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입니다.

분명 지난번 글을 시작할 때만 해도 ‘어느덧 4월’이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무심하게도 벌써 5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제법 날이 풀린 것을 넘어 약간은 덥게도 느껴질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는데요, 이렇게 2022년의 봄도 끝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여러분의 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항상 독자 여러분의 이야기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이대학보는 이번 주로 무사히 이번 학기의 8번째 발행을 마쳤습니다. 다행히 이번 주는 목요일이 공휴일인지라 부담이 덜한 상태로 마감에 참여할 수 있었지요. 목요일에 오전 수업이 있는 탓에 목요일 약 오전6시쯤 기사 편집을 끝내면 쫓기듯 잠을 청하곤 했는데 이번 회차는 약간의 여유가 허용된 느낌이 들어 좀더 주도면밀히 기사를 살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1639호에는 사진 기사를 포함해 총 11개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거리두기 개편과 관련된 학교 소식 기사부터 독특한 업계에 종사 중이신 졸업생 선배님의 인터뷰 기사까지 다양하고 재밌는 많은 기사들이 나왔지요.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부국장으로서 독자 여러분께 특별히 선보이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 바로 지면상 5면에 실린 청소 노동자 휴게실 기사입니다.

해당 기사는 설명 그대로 청소 노동자의 휴게실을 다룹니다. 벽이 너무 차가워 기대
기 위해 스티로폼을 붙인 휴게실, 빗물이 타고 내려와 회색 자국이 생긴 휴게실, 계단 밑에 위치해 ‘지도상으로만’ 지상인 휴게실, 조악한 컨테이너 내 조성된 휴게실 등이 등장합니다.

물론 청소 노동자의 목소리도 등장합니다. 열악한 휴게 공간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해본 적은 없는지 등이 이야기됩니다. 이들의 목소리만 제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사안을 검토하고 있는 학교의 입장도 함께 보여집니다.

어쩌면 학생의 입장에서, 학생의 위치에서 결코 볼 수 없을지도, 알 수 없을지도 모르는 것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학교에 약 4년간 몸담으며 교내 여기저기를 ‘도장 깨기’하듯 돌아다녀 본 저에게도 청소 노동자 휴게실은 미지의 공간이었습니다. 아주 가깝지만 아주 먼 곳에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종종 망각하곤 했습니다. 기사를 고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캠퍼스 내에 참 많은 장소가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참 좁았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이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불편한 사실’이 피로로 와닿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피로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불편을 마주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사안에 대한 문제를 검토하고 오류를 되짚는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이대학보는 이러한 이유에서 다양한 ‘불편한’ 기사들을 기획합니다. 건강한 불편의 힘을 믿는다고나 할까요. 지난번 여러분께 적극적으로 알렸던 ‘장애인 기획’도 맥락을 함께 합니다. 지난 호에 발행된 ‘어린이 기획’도, 앞으로 발행될 남은 시리즈 기획도요.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이야기로 파생될 수 있는 모든 논의의 가능성을 따지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입장의 균형을 재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틀린’ 결과물에 대해 얻는 따끔한 지적이 유독 쓰리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대학보는 서슴없이, 앞으로도 이런 논제를 제시하고 올바른 지향점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소멸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대학보는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이야깃거리를 캐보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독자 여러분이 필요합니다.

더 나은 변화를 만들어 보려는 이대학보의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봐 주세요. 또 이대학보의 사이트에서는 지면에 실리지 않은 약간의 부분까지도 면밀히 살펴보실 수 있으니 이 또한 자주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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