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병역법 시행령'에 따르면 운동 선수가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일정 순위 이상의 메달을 획득하거나, 문화예술인이 클래식 대회나 무용 대회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내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대중문화 영역에 해당하는 가수나 배우는 해외 시상식에서 수상하더라도 병역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최근에는 ‘BTS 병역특례법'이라는 이름으로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대중문화업에 몸담은 예술인에게도 병역 면제 혜택을 주는 BTS 병역특례법 제정, 어떻게 생각하는가? BTS 병역특례법에 찬성한다.
2일 오후4시9분. 카메라를 들고 등굣길에 지나친 버스정류장에 다시 갔다. 이대부고 정류장에 있는 ‘바비톡’ 광고 때문이다. ‘대한민국 1등 뷰티 정보앱’ 딱지가 붙어있는 이 광고에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살펴보는 여성의 그림 위로 크게 ‘바비톡 할까?’라는 문구와 혼잣말을 표현하듯 작게 ‘뭐가 그렇게 맛있었냐...’라는 문구가 적혀있다.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짧은 순간에도 문구와 그림의 부조화가 눈에 띄었다. 그림 속 여성의 허리는 한 줌에 잡힐 정도로 가늘게 표현돼 있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내 허리는 한 줌에 잡히지 않는
“30초 만에 불행해지는 방법 알려줄까?” 3년 전,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가 했던 말이 아직까지도 내 뇌리에 박혀 있다. 쉬는 시간에 공부하는 아이들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친구와 반 뒤쪽에서 조용히 얘기하던 중 난데없이 고개를 든 불행이었다. “내가 저 애보다 못난 점 하나씩만 빠르게 생각하면 30초 안에 30개의 단점이 생겨. 30번 불행해지지.”불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방법이 번아웃에 빠진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썩은 동아줄을 잡았다. 남과 나를 비교해 30개의 단점을 얻으면 내 삶에 경각심을 느
4월 27일, 학교에서 장애 학생 포럼(Disabled Forum)이 열렸다. 학생연합(Student Union)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를 보고 알게 됐는데, 매달 장애 학생과 직원, 학교 구성원이 모여 장애 학생 권리 보장을 위해 토의하는 자리라고 설명돼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궁금했다. 영국 대학에서의 장애 인권은 어떤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당일 포럼에 찾아갔다.학교 직원에게 당사자가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는지 묻자 “오브 콜스(Of course)!”를 외치며 회의실로 안내해줬다. 회의실엔
본교 교육학과를 1999년 졸업하고 국어국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여자에게 길을 묻다」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환한 숨』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단순한 진심』 『완벽한 생애』 등을 썼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백신애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미국의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수전 손택은 자신에게 독서는 여흥이고 위로고 ‘작은
전 이노션 광고기획자. 전 브랜드 마케터. 지금은 갭이어를 즐기는 ‘쩝쩝박사’. 본교 소비자학과(광고홍보학 복수전공)를 2015년 졸업하고 7년간 성실히 회사와 집을 오가다 돌연 퇴사, 황홀한 갭이어를 보내고 있다. 갭이어 8개월 차, 무사히 행복하고 많이 웃고 먹는다. 굳이 특별해지려 노력하지 않는 일상의 힘을 느낀다. 숲과 바다를 누비며 프리랜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공간에서 눈을 떠 노트북으로 자료를 만들고 미팅을 한다. 스몰 브랜드의 컨설팅을 진행하고, 제품 론칭 프로젝트의 PM으로 일하며 브랜드의 세계관을 만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입니다.분명 지난번 글을 시작할 때만 해도 ‘어느덧 4월’이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무심하게도 벌써 5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제법 날이 풀린 것을 넘어 약간은 덥게도 느껴질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는데요, 이렇게 2022년의 봄도 끝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여러분의 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항상 독자 여러분의 이야기가 궁금할 따름입니다.이대학보는 이번 주로 무사히 이번 학기의 8번째 발행을 마쳤습니다. 다행히 이번 주는 목요일이 공휴일인지라 부담이
작년 겨울방학, 친구의 권유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정주행했다. 활자형 인간으로서 처음에는 보면서도 이걸 내가 끝까지 볼까? 긴가민가했는데 어느 순간 유튜브 리뷰 영상들까지 찾아보고 있었다. ‘슬의생’ 리뷰 영상들에 빼놓지 않고 등장했던 장면이 있다. 5화 막바지에, 갓 태어난 아기를 품에 안고 기쁨에 찬 아버지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나도 그 장면을 보며 뭉클했던지라 궁금했다. 왜 사람들은 탄생과 죽음의 이야기에 이렇게 가슴 벅차하는 걸까?그것은 생명이 인간의 존귀함을 다루는 최고의 은유이기 때문이다. 제아
“혼돈이 지배한다는 것”, 그것은 결국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허무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혼돈은 곧 나아간다는 것이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사회를 바라보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을 멈추고 싶을 때가 많았다. 버젓이 존재하는 이들을 묵인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관념의 위계질서가 곧 정답이라는 말들이 버거웠다. 사람들을 끊임없이 나누고, 그 사이에서 정상성을 찾으려 하고 있다.완벽한 질서라는 환상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었다. 책에서도 나오는 예시로, 나치는 게르만족이 우월한 혈통이며 그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이민족들을 무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대학보입니다.고된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어느새 이번 학기의 후반부에 접어들었네요. 이대학보도 중간고사 대비를 위한 3주간의 휴간을 마치고 발행을 재개했습니다. 오랜만에 독자 여러분들을 다시 뵙는다고 생각하니, 벌써 이번 학기의 7번째 신문을 제작하고 있음에도 새삼스러운 설렘까지 느껴지는 듯합니다.이맘때쯤이면 모두가 기다리는 날이 있지요. 공휴일이 없는 4월을 보내고 기쁜 마음으로 맞는 ‘빨간 날’,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하지만 이번 학보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기쁘기보단 조금은 어두운 현실을 담은
올해 초 스웨덴에 다녀왔다. 코로나19가 악명 높던 시기였지만 운 좋게 해외취재 프로그램에 선발됐고, 그렇게 취재차 스웨덴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유명 대학도시, 웁살라(Uppsala). 낮고 오래된 건물이 아름답던 도시에서 우리는 총 학생 부회장부터 교환학생 코디네이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학생자치 조직에 대한 취재를 진행하던 터라 한국과 스웨덴 학생문화의 전반적 차이, 그리고 이에 얽힌 그들의 에피소드들을 잔뜩 들을 수 있었는데, 우습게도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느낀 가장 큰 차이는 ‘
“학생이신가요? 그럼 무료입니다.”흔히 유럽으로의 교환학생 파견을 생각하면 비용이 많이 들 거로 생각한다. 나 역시 한국을 떠나오기 전 비용 걱정이 많았다. 매 학기 조금씩 돈을 모았고, 직전 학기 인턴을 하며 경비를 끌어모았다. 그러나 독일에 온 지 한 달이 넘은 지금, 누군가 지갑 사정 괜찮으냐고 물어본다면 “생각보다 괜찮다”고 답한다. 이곳에서 나는 바로 학생이기 때문이다.초반에는 독일에서 학생이란 신분이 마치 벼슬이라도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학생증은 프리패스 입장권과 같다. 학생증만 내밀면 미술관, 박물관은 물론 심
2020년 3월 이후 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었다. 언론에서는 ‘일상으로의 회귀’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쏟아내고 있지만, 문득 우리의 일상이 과연 2020년 이전의 그것과 동일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코로나 이후의 일상은 그 이전의 일상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띠고 있을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날의 꽃잎이 흩날리는 대학 캠퍼스를 오가는 학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흔적을 까맣게 잊게 만든다. ‘청춘’이라는 단어는 어느 시기에나, 어떤 상황에서도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그런데 과연 당사자인 청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2004년부터 본교 국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통일준비위원회 전문위원, 청와대 안보실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고, 2019년 민간통일운동에 이바지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현재 중앙일보 독자위원회 위원, (사)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 민화협 정책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고 (사)한국국제정치회장(2023년)으로 선출됐다. 2021년부터 본교 총무처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한국형 발전모델의 대외관계사』(편저), 『탈냉전사의 인식』(편저) 등이 있다.“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
본교에서 정치외교학과 동아시아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에서 한국과 대만의 이주배경 청소년을 비교 연구하며 대학과 초·중·고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공저로 『민간중국: 21세기 중국인의 조각보』, 『문턱의 청년들: 한국과 중국, 마주침의 현장』을 썼다.“선생님, 다문화 교육 시간은 그냥 자는 시간이에요. 너무 힘들게 가르치지 않으셔도 되어요.”코로나19가 잠깐 주춤하던 어느 날의 고등학교 교실이었다. 문화인류학을 전공하는 인류학자로서 나는 대학에서 ‘문화’를 가르치기도 하지
누군가 우연히 마주한 부모님의 젊은 시절 연애 편지. 그런 걸 찍어 올리면 SNS 상에서 늘 화젯거리가 된다.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문장과 사랑 가득 담긴 단어들은 지난 시대의 표상처럼 남아 가슴을 울리기 때문이다.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나의 경우는 엄마가 대학생이던 때 썼던 일기장이었다. 소박한 생김의 그 노트에는 짧게 적은 시구, 친구들과 나눈 필담이 빼곡했다. 스물 몇 살 일상의 기록인데도 마치 문학책을 보는 듯 어휘가 풍부했고 뾰족한 구석이 없어 기분 좋게 술술 읽혔다. 엄마의 일기를 보던 나는 인터넷에서 누군가의 부모님이
1월27일 기업에서 사망사고 등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에 따라 산업현장에서 1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는 최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더불어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할 경우에도 사업주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