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정부 초청 장학생 프로그램 홈페이지. 헝가리는 매년 다양한 국가로부터 활발히 장학생을 받고 있다. 제공=현정민 선임기자
헝가리 정부 초청 장학생 프로그램 홈페이지. 헝가리는 매년 다양한 국가로부터 활발히 장학생을 받고 있다. 제공=현정민 선임기자

“근데 왜 하필 헝가리야?”

교환학생 합격 소식을 주변에 알리면 대략 두 명 중 한 명꼴로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그도 그럴 것이, 헝가리는 교환학생을 꿈꾸는 학생들이 목표를 정할 때 쉬이 떠올리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미국, 영국, 독일 등의 국가를 선호하며, 실제로 해당 국가들은 뚜렷한 장점을 갖는다. 예컨대 미국과 영국은 영미권 국가이기에 어학연수에 적합하다. 독일은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쏠쏠하다. 하지만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아름답다는 것 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다.

사실 헝가리를 원래부터 목표한 것은 아니었다. 독어독문학이 전공인 만큼 독일을 1순위로 염두에 둔 기간이 있었고, 치안과 물가를 고려해 오스트리아를 목표한 때도 있었다. 그렇다면 왜 돌고 돌아 결국 헝가리를 택했는가? 그에 대한 답은 지원 경로에 있다.

필자는 현재 정부 초청 장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헝가리에 파견된 상태다. 정부 초청 장 학생은 말 그대로 각국의 정부가 외국인 학생 을 자국으로 초청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미국, 중국, 일본과 같은 익숙한 국가부터 불가리아, 루마니아, 파나마 등 상대적으로 생소한 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가들이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헝가리의 경우 ‘Stipendium Hungaricum’ 이라는 명칭으로 2013년부터 제도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지원 대상은 학사 이상이며, 4년의 정규 과정과 최대 1년의 교환학생 과정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특히 대부분 타 국가는 석사 이상부터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헝가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꽤나 매력적이다.

혜택 또한 쏠쏠하다. 수업에 대한 학비와 함께 월 생활 보조금이 지급되며, 주거와 의 료 서비스에 대한 지원 역시 정부 차원에서 이뤄진다. 타 국가에 비해 저렴한 동유럽권 국가의 물가도 고려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지다. 지원하는 유학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덕분에 다양한 해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속함이 몸에 밴 한국인이라면 지원 절차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 큰 함정이다. 일단 해당 프로그램이 국내에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만큼 절차에 대한 정보가 현저히 적으며, 프로그램의 주최자인 헝가리 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보 역시 충분치 않다. 모든 절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한국과 확연히 변별되는 지점이다.

최종 결과 발표까지의 과정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매년 1월 중순쯤 지원이 완료되면 지원자는 1차 명단 선정, 2차 명단 선정, 최종 결과 선정까지 3번의 선정 단계를 거쳐야 한다. 최종 선정 결과를 조회할 수 있는 시점은 7월로, 이 모든 일정은 정부의 사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동될 수 있다. 모든 상황에서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갖추길 권한다.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 꼭 교내 국제교류처가 주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본교가 제공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거친다면 학점 이전 등 다양한 부분에서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교환학생에서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지 못했다고 해서, 충분히 높은 학점과 토플 점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희망이 꺼진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시야를 넓힌다면, 조금 더 수고를 들인다면 생각보다 꽤 다양한 경로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본인만의 활로를 개척해 볼 의향이 있다면, 다양한 길을 찾아보자. 본교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과 홈페이지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파견 프로그램뿐 아니라 교외 장학금, 대외활동 등의 기회 역시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곳이다. 흘긋 보고 지나친 작은 정보 하나가 당신의 인생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비슷한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활발히 교류 하는 것도 필요하다. 열의 한술 밥이 한 그릇 푼푼하다던가. 틈틈이 숨을 고르며 긴 여정을 함께 할 동료가 있다는 것 자체로 위안이 될 때가 많다. 관심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 경험이 있는 이를 발견한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다. 움츠러들지 말고, 호기롭게 손을 뻗었으면 한다. 나아가 삶은 결국 순간의 용기로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부디 당신 또한 최선의 선택으로 대학 생활의 일부를 채울 수 있기를. 헝가리 남쪽 대학 도시 ‘페치’의 한 스타벅스에서 심심한 용기의 말을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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