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 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1653호에서는 ◆BX 디자인과 ◆UI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CEO의 삶을 다룬다. 스튜디오 위버멘쉬에서 대표로 근무하고 있는 손예슬(서양화·22년졸)씨를 만났다.

BX&UI 디자인 에이전시 ‘스튜디오 위버멘쉬’ 대표이사 손예슬씨. 이자빈 사진기자
BX&UI 디자인 에이전시 ‘스튜디오 위버멘쉬’ 대표이사 손예슬씨. 이자빈 사진기자

BX(Brand Experience, 브랜드 경험 관리)와 UI(User Interface, 사용자 상호 작용)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온라인에 구현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특정 브랜드만의 일관된 정체성은 소비자가 브랜드에 익숙해지게 한다. 특정 브랜드에 친숙해진 소비자는 해당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브랜드 경험 전보다 높아지게 된다. 본지는 디자인하는 에이전시 ‘스튜디오 위버멘쉬’ 대표 손예슬(서양화·22년졸)씨를 만났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BX&UI 디자인 에이전시 ‘스튜디오 위버멘쉬’를 설립해 대표이사로 3년째 근무 중이다. BX 디자인으로 총체적인 브랜드의 정체성을 설계하고 그 과정에서 해당 회사 홈페이지의 폰트나 색을 설정해 고유한 UI를 만든다. 배너의 위치를 설정하거나 검색 창의 크기를 설정하는 등 홈페이지의 레이아웃을 디자인하는 것이 UI 디자인의 한 부분이다. 디자인을 통해 특정 브랜드만의 일관된 분위기를 연출해 사용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고유한 인상을 갖도록 기여한다. 사용자들이 브랜드에 친숙함을 느끼게 되면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취업과 창업의 기로에서 창업을 선택한 계기는

사실 무모하게 창업을 시작했다. 일반 회사에 취업을 해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는 것보다 회사를 차려 빠르게 배우고 성장하고 싶었다. 학업을 이어가며 스타트업 인턴을 병행했던 경험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대학교 1학년 때 스타트업에서 인턴직으로 일하며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했다. 행사의 로고를 만들고 행사장 내 부스의 전반적인 디자인을 맡았다. 행사 티켓을 구매하는 상세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고 안내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인턴 이후에도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소소한 디자인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업무를 요청하는 고객층이 생겨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주변에서 먼저 취업한 뒤 창업을 하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당시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본격적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나니 그 말이 이해가 됐다. 회사를 다녀본 경험이 없었기에 보고서 작성 형식이나 프로젝트 운영 절차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다. 일반적인 회사는 신입사원 양성을 위해 사수를 두거나 교육 세미나를 진행한다. 신입으로 입사했다면 당연하게 배울 수 있었을 것들을 혼자 터득해야 했던 점이 힘들었다.  

 

전공과 다른 업무를 하며 겪었던 어려움과 극복 과정은

디자인학을 복수전공하지 않아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배울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학원을 따로 다니기보다는 책을 읽고 유튜브를 보며 독학했다. 독학을 하는 과정에서 홈페이지 사용자를 분석해 UI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방법을 배웠다. 인터넷을 통해 지식을 습득한 후 모르는 것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디자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 커뮤니티에서 같은 분야의 디자인 업무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모아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업무 지식을 조금씩 넓혀 가기도 했다.

 

BX 디자인 업무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패션 업계나 인테리어 업계와 같이 하나의 분야로 한정하기보다 광범위한 분야의 일을 하고 싶었다. BX와 UI 디자인은 특정 브랜드 홈페이지를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디자인하기에 업종에 구애받지 않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 창업 이전에 계속 웹 페이지를 구현하는 업무를 맡았기에 오프라인보다는 자연스레 온라인에서 일하게 됐다. 온라인에서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고유한 인상을 심어 줌으로써 매출 증진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회사의 대표로서 회사를 운영하며 겪었던 어려움과 극복 방법은

창업 초기에는 회사 대표로서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지표가 필요했다. 디자인 회사는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의 인적 자원을 개발하는 인사 절차도 중요하다. 취업을 준비하지 않고 바로 창업을 시작했다 보니 직원 인사에 관한 지식이 부족했다. 매출이 올라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체감했지만 직원 개개인의 디자인 실력 향상에 관한 구체적 지표가 없어 업무 수준을 파악하고 발전시킬 수 없었다. 

사내 인사 관련 책을 여러 권 읽고 팀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팀원들로부터 회사 복지에 관한 의견을 받거나 좋은 복지를 제공하는 기업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나눠 읽기도 했다. 현재는 메모 플랫폼 노션(Notion)을 통해 직원 스스로 자신의 업무를 피드백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노션에는 자신이 진행해 왔던 프로젝트를 정리해 해당 프로젝트에서의 업무성과를 기록하게 한다. 직원은 성과 기록을 보며 그동안의 업무를 회고하는 시간을 가진다. 과거의 작업물과 현재를 비교하며 스스로 발전한 정도를 파악하고 직원끼리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아 직원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기업 매출 향상에서 BX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브랜드를 경험하기에 온라인 시장의 매출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모든 기업의 최우선 과제는 매출이다. BX 디자인으로 브랜드를 적절하게 디자인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매출 상승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 BX뿐만 아니라 UI를 디자인하는 것은 매출과 직결된다. 온라인 매출 시장이 커진 만큼 홈페이지의 방문 빈도는 매출과 직결된다. 사용자가 특정 브랜드 홈페이지에 접속할 때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하도록 홈페이지를 디자인하는 것이 우리의 주 업무다. 사용자들은 홈페이지나 어플을 사용하면서 실행 과정이 번거롭거나 귀찮으면 해당 사이트를 점점 방문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품 구매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홈페이지를 설계해야 하기에 BX 디자인은 중요하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 이화인들에게

창업을 시작한다고 마음먹은 이상 용감하게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창업을 준비하며 취업해서 얻는 경험보다 창업해서 얻는 경험이 더 클 것 같다며 당당하게 굴었다. ‘창업에 실패해 봤자 아직 젊은 나이다’라며 스스로를 계속 다독여 왔다. 스타트업은 생존과 성장의 연속이다. 고정 비용은 계속 나가지만 수입은 불안정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시련을 겪을 때도 있다. 하지만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말이 있듯, 고생한 만큼 많이 배워왔기에 이 길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무모하게 창업에 자본을 투입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영리하게 기초 자본을 활용하며 때로는 용감하게 구는 CEO가 됐으면 한다.

 

◆BX 디자인: BX는 ‘Brand Experience’의 약자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현해 사용자에게 경험하게 함으로써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

◆UI 디자인: UI는 ‘User Interface’의 약자로 홈페이지 또는 앱의 레이아웃이나 디자인을 구상해 사용자가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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