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각은 밤 10시 27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자기만의 독서’에 막 오늘 치 독서 인증을 마쳤다. ‘자기만의 독서’는 올해 초,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넘쳐났던 나와 친구가 하루에 30페이지씩 읽어보자는 취지로 만든 랜선 독서클럽이다. 인증을 하지 못한 날에는 벌금이 붙고 매달 말일, 한 달 동안 모인 벌금으로 커피 쿠폰을 사서 독서클럽 멤버들과 나눠 가진다. 하루 30페이지면 껌이지, 라고 생각했던 나는 첫 달에 벌금 최대금액인 1만 원을 냈고 지금까지도 ‘만원 (벌금) 클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학생 때처럼 책 읽기
“대학 오면 끝이라며….”한 번쯤 이런 억울함을 토로한 적이 있는지요? 저 또한 대학에 들어오기까지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사실 대학에 들어오면 어느 정도 앞으로의 삶에 대한 보장이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컸는지도 모릅니다.예전에는 대학 졸업장이 실제로 졸업 이후의 삶을 보장해줬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꼭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2019년 초등학생의 희망직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튜버가 의사를 제쳤다고 해요. 그리고 참 많은 직업이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직업은 분명 변화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입니다. 모두 잘 지내고 계신가요. 어느새 캠퍼스 안 나무들은 초록빛으로 넘실댑니다. 반팔, 반바지 복장을 한 학생들도 많이 보이네요. 여름이 다가오고 있나 봅니다.이대학보는 어느덧 1학기 마지막 발행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1610호부터 1620호까지 학보에는 꽤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되돌아보니 그 변화에는 모두 독자 여러분이 함께 했다는걸 알게 됐습니다.매주 기사 평을 받기 시작한 것도 1학기에 시작한 변화 중 하나입니다. 1613호부터 온라인 패널단 학보
편집자주|‘똑똑, 여성학에 묻습니다’는 본교 여성학 전문가들이 학생의 질문에 답하는 칼럼 코너입니다. 이대학보 온라인 패널단 학보메이트에게 페미니즘과 관련해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아, 그중 5개의 질문을 꼽았습니다. 이번 호가 마지막 연재입니다. 5번째 질문최근 한국 사회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페미니즘을 악으로 규정하고 무분별하게 비난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어떤 이유로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났는가? 인식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과 비난은 최근
어제 무엇을 먹었는지 생각해보자. 바로 기억나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 어제의 저녁 메뉴가 바로 생각난다면, 그저께, 그그저께의 메뉴도 한번 떠올려보자. 아마 대부분은 바로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니면 정말로 궁금해져서 갤러리나 배달의민족 주문기록에 들어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이럴 때 사람들이 찾는 게 바로 ‘기록’이다. 개인적으로, 기록은 사람만의 귀여운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일상을 기억하기 위해서 열심히 흔적을 남기는 것도 그렇고, 일기든 사진이든 블로그든 형식에 따라서 개인만의 특성까지 반영되
한국의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급속도로 상승하여 2020년에는 70%를 넘어섰다. 한편, 대학 졸업 학력이 요구되는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 가운데 최대 30%를 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 가운데 절반도 학력에 걸맞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졸 청년의 실업과 하향 취업의 일상화는 이 계산이 맞음을 섬뜩할 정도로 정확하게 실증하고 있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청소년은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의심 없이 기대한다. 그러나 대졸 인력을 구하는 고용주는 절대로 돈을 허투루 쓰
한국은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군사독재정권을 거치며 국가공권력에 의한 폭력의 역사를 경험했다. 일제 강점기 당시의 일본군 성노예와 강제동원 문제, 제주4·3을 비롯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군부독재 시기의 인권침해 문제에 이르기까지 국가는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기본권을 침해했다. 평범한 시민들이 간첩으로 조작되기도 했고 군에서의 의문사를 비롯해 인권옹호자들의 죽음도 이어졌다.그렇지만 이러한 국가폭력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끈질긴 투쟁은 과거청산의 새로운 장을 열어왔다. 진실을 찾고자 하는 피해생존자와 유족들의 열망으로 20
편집자주 |‘똑똑, 여성학에 묻습니다’는 본교 여성학 전문가들이 학생의 질문에 답하는 칼럼 코너입니다. 이대학보 온라인 패널단 학보메이트에게 페미니즘과 관련해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아, 그중 5개의 질문을 꼽았습니다.네 번째 질문페미니스트라면 탈코르셋을 해야 하나? 여성의 권리를 지지하지만 화장을 하고 코르셋을 버리지 않는다면 페미니스트가 아닌 건지 궁금하다. 코르셋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시몬 드 보부아르의 에서 언급된 해당 구절은 페미니즘의 명제처럼 여겨진다. 여성이
아침식사는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로 여겨지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성인은 약 30%가 아침식사를 거른다. 그 이유로는 ‘안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시간이 없어서’ 또는 ‘식사 준비가 번거로워서’였다.식습관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사회-문화적 배경도 영향을 미쳐 시대에 따라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 아침식사에 대한 기록이 대부분 서구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많이 아쉽지만, 시대별 풍조와 환경에 따라 변화되는 과정이 재미있기에 소개하려 한다.고대 로마시대에는 하루에 세 끼의 식사와 한 번의 간식을 먹었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왜 이렇게 예민해? 별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자신의 무례함을 상대의 예민함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배려 없음을 상대의 옹졸함으로 역전시키는 상황. 관계에선 정서적으로 주도권을 쥐는 사람이 가해자, 그렇지 못한 사람이 피해자가 된다. 상대방을 착취하거나 주도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상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너를 위해’라며 시작한 말이 ‘나를 위해’로 끝나게 된다.필자도 작년에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라는 책을 출간했을 때 이런 말
편집자주 |‘똑똑, 여성학에 묻습니다’는 본교 여성학 전문가들이 학생의 질문에 답하는 칼럼 코너입니다. 이대학보 온라인 패널단 학보메이트에게 페미니즘과 관련해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아, 그중 5개의 질문을 꼽았습니다. 1620호까지 연재됩니다. 세 번째 질문여성만이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생물학적 남성이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나? 또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들에 미러링으로 등장한 ‘한남’ 등의 단어 사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페미니즘은 여성들만의 운동이고 인식론이고 여성만이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될
편집자주|‘배꽃서재’는 이화인이 작성한 서평을 싣는 코너입니다. 이대학보 메일(hakbo@ewha.ac.kr)로 글을 보내주시면 선별해 신문에 소개합니다. 게재된 글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하층민의 비극적인 삶을 묘사한 소설로 1970년대 무허가 주택 주민들과 노동자 인권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하층민과 대비되는 자본가들의 삶을 통해 극심한 빈부격차가 존재하는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소설 속 주인공인 김불이네 가족은 가난한 삶 속에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나간다. 그러나 무허가로 살던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존 맥두걸 지음. 서울 : 사이몬북스, 2017 이 책의 저자인 존 맥두걸은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의 ‘책임의사’로서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의 세대에 따른 건강 차이를 관찰한 후 채식의 치료적 가치에 눈을 뜨게 되면서, 바람직한 평생의 음식습관으로서 채식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합니다.저자는 고기와 유제품을 많이 먹어 18살에 중풍에 걸리게 되었고 이후 오랫동안 병원을 오갔지만 끝내 장애를 얻게 되자 자신이 겪은 만성질환의 원인을 알고 싶어 의대에 진학했고 기꺼이 의학산업계의 이단아가 되었습니다.지나친 수술과
기자 생활 20년 차, 그동안 700명 넘는 이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연예인, 예술가, 학자 등 분야도 다양하고, 10대 소녀부터 80대 노학자까지 연령대도 다양한 이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이 사람 진짜다!’ 하는 감동이 밀려올 때가 있다. 나는 이들을 ‘사람책 멘토’라고 부른다. 생각과 행동이 단단하면서도 우아해서 닮고 싶은 사람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찌르르 전율이 일면서 내 생의 파동이 미세하게 달라진 것을 느낀다.사람책 멘토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며, 약속을 잘 지키고, ‘옳은 세상’에
이화인의 성공에 관해 얘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너무도 훌륭한 선후배, 동문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포지션을 달리 잡아보려 한다. 소위 말하는 고시 불합격자의 삶은 어떠한지, 두 번 ‘학고’ 맞고 학점이 2.5가 안 되는 졸업생의 인생은 어떻게 굴러가는지, 사는 도중의 세세한 열정이 어떻게 업(業)으로 이어지는지 경험담을 들려드리겠다. 왜 고시에 도전했는지는 생략한다. 우리 학교 고시생의 경우 보통 공부를 포스코관에 있는 고시반이나 이른바 대학동 고시촌에 가서 하는 편이다. 나는 둘 다 해봤다. 고시반에서 스터디를
편집자주 |‘똑똑, 여성학에 묻습니다’는 본교 여성학 전문가들이 학생의 질문에 답하는 칼럼 코너입니다. 이대학보 온라인 패널단 학보메이트에게 페미니즘과 관련해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아, 그중 5개의 질문을 꼽았습니다. 1620호까지 연재됩니다. 두 번째 질문트랜스젠더는 기존의 젠더 이분적인 프레임을 고착화시킨다는 점에서 페미니즘이 추구하는 방향과 어긋난다는 주장이 있다. 페미니즘에선 트랜스젠더를 어떻게 바라보나?“트랜스젠더는 페미니즘의 적이며 ‘진짜 여성’의 권리를 뺏는다”는 말이 흔하게 들리는 요즘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페미니
코로나로 인한 삶의 변화는 실로 크다. 국가 전반에 걸친 경제적 타격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며 일상을 잃어버린 까닭에 이에 생계를 걸어왔던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전에 당연하게 향유해 왔던 사람들과의 접촉은 피하거나 극도의 조심 속에 이루어져야 하는 특별한 일이 되어버렸다.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까닭에 매년 새로운 학생들과의 만남 속에서 생동감과 삶의 아이디어를 찾아왔던 기쁨을 잃어버린 것은 개인적인 안타까움이지만, 강의실 밖의 대학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할 기회를 잃어버린 학생들의 아쉬움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
클라라와 태양 : 가즈오 이시구로 장편소설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서울 : 민음사, 2021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는 미래의 미국, 아이들의 지능은 유전적으로 ‘향상’되고, 학교에 갈 필요가 없는 아이들은 AF(Artificial Friend)라 불리는 인공지능 로봇이 아이들의 친구가 됩니다.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클라라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소녀형 AF로 몸이 불편한 제시를 처음 만난 순간 서로 운명임을 느낍니다.인공지능 로봇인 클라라는 조시와 조시를 둘러싼 관계를 통해 인간의 다양하고 복잡한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배우게 됩
4‧7 보궐선거 이후 20대 유권자는 정치권이 주목하는 세대로 떠올랐다. 특히 국민의힘에 72.5%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낸 20대 남성과 달리, 20대 여성은 보다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44.0%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40.9%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을 선택했다. 거대 양당 구도로 치러진 선거임에도 15.1%는 제3의 후보에 표를 던졌다. 소수정당‧무소속 후보를 뽑았다는 응답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전체 연령대와 성별 그룹을 통틀어 20대 이하 여성이 유일하다.이번 선거에서 박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