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에서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는 이예림씨, 이예린씨, 이지영씨(왼쪽부터). 이들은 대학시절이 그리워질 때 함께 쌓았던 추억들이 생각날 것 같다고 말했다.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이화에서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는 이예림씨, 이예린씨, 이지영씨(왼쪽부터). 이들은 대학시절이 그리워질 때 함께 쌓았던 추억들이 생각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현 사진기자

 편집자주|입학의 설렘부터 졸업의 아쉬움까지 함께한 이들이 있다. 동기는 학교생활에서 걱정이 있을 때 서로에게 힘이 돼주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롤모델이 됐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했기에 성장할 수 있었던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과 끝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대학 시절이 그리워질 때 친구들과 쌓았던 즐거운 추억들이 많이 생각날 것 같아요."

이예린(정외·19)씨, 이예림(정외·19)씨, 이지영(정외·19)씨는 신입생 때 학과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당시 그들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서로 친해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첫 만남을 거쳐 과 학생회, <기독교와세계>와 <College English> 강의, 기숙사 등 교내 다양한 곳에서 함께하며 서로에게 버팀목이 돼 주었다.

 

서로의 페이스 메이커

셋은 1학년 때 E-House(이하우스)에 살았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만큼 자주 볼 수 있었고 필수 교양 강의는 이들이 친해지도록 만들었다. 겹치는 강의가 있을 때면 기숙사에서 만나서 같이 들으러 갔고 기숙사 공용 공간에서는 함께 <기독교와세계> 팀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셋은 서로가 힘든 순간에도 함께했다. 이지영씨는 새내기 시절, 1교시 수업과 과제가 많아 바빴지만 “기숙사나 수업에서 동기들을 만나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어느 순간 웃고 있었다”며 “동기들과 함께 있으면 틈틈이 웃을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학기가 시작되거나 끝날 때는 모여서 밥을 먹는 게 이들의 연례행사다. 이때는 장난기 많은 평소와는 달리 진솔하게 고민을 나누고 위로를 주고받는다.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진로 걱정에 두려움을 느끼던 이예린씨는 “정해진 건 없고 나만 느린 느낌이 있었는데, 동기들이랑 같은 전공을 하고 있고 진로도 비슷하다 보니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함께였기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다

1학년 2학기, 이예린씨는 이화봉사단 모집 공지를 동기들에게 공유했다. 수업 시작 전 잠깐의 시간 동안 셋은 이화봉사단 지원을 고민했고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아쉽게도 셋이 함께 봉사를 할 수는 없었다. 이예린씨는 경주로, 이예림씨와 이지영씨는 논산으로 교육 봉사를 가게 됐다. ‘친구들과 세계 한 바퀴’를 주제로 이예린씨는 한국의 전통차 의식인 다례와 서예 체험을, 이지영씨는 스페인 음악을, 이예림씨는 프랑스 컵케이크 만들기를 준비했다. 

4박 5일 동안 하루 8시간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지영씨는 “힘든 생활을 같이 견딘 전우애를 느꼈던 순간”이라며 “혼자였다면 4박 5일이 더 길게 느껴졌겠지만, 같이 하는 팀원들이 있어 즐거웠고 예림이가 있어 더욱 열심히 했다”고 회상했다.

이예림씨는 “남들 앞에 서는 걸 꺼리는 편이라 이화봉사단은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 많이 고민하고 망설이는 성격”이지만 동기들과 함께 지원했기에 큰 고민 없이 여러 활동을 해볼 수 있었다.

과동기로 만난 이예린씨, 이예림씨, 이지영씨(왼쪽부터). 이들은 교내 다양한 곳에서 활동들을 함께 하며 서로에게 버팀목이 됐다.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과동기로 만난 이예린씨, 이예림씨, 이지영씨(왼쪽부터). 이들은 교내 다양한 곳에서 활동들을 함께 하며 서로에게 버팀목이 됐다. 이승현 사진기자

 

'이화'가 나의 강점이 되다

이지영씨와 이예린씨는 이번 여름 RSSR(Real Social Science Research)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미국에 갔다. 미국 기업의 ◆ESG 경영 방식을 알아보고자 애플이나 구글의 직원들에게 인터뷰 요청을 보냈다. 학교를 통해 섭외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취재원을 구해야 했기 때문에 이들을 만나줄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다. 

취재원들에게 여러 번 인터뷰 거절을 당한 후, 본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일하는 선배들과 뉴욕에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대뉴욕지구 동창회’에 연락을 보냈다. 졸업생 선배들은 바쁜 일정 중에도 인터뷰에 응했고, 총동창회 회장은 미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과의 식사 자리까지 만들어주었다.

이지영씨는 “이화에 다닌다는 이유로 흔쾌히 시간을 내주신 후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 주셔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도 할 수 있었다”며 “‘이화 이즈 에브리웨어(Ewha is everywhere)라는 문장을 졸업하기 직전에 생생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예린씨는 본교를 떠나 사회에서 활약하는 선배들을 보며 자신도 그들을 뒤따라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졸업은 대학 생활의 마침표이지만,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이들은 이화를 통해 다양한 세계를 볼 수 있었다. 이지영씨는 “고등학생 때까지는 제 삶 하나만 생각했다면 이젠 다른 사람들, 다른 존재들도 이해해보고 싶다”며 “앞으로의 삶에 이화에서 배우고 느꼈던 것들이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했다. 

이예린씨는 독일 교환학생 때,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과 이야기 하며 한반도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국제적 위기들에 관심이 생겼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빈곤, 분쟁 등 국제적 위기를 국제정치학 관점에서 이해하고 직접 해결하고 싶기에 해외 석사과정을 계획 중”이라 말했다.

이예림씨는 국제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다국간 분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ESG 경영: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및 사회적 책임과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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