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진(약학·19년졸) 약사·'한 권으로 종결하는 약국 브랜딩' 저자
심현진(약학·19년졸) 약사·'한 권으로 종결하는 약국 브랜딩' 저자

“대학 오면 끝이라며….”

한 번쯤 이런 억울함을 토로한 적이 있는지요? 저 또한 대학에 들어오기까지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사실 대학에 들어오면 어느 정도 앞으로의 삶에 대한 보장이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컸는지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대학 졸업장이 실제로 졸업 이후의 삶을 보장해줬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꼭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2019년 초등학생의 희망직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튜버가 의사를 제쳤다고 해요. 그리고 참 많은 직업이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직업은 분명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혼돈의 세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학교에 다니며 인생은 끝도 없는 경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앞에 닥친 중간고사에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결국은 사회에 나가서 입사를 위해 또다시 경쟁해야 하죠. 이후에는 승진을 위한 경쟁을 해야 하려나요? 그나마 대학에 오기까지는 모두가 같은 준비를 했으니 망정이지, 앞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하루하루 답답했습니다. 인생은 기나긴 마라톤이라 하는데, 그 마라톤 코스에서 승리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카피에 씁쓸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나만의 경쟁력이 필요한 세상

학점은 하나의 기준일 뿐

개인 브랜딩으로 판을 엎자

저는 학점이 3점이 넘지 않는 학생이었습니다. 뜻대로 나오지 않는 학점을 보고 ‘나는 경쟁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ECC 한복판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판을 엎는다’는 표현이 있지요. 제가 경험한 ‘브랜딩’은 기존의 판을 엎는 구세주였습니다. 단순히 누군가 정해준 경로 외에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낼 수 있었으니까요. 학점은 하나의 기준일 뿐이었습니다. 그게 여의치 않다면 또 다른 기준점을 확보하면 되는 거였어요. 제가 이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졸업 이후였습니다. 졸업 전 알았더라면 성적이 낮았다고 그렇게 불안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부디 잊지 마세요. 학점 등의 기준으로 위축되기엔 당신의 삶은 찬란하게 빛이 난다는 것을.

저의 직업은 약사입니다. 약사라는 직업은 유독 개인의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 직업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약사는 약에 대한 전문가’라는 인식 때문에 약사들은 약 이외의 다른 것을 도전하는 것들을 주저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외부에서도 약사라고 하면 약을 조제하는 모습만 상상하는 것 같아요. 저는 약사 뒤에 숨은 개인에 초점을 맞춰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개인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전해질 때 약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사 개인의 삶과 철학이 고객과 국민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약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약국 속의 삶에 대해, 매일 만나는 일상에 대하여 나를 알리자. 예를 들어 책을 좋아하는 약사라면 책으로, 아이를 키우는 약사라면 양육법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확립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학창시절 과외 교습을 많이 했던 약사라면 암기법 노하우를 활용할 수도 있고요. 즉 요지는 보건의료에 기여하는 본질을 바탕으로 개인의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과 교감하며 소통할 수 있겠지요.

약사 개인의 관심사를 직업에 대입시켜서 개인을 브랜딩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개인 블로그에 차곡차곡 칼럼으로 써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저는 카페 ‘약국브랜딩연구소’의 연구소장이 되었습니다. 약사들에게 브랜딩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대표가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 강의를 하고 클래스를 운영하며 브랜딩 고민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합니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닿아서 사람들을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책 ‘한 권으로 종결하는 약국브랜딩’도 이와 같은 마음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저는 이 책에서 모든 개인에게 존재하는 잠재력을 극대화해서 자신의 콘셉트를 명확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콘셉트가 모여 결국 개인의 사명이 된다고요. 책에서는 나의 사명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무기들에 대해 소개합니다. 그 무기를 모두 갖춘 개인은 어떤 순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되지요. 그 무기는 글쓰기, 말하기, 디자인, 마케팅으로 꼽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약사뿐 아니라 ‘이화’의 이름에서 출발해 그 이름을 더욱 더 빛낼 이화인 모두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경쟁 위주의 삶 속에서 고갈되어가는 개인이라면 한 번쯤 꼭 읽어보시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단순히 직업에 의해 천편일률적인 삶을 살기보다는 나만의 핵심가치를 명확히 정한 뒤 그 곳에 자신의 직업을 융합하여 직업의 다양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저는 단순히 ‘나만 잘살아야지’라는 마음보다는 모두와 함께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이화인 여러분, 이화라는 이름을 마음속 깊이 새긴 뒤 기존의 판을 뒤엎고 새로운 판을 짜십시오. 그리고 그 판의 새로운 주인으로 거듭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심현진(약학‧19년졸) 약사‧‘한 권으로 종결하는 약국브랜딩’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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