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되기 5분 전, 학생들은 곧 문이 닫힐 기숙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후11시40분, 셔틀버스 막차가 떠나면 학생들은 기숙사까지 가파른 경사를 걸어 오른다. 11일(월) 오후11시57분, 굽 높은 구두를 벗어 손에 든 채 맨발로 뛰어오는 학생의 모습도 보였다.문이 닫히기 직전 온 힘을 다해 뛰어 들어온 김휘서(인공지능·23)씨는 벅찬 숨을 몰아쉬었다. 김씨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 한 달에 한두 번씩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며 “적어도 대중교통 막차 시간 끝나고 기숙사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해 통행금지(통금) 시
“농부는 두더지다” 땅에서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농부를 땅을 파고 사는 두더지에 비유한 속담이다. 2일 신촌 박스퀘어에 문을 연 퓨전 한식집 ‘서울두더지’의 이름은 이 속담에서 출발했다. 우리 땅에서 자라 익숙한 재료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고사리 오일 파스타, 시금치 냉 파스타 등 비건식을 제공해 사람들에게 원하는 음식을 고를 선택지를 넓혔다. 서울두더지의 메뉴에는 사람과 땅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다.서울두더지는 창업에 도전한 대표 김정은(생명⋅21)씨를 중심으로 이소윤(식영⋅19), 장민정(식영⋅20),
“근데 왜 하필 헝가리야?”교환학생 합격 소식을 주변에 알리면 대략 두 명 중 한 명꼴로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그도 그럴 것이, 헝가리는 교환학생을 꿈꾸는 학생들이 목표를 정할 때 쉬이 떠올리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미국, 영국, 독일 등의 국가를 선호하며, 실제로 해당 국가들은 뚜렷한 장점을 갖는다. 예컨대 미국과 영국은 영미권 국가이기에 어학연수에 적합하다. 독일은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쏠쏠하다. 하지만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아름답다는 것 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
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67호에서는 외국계 금융회사를 거쳐 카카오뱅크에서 일하고 있는 자금세탁방지 매니저의 커리어 이야기를 전한다.오늘날에는 시중 은행, 인터넷 은행 등 다양한 금융회사를 매개로 수많은 돈이 오간다. 그중에는 부도덕한 방법으로 오가는 돈도 있다. 자금세탁방지제도는 그런 돈이 세탁돼 깨끗한 척 세상에 돌아다니지 않게 한다. 금융회사에서도 불법 자
기숙사에 떨어졌다. 집을 구해야 한다. 기숙사에서 떨어지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6개월 동안 머물 집을 이 먼 타지에서 어떻게 구한다는 말인가. 막연한 두려움이 나를 덮쳐왔다.어떻게든 집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검색하던 중 ‘WG gesucht’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 집을 거래하는 사이트로, 주로 셰어하우스(독일어로 ‘WG’이다.) 형태의 매물이 올라오는 곳이었다. 오히려 좋다고, 외국인과 함께 살아볼 기회라고 생각하며 기대에 찼던 것도 잠시. 난관에 봉착했다.
4.3 만점에 2.1. 숫자의 구성에서 어렴풋이 티가 났겠지만, (누군가의) 학점이다. 학우들의 교환학생 경험을 공유하고, 각자의 배움과 느낌을 자유로이 표현하고자 마련된 본 코너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다소 당황스러운 도입일 것 같다. 졸업 직전 헝가리행을 택했다더니 갑자기 성적 공개? (심지어 당당히 꺼내 보이는 저의가 도저히 읽히지 않는 미천한 점수다.)2018년도부터 이화에 발을 들여 졸업을 한 학기 앞둔 나의 1학년 첫 학기 성적은 4.3 만점에 2.1이었다. 맞다. 너무 재밌는 학기를 보낸 나머지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러울 학
편집자주 | 1일 본교에 각 단과대학 학장과 부처 처장 등 89명의 교원이 새롭게 취임했다. 이에 새로 부임한 사범대학, 음악대학, 조형예술대학, 스크랜튼대학, 호크마교양대학 다섯 단과대학의 학장을 만나봤다. 최경실 조예대학장1984년 본교 장식미술과를 졸업하고 1995년 본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2012년에는 한국색채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2년간 활동했으며, 서울특별시 도시디자인 자문 및 심의위원과 행정 안전부 자체평가위원, 한국철도시설공단 디자인 자문위원, 서울메트로 디자인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2011년에는 본교
편집자주|입학의 설렘부터 졸업의 아쉬움까지 함께한 이들이 있다. 동기는 학교생활에서 걱정이 있을 때 서로에게 힘이 돼주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롤모델이 됐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했기에 성장할 수 있었던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과 끝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대학 시절이 그리워질 때 친구들과 쌓았던 즐거운 추억들이 많이 생각날 것 같아요."이예린(정외·19)씨, 이예림(정외·19)씨, 이지영(정외·19)씨는 신입생 때 학과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당시 그들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서로 친해질 것이라 생각하지
“우리 학교가 유독 교환학생 경쟁이 심한 것 같아요.” 김세린(철학∙19)씨는 2023학년도 1학기 홍콩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김씨 주변에는 교환학생에 지원한 동기들이 대다수였기에 자연스럽게 교환학생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김씨는 원래 영미권 국가에서 공부하기를 원했지만 비교적 경쟁률이 낮은 국가를 선택했다. 코로나19가 완화된 이후 교환학생 지원율이 증가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영미권 대학들은 높은 학점과 토플 점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시아권 대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은 학기별로 선발 절차를
교환학생은 중학생 때부터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외국의 캠퍼스에서 즐기는 대학 생활, 자유로운 분위기와 새로운 경험들, 그리고 매일같이 떠나는 여행!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는 것 자체로도 나에게는 굉장한 모험이자 설렘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이 힘들어지며, 교환학생에 대한 로망은 더욱 커져만 갔다. 올해가 시작하자마자 탄 프랑스행 비행기에서는 프랑스와 관련된 영화들과 드라마들을 보며 떨리는 마음에 잠도 자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의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도착한 첫 주에는 기차에 여권을 가지고
“오늘 천원의 아침밥 첫날인데 1등이시네요. 친구들도 많이 불러주세요!” 15일 오전8시 I-House(아이하우스) 학생식당, 총무처 총무팀 직원의 활기찬 목소리가 천원의 아침밥 사업 시작을 알렸다. 아침 식사를 기다리던 학생들은 안내에 따라 차례로 식당 입구 오른쪽 키오스크에서 식사를 주문했다. 1000원만 결제하면 식권을 받을 수 있었다.학생들은 오전7시45분부터 아이하우스 식당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자취생 김예진(간호∙19)씨는 “수업 전 따로 아침을 챙겨 먹기 힘든데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식사가 제공된다고 해서 첫날부터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벌써 3년 반 전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1급 신종 감염병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갔을 때 숨을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대한민국도, 이화도 예외가 아니었다. 질병과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하는 가운데에서도 비정상의 일상은 서서히 ‘새로운 정상(new normal)’으로 자리 잡아 갔고, 그렇게 삶은 계속되었다.이화역사관과 이화미디어센터가 공동주최한 이번 코로나 수기 공모전은 이화의 학생들이 그려낸 코로나 시대의 소묘다. 거짓말처럼 다시 캠퍼스가 학생들로 북적이며 일
편집자주|비대면 대학생활은 어느덧 과거가 됐다. 그러나 그 시간 겪었던 경험만큼은 그대로 우리의 몸과 기억에 새겨졌다. 이화역사관과 이화미디어센터는 코로나와 함께했던 경험의 의미를 돌아보고 되새겨보자는 의미로 ‘위드 코로나, 위드캠퍼스: 나의 코로나19 대학생활 수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3월20일부터 4월7일까지 열린 이번 공모전에는 ‘코로나와 대학생활’, ‘코로나학번’, ‘비대면’을 소재로 한 39편의 수기가 접수됐다. 수상자는 8명으로 ▲1등 정은영(커미·21) ▲2등 강채원(국교·20), 김민형(휴기바·20) ▲3등 김민지(
핀란드 헬싱키를 배경으로 하는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2006)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헬싱키에 있는 일본 식당에서 일본인 여성이 “왜 이곳 사람들은 이렇게 여유로워 보이는 걸까요”하고 묻는다. 그때 뒤에 앉아있던 핀란드인 청년이 “숲 때문이에요”라고 답한다. 질문한 이는 대답을 듣고 바로 숲에 다녀오겠다며 이야기를 나누던 식당을 나선다.대학에 와 서울에 살면서 마음이 복잡할 때면 이 장면을 종종 떠올리곤 했다. 노르웨이를 교환학생 목적지로 정할 때도 마음 한편에 자연이 나에게 여유를 가져다줄까 기대하며 떠나왔던 것 같다. 척
서울장학재단에서 5월8일~15일(월) 오후5시까지 서울교환학생장학금 장학생을 모집한다. 신청 대상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전문대학·전공대학의 정규학기 학부생(휴학생 포함)으로 2023년 2학기 해외 교환·방문학생 파견(예정) 학생이다. 전체학기 평균 성적이 85점 이상이어야 하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국장학재단 학자금지원구간 중 복지자격 및 1~4구간에 해당해야 신청 가능하다. 재단 홈페이지(hissf.or.kr) 로그인>장학금 안내>대학생 장학금>서울교환학생장학금>장학금 신청>온라인 신청에서 신청 가능하다. 아시아와 비
나는 내 생일 이틀 뒤 파리의 페르 라셰즈 묘지(Cimetière du Père-Lachaise)로 왔다. ‘프랑스까지 가서 공동묘지를? 그것도 생일 이틀 뒤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곳은 언뜻 보면 그냥 정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게다가 쇼팽, 에디트 피아프, 발자크, 몰리에르 등 유명한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묘지를 설명해주는 투어도 있다.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도, 상상하기도 힘든 직업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묘지 가이드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가기 전에는
국제처 국제교류팀에서 2024학년도 1학기 파견 교환학생을 선발한다. 지원서 접수 기간은 5월24일(수)~6월5일(월)이며 ▲영어권 ▲중국어권 ▲프랑스어권 ▲독일어권 ▲일본어권 ▲스페인권으로 지원할 수 있다. 희망자는 이화포털정보시스템(eportal.ewha.ac.kr)>학사행정>국제교류>프로그램 온라인 신청에서 원하는 언어권 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교환학생 선발은 필기 및 면접 전형을 통해 이뤄지며 배정 대상자는 6월28일(수) 오후 4시에 발표된다. 자세한 사항은 본교 홈페이지 공지사항 (ewha.ac.kr)에서 확인할 수
2019년 1학기 중간고사 기간, 대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노르웨이 드라마 ‘스캄(SKAM)’(2015)에 과몰입하고 있었다. 시험 기간 때 드라마가 더 재밌어진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로 굳이 설명할 필요 없겠지만 어쩌다 노르웨이 드라마였냐고 한다면 우연히 인터넷에서 외국 드라마 추천 게시글을 봤기 때문이었다. 4년 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을지는 꿈에도 모른 채 정주행을 시작했다.드라마 제목인 SKAM은 영어로 Shame, 한국어로 번역하면 수치심, 창피를 뜻한다. 총 4개의 시즌으로 이뤄져 있고 시즌별 주인공이
‘프랑스’를 얘기하면 어떤 키워드가 떠오를까? 나는 가장 먼저 ‘예술’이 떠오른다. 루브르 박물관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들, 파리 어디에서나 보이는 에펠탑, 도시 전체를 꽉 채운 오래된 건축물들, 그리고 화가들이 사랑했던 프랑스의 풍경까지... 특히나 프랑스에 예술가가 많은 이유가 궁금했는데, 학생의 신분으로 프랑스에 머물면서 나름의 이유를 찾게 됐다.학생이세요? 그냥 들어가시면 됩니다.교환학생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비자 발급이라고 말할 것이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양과
“서로 다른 문화권에 사는 학생들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였죠.”(김별)미국 하버드대는 매년 아시아 파트너 대학과의 교류 프로그램 ‘HCAP’(Harvard College in Asia Program)를 진행한다. 본교는 2007년부터 매해 한국 대표 대학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HCAP은 1년에 2번의 콘퍼런스 형태로 진행된다. 1차 콘퍼런스는 보스턴의 하버드대에서, 2차 콘퍼런스는 서울에서 열렸다. 학생들은 각 대학 대표단이 준비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강연을 듣고 문화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설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