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이대학보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56호부터는 인스타그램에서 독자들의 질문을 받아 인터뷰 질문을 구성한다. 이번 호는 정신건강전문요원 중 하나인 정신건강임상심리사의 삶을 다룬다.

 ‘심리 상담’이나 ‘정신 건강’ 하면 많은 사람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환자와 내담자들의 심리 검사를 실시하고, 치료 도구와 심리 검사 및 프로그램 개발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임상가들이다. 이대학보는 임상심리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정신건강임상심리사로 일하고 있는 탁진선(발달 및 발달임상전공 석사·20년졸)씨를 만났다.

아동청소년 대상 정신건강임상심리사로 일하고 있는 탁진선씨. 한때 몸 담았던 ‘송파아이존’ 홈페이지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안정연 사진기자<strong>
아동청소년 대상 정신건강임상심리사로 일하고 있는 탁진선씨. 한때 몸 담았던 ‘송파아이존’ 홈페이지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안정연 사진기자

 

임상심리 분야가 다양한데 분야별로 어떤 차이가 있나

임상심리분야는 ▲임상심리전문가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임상심리사 등의 자격으로 나뉜다. 자격들은 모두 발행처가 다르고,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요구되는 학위 및 수련 요건에 차이가 있다. 임상심리 분야에서 주요한 자격은 임상심리전문가와 정신건강임상심리사다. 기관에 따라 두 자격의 수련 과정을 병행하기도 한다. 정신건강전문요원 중 하나인 정신건강임상심리사는 정신건강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수련기관에서 수련받은 사람이다. 정신건강임상심리사는 심리학적 기법으로 환자와 내담자의 심리를 평가하고 해석하는 동시에 심리요법을 통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자격증 취득 과정은

정신건강임상심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자격증은 1급과 2급이 있고, 급수에 따라 요구되는 학위 조건과 충족해야 하는 수련 기간이 다르다. 2급은 심리학에 대한 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해야 하며 1년 이상의 수련 과정이 요구된다. 1급은 석사 학위 이상에 3년 이상의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수련은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수련기관에서 거친다. 자격증 취득 이후에는 다양한 기관에서 올라오는 구인·구직 정보를 보며, 본인에게 맞는 대상 및 기관에 지원하면 된다.

 

아동·청소년 대상 정신건강임상심리사를 택한 계기는

전 연령대와 교류할 수 있는 정신건강임상심리사가 어떤 기관에서 어떤 대상과 일을 할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본인이 어떤 대상과 상호작용했을 때 더 애정을 가지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을지 미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학부 시절 서울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지원시설인 ‘동작아이존’에서 자원봉사 한 경험을 통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임상심리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특유의 순수함으로 가득한 아이들이 사랑과 관심을 받고 건강하게 발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보람 있었다. 같은 시설에서 일하는 선배님들도 귀감이 돼 정신건강임상심리사의 길을 택하게 됐다.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는 자신의 습관을 이야기하며 정신건강임상심리사에게 중요한 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탁진선씨. 안정연 사진기자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는 자신의 습관을 이야기하며 정신건강임상심리사에게 중요한 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탁진선씨. 안정연 사진기자

 

정신건강임상심리사의 하루 일과 및 맡은 업무는 

‘송파아이존’과 같은 아동·청소년 대상 주간치료센터는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오전에는 행정 업무를 처리한다. 전산처리, 치료에 필요한 물품 구매, 공문 작성 등을 한다. 이 외에도 치료 및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한다. 오후2시경 하교한 아이들이 보호자와 함께 기관에 내소하면 그날의 치료와 상담을 진행한다. 치료는 약 40분 정도 소요되는데 아이마다 개별화된 치료계획에 따라 ▲집단치료 ▲놀이 치료 ▲인지 학습 치료 ▲심리상담 등을 제공한다. 치료가 끝나면 부모님과 양육 상담 및 코칭도 진행한다. 아이의 특성 및 치료 진행 과정에 대해 공유하고 치료를 위한 긍정적인 양육 기술을 전달한다. 필요에 따라 지역사회 연계프로그램을 통해 Wee센터, 드림스타트센터와 같은 유관기관의 특화된 전문 서비스를 활용해 다각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정신건강임상심리사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통찰력이다. 상호작용을 할 때 상대의 말과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사람을 파악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평소에도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또 임상가 본인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환자와 내담자의 반응을 인식하는 과정에 임상가의 주관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객관적 진단 기준으로 바라보고, 심리적인 어려움이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며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관련 직종을 꿈꾸는 후배 이화인들에게 한 마디

“Ewha is everywhere!” 현장에 훌륭한 선배님이 많이 계신다. 서울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지원시설 ‘아이존’은 우리대학 심리학과 김태련 교수님으로부터 시작됐다. 최근에는 임상가의 길로 나아갈 우리대학 발달 및 발달임상 전공 동문들을 더욱 끈끈히 모으기 위한 모임 ‘이화 발상회’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있다는 점과 진입했을 때 현장에 많은 선배님들께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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