다. 팀원 이다은씨는 “본 대회에서도 여태까지 해 온 대로만 하면 후회 없이 좋은 경험을 쌓고 좋은 성과도 이룰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 절차법: 실체법에 규정된 권리, 의무의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절차에 관한 법으로, 형식법이라고도 한다.

◆ 실체법: 권리, 의무에 관한 실질적 사항을 규정한 법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